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참 재수 없던 친구가 있었어요. 왜 우리 주위에 보면, 분명 공부는 안 하는데 성적은 잘 나오는 친구 있잖아요. 그런 친구요. 하루는 그 친구의 일과를 한 번 관찰해 봤어요. 어떻게 해서 좋은 성적이 나오는 건지 그 비법이 정말 궁금했거든요
사실 우리 학교 체육 시간에는 자유 체육 시간이 많았어요. 그때를 대비해 우리들은 미리 책자를 들고 가서 스탠드에 앉아 공부할 때가 많았죠. 저 또한 그랬고요. 그런데 유독 그 친구는 체육 시간에 책을 들고나간 적이 거의 없었죠. 단 한 번도 체육 시간에 스탠드에 있는 걸 본 적이 없는 거 같아요.
자유시간에는 항상 축구를 하더라고요.
이번에는 쉬는 시간을 관찰해 봤어요. 그런데 절씨구. 쉬는 시간 종이 땡 치자마자 매점으로 뛰쳐나가더라고요. 몇 분 뒤에는 교실에 들고 맛있는 간식을 사들고 들어오던데요? 친구들과 수다 떨면서요.
정말 치열하게 관찰해 봤지만, 결국 전 그 친구의 공부 비법을 알 수 없었죠. 부러움만 남을 뿐이었어요. '빈둥대면서도 공부를 잘하구나. 나쁜 내 머리 탓이지.' 하고만 생각했죠.
그런데 시간이 한참 흐르고, 드디어 지금에서야 그 친구가 왜 공부를 잘했는지 알겠더라고요. 정말 별게 아니었어요.
그냥 쉬는 시간에는 쉬고, 체육 시간에 체육을 한 것. 그게 그 친구가 좋은 성적을 받았던 이유인 것 같아요.
무슨 말이냐고요?
앉아 있지만 않고, 충분히 쉬어주고 휴식을 줬기에 원동력이 생겼던 거예요.
한 번 생각해 봅시다. 과연 우리가 책상에 앉아 있는다고 계속 공부하고, 일하나요? 제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저는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으로 따지면, 1등이었죠.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때 제게 필요했던 건 '쉼'이었어요. 이런저런 생각 때문에 집중이 안되면, 앉아만 있지 말고 나가버리는 것요. 왜 안 했나 싶어요.
가끔 힘들 때면요. 너무 무리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때인 거 같아요.
나를 학대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요. 다 살고자 하는 일인데, 오히려 날 헤치고 있는 거 일수도 있잖아요.
충분히 쉬어보세요. '살 것 같다' 싶을 거예요. 그다음에야 할 일을 펼쳐봅시다
쉬어야 우리는 앞으로 더 나갈 수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