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맑은구름 Nov 20. 2015

007스펙터, 넘버링 영화는 쉽다?

mini column

007은 무려 24개의 시리즈를 가진 명실상부 넘버링 시리즈 영화의 대명사다. 영화 제작사들은 자신들의 영화를 프렌차이즈화 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일단 1편이 잘되면 2,3편은 모든 면에서 훨씬 수월하다는 여러가지 지표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007은 마케터들에게 참 편안한 영화다. 과연 그랬을까?


007스펙터, 날개 없는 추락

007스펙터는 소니와 UPI가 영혼(은 곧 3억달러!)을 때려박아 만든 하반기(라 쓰고 이번해라 읽는다) 최대의 전략 작품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작 스카이폴이 전세계에서 무려 11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대박을 쳤고 이번해에 딱히 잘된 작품이 없었던 소니로서는 007이라는 지구 최강의 프렌차이즈 넘버링 영화에 영혼을 몰빵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렇게 모두의 관심속에 등장한 스펙터는 전 세계는 아직 확실치 않더라도 최소 한국에서는 이미 눈물겨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무려 1000개가 넘는 관에서 시작된 007은 첫날부터 망신살이 뻗쳤다. 한주 먼저 개봉한 검은 사제들의 1위를 뺏어오지 못했다. 그래, 하루쯤 그럴 수 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주말이 지나도 줄곧 2위를 지키던 스펙터는 어제 수요일 저녁 전야 개봉한 내부자들에게 2위를 내주더니 오늘은 급기야 헝거게임에게까지 자리를 비켜주며 4위로 내려 앉았다.


넘버링 영화는 하이패스가 아니다

007스펙터가 이렇게까지 추락하게 된 이유는 뭘까. 필자 개인의 생각은 명확하다. 영화가 재미가 없다. 그래도 007인데? 그래서 어쨋다고? 007 할아버지가 와도 재미 없는 영화를 누가 보겠는가, 그 올리기 쉽다는 네이버 평점이 8점을 못 넘고 있다. 로튼 토마토는 63%를 겨우 찍었다.(참고로 스카이폴은 93%였다!) 그래, 영화가 재미 없는 건 그렇다 치자. 내가 못 본 건지는 모르겠지만 필자는 최근 007에 관련된 제대로 된 마케팅에 노출되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 무려 내가 관계자로 함께 했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추측해 보자면 아마 마케터들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영화는 좀 별로네, 그래도 다니엘 크레이그가 나오는 007인데?' 땡, 방향이 틀렸다. 대부분의 영화는 노출이 중요하다. 새로운 영화는 이런 영화가 나왔다는 걸 알려야 한다. 이런 배우가 나온다는 걸 알려야 한다. 하지만 007에게 노출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영화가 재미 없다면 재미있어 보이게 포장을 했어야 했다. 개인적으로 스펙터는 포장만 조금 더 잘 되었어도 지금보단 나은 성적을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선물 안의 내용물은 바꿀 수 없다. 하지만 그럴싸 하게 포장할 순 있다. 그리고 그건 마케터의 몫이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kknn777

매거진의 이전글 하늘을 걷는 남자, 하늘로 사라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