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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발언도 하지 말라

by 새내기권선생

"이번 비상계엄과 관련해 수업 시간에 그 어떤 발언도 하지 말라"


한 초등학교 관리자가 교사에게 한 말이다. 이들은 교사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며, 정치 관련 의견을 주고받는 건 금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교육기본법에 따르면 조심스러워하는 관리자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 제14조 4항에 따르면 교원은 특정 정당이나 정파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학생을 지도 또는 선동해서는 안된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적 중립성을 위해 정치에 대해 발언해서는 안된다'는 말에는 모순이 있다. 정치 관련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법에 명시되어 있는 특정 정당이나 정파 지지 및 반대의 주장을 펼쳤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번 정치에 대한 언급을 통해 현재 사건에 대해 객관적으로 알려준다면 아이들에게 아주 좋은 공부가 될 수 있다. 아이들은 분명 이번 사건을 통해 '선거', '정당', '민주주의' 등 주요 개념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교사는 학생에게 현재 정치와 관련해 어떤 이야기도 해서는 안된다는 말은 역시 다시 생각해 볼 대목이다.


오히려 교사를 향한 과도한 제한이 학생의 교육적 성장을 빼앗는 건 아닐까. 정치적 중립에 대한 압박이 아이들의 사고력 발달 기회를 축소하게 하며, 필요한 정치 교육 축소로 이어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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