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겨울의 상대성
겨울이란 춥고, 가혹건 줄만 알았지만, 태국에서는 습하지 않고 쾌적함의 의미였다. 그들은 계절을 여름, 우기, 겨울(건기)로 나누었다. 그래서인지 낮에는 30도까지 올라갈 만큼 무더운 날씨였지만, 긴 팔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도 꽤 보였다. 왕국에서의 불상의 복장도 계절마다 바꾸어주었는데, 마침 보니 겉옷을 입고 있었다. 겨울, 그리고 단어의 상대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2. 본받고 싶은 문화들
자동차 신호등 옆에는 큰 숫자 전광판이 있었다. 알고 보니 신호가 바뀌기까지 얼마 남았는지 알려주는 숫자였다. 노란불과 눈치 싸움해야 하는 우리와는 참 달랐다. 괜찮을 줄 알고 건넜다 중간에 갑자기 빨간 불로 바뀌어 행운의 편지를 받던 때가 떠올랐다. 또한 교통체증 상황에서도 이상하리 만큼 경적 소리가 들리지 않았는데, 그들의 여유로움이 참 좋고 부럽기까지 했다.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싶었다.
3. 태국스러움
태국은 트랜스젠더 분들이 많았다. 그들을 이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였고, 전혀 어색해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였다면 다들 흘깃 봤을 게 뻔했지만, 그들에게는 일상일 뿐이었다. 또한 길을 가다 외모만 으로는 그들이 태국인인지 아닌지를 구별할 수 없었다. 그들의 이목구비는 다양했고, 피부색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너그러움이 참 신기했다. '태국스러움'. 이 혼란을 단번에 정리해 줄 수 있는 단어였다. 다름을 수용할 수 있고, 너그럽게 받아줄 수 있음. 난 그들의 태국스러움이 참 좋았다.
4. 나에 대한 발견
어떤 여행을 가도 몽골이 그리울 때가 있었다. 화장실도 없어 제대로 씻지도 못한 여행지였지만, 이상하리만큼 맴돌았다. 태국에서 도심과 휴양지를 둘 다 여행해보니 내가 진짜 원했던 게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보트를 타고 수영하고, 불놀이를 보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었다. 꿈을 꾼다는게 이런걸까 싶었다. 어쩌면 나는 오래 전부터 도심을 떠나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한적하게 지내고 싶었을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