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떨어졌다. 컴퓨터 화면에 뜬 '불합격' 문자를 멍하게 바라보았다—코리아 항공 승무원, 세 번째 탈락이었다. 토익 구백오십 점, 토익 스피킹 레벨 칠, 제이피티 팔백 점에 CPR 자격증까지 땄는데도 떨어졌다. 삼 년 동안 학원비와 이미지 메이킹 비용으로 이백오십 넘게 들어갔고, 매일 거울 앞에서 미소 연습을 하고 자세를 교정했다. 그날 저녁, 학원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친 민지가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언니, 저 코리아 항공 최종 합격했어요!" 민지는 공부한 지 일 년밖에 안 됐고, 토익 점수는 팔백오십 점이었으며, CPR 자격증도 없었다. "면접관님이랑 눈이 딱 마주쳤는데, 그때 느낌이 왔어요." 민지의 말을 들으며 축하한다고 말을 건넸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나는 '운'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노력만으로는 닿을 수 없는 그 무언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