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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 마사지 속의 함정

by 새내기권선생

"1일 1 마사지하자!"

이번 태국 여행 때 우리가 결정한 일이었다. 타이마사지를 처음 받고 나서의 그 신세계적인 그 느낌은 잊을 수 없다. 전문 마사지사가 눌러주는 지압점 하나하나가 묵혀있는 피로를 싹 풀어주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 할 가격에 이런 행복을 누릴 수 있다니. 너무 좋았다. 우리는 이번 태국 여행에서 하루에 한 번 마사지 즉, 1일 1 마사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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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봤을 때, 우리는 7일간의 방콕 여행 동안 우리는 총 5번의 마사지를 받게 되었다. 7을 5로 나누면 0.7 정도 되니, 하루에 0.7 마사지는 한 셈이었다. 구글 평점이 높은 곳부터 한국인들이 추천하는 유명한 곳까지 시간을 예약하고 방문했다. 특히 저녁 시간대에 많이 방문했는데, 관광 후에 마사지로 하루의 피로를 풀며 "역시 태국은 마사지지!" 하고 감탄했다. 하지만 문제는 마지막 날이었다.


"귀국 전 마지막이니까 제일 좋은 곳으로 가자!"

마지막 날인 만큼, 한국인 리뷰가 가득한 1시간 30분에 4만 원이나 하는 프리미엄 마사지샵을 우리는 예약했다. 태국 물가를 고려했을 때 많이 비싼 편이었지만 태국 여행의 마지막날이니 이 정도는 허용되었다. 도착해 보니 그곳은 웰컴 드링크에 이어 부위별 강도 설문조사까지 실시하는 곳이었다.

마사지가 시작된 첫 30분은 정말이지 천국, 그 자체였다. 확실히 돈 값을 톡톡히 한다는 게 이런 걸까 싶었다. 그런데 그 후부터가 뭔가가 느낌이 이상했다. 유독 뭔가 아픈 느낌이 들었다. 마사지 선생님이 종아리를 누를 때마다 이상하게 근육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아!!" 하고 나도 모르게 신음이 나왔다. 그제야 깨달았다. 5일 연속으로 마사지를 받은 내 근육들이 이미 한계에 도달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특유의 소심함이 있었기에 나는 아파다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옆 침대에 누운 친구를 힐끗하고 쳐다봤다. 그랬더니 친구도 나를 바라보며 어떤 알 수 없는 눈빛을 보내왔다.

마사지가 끝나고 밖으로 나왔을 때, 우리는 서로의 걸음걸이를 보며 웃음이 터졌다. 로봇이 따로 없었기 때문이다. 서로의 종아리를 보니 빨갛게 부어있었고, 어깨는 욱신거렸다. 계단 하나하나를 내려가는 게 고역이었다. 그제야 우리는 후회했다.

"1일 1 마사지가 아니라 3일 1 마사지를 했어야 했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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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이 되었지만, 공항으로 가는 내내 다리가 계속 욱신거렸다. 휴식을 위해 받은 마사지인데 오히려 더 피곤한 몸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때 친구가 한마디 했다.

"이게 혹시 TMM?"

"그게 뭔데?"

"Too Much Massage"

아무리 좋은 것도 적당히 해야 한다는 진리를 온몸으로 체험한 순간이었다. 그래도 이번 경험으로 얻은 게 있다면, 몸이 보내는 신호에 제대로 귀 기울이자는 것 정도. 다음 태국 여행에서는 좀 더 현명하게 마사지를 즐겨야겠다. 3일에 1번 정도로 말이다. 휴식도 적당히 해야 진짜 휴식이 되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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