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인을 마치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사십이 층. 문이 열리고 복도를 지나 객실 문을 열자, 천장부터 바닥까지 이어진 통창 너머로 방콕이 펼쳐졌다. 짜오프라야강이 석양을 받아 금빛으로 흘렀고, 강 건너편의 왓 아룬 사원 첨탑이 솟아 있었다. 고층 빌딩들이 늘어선 스카이라인 사이로 인피니티 풀이 있는 다른 호텔들이 보였고, 옥상 바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의 실루엣이 보였다. 룸피니 공원의 녹색 나무들이 작은 점처럼 펼쳐져 있었다. 이 높이에서의 세상은 완벽했다. 도시의 불빛들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고, 강 위로 유람선이 천천히 지나갔다. 그런데 시선을 조금 더 아래로 내리자, 판자와 함석으로 엮은 지붕들이 빼곡히 모여 있었다. 낡은 옥상 위로는 빨랫줄이 걸려 있었고, 색 바랜 빨랫감들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낡은 것들이 느릿느릿 펄럭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