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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SAM Jul 30. 2019

디지털 학습환경 디자인을 위하여(3)

디지털 학습환경에서의 학습을 위한 제언


디지털 학습환경 마련 및 역량 함양을 위한 정책 로드맵: 싱가포르 사례 참고

디지털은 일상 속에 더욱 넓게 그리고 깊게 파고들고 있으며 우리는 그러한 일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소위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일컫는 세대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게 관심을 두고 있는 이유는 학습자들이 디지털 시대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선도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학교교육은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가? 싱가포르의 사례를 살펴보면, 미래사회에 대한 준비와 책임있는 디지털 학습자라는 비전으로 약 20년간 정책을 수행해왔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로드맵을 마련하고 정부-연구기관-학교가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ICT 정책은 ‘기반형성-혁신의 태동-강화 및 확산-깊이 있는 학습과 실천’이라는 단계로 추진되어왔으며 현재는 마스터플랜의 4번째(마지막) 단계에 있다. 2019년 1월, 몇 개의 싱가포르 학교들을 방문했을 때 각급 학교에서 그림의 로드맵을 언급하고 있음은 정책효과가 현장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싱가포르 ICT 정책 로드맵


또한, 학년과 학교급을 연계하고 평생교육적 차원의 교육플랜이 마련되어야 한다. 싱가포르의 경우, 디지털 학습환경은 학습효과 향상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디지털 시민으로서 웰빙을 추구한다는 의미에서 사이버 웰니스(Cyber Wellness)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여기서는 학습자들이 책임있는 디지털 학습자가 되도록 하고, 사이버 공간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사이버 웰니스 소개자료


디지털 학습환경을 논함에 있어 디지털을 도입하느냐 마느냐를 언급하기 전에 어떠한 비전을 가지고 있느냐를 정하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현재, 현장에서 훌륭한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으나 정책적으로는 여전히 도입여부를 결정하는 것 이상으로 논의가 진전되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디지털 학습환경을 구축하고자 하는 교육기관에서는 뚜렷한 비전과 정책적 로드맵을 마련하고 실제 운영하고자 하는 학교와 긴밀하게 소통해야 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학습환경 설계를 위한 교원의 인식 전환과 역량 강화

디지털 학습환경을 학교교육에 적용하는 것은 교육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교육적 목적은 학습효과 향상으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교사가 설정하는 학습과 학습효과에 대한 개념 정의에 따라 설계하고자 하는 학습환경은 달라질 것이다. 교사들은 학습환경을 설계할 때, 자신의 경험과 신념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McKenney et al., 2016). 즉, 어떤 신념 혹은 인식론적 관점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학습환경 설계에 있어 디지털 활용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학습자 중심 학습을 설계하기 위하여 디지털 테크놀로지는 중요한 학습환경으로 논의되고 있다. 실제, 많은 연구에서 테크놀로지로 대표되는 디지털 학습환경이 학습자 중심 학습의 효과를 높이거나 강화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김성종, 김현진, 2016). 


학습에 대한 교사의 신념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도입여부만을 따지는 것은 디지털 학습환경의 가능성과 효과를 축소시킬 수 있다. 사실상, 현재와 같이 교수자 중심 학습을 유지・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디지털 학습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사용자들에게 비효율적인 선택으로 인식될 수 있다. 디지털 학습환경의 효과는 교사의 교육적 신념과 실천이 일치할 때 향상될 수 있다(Tondeur et al., 2017). 따라서, 디지털 학습환경을 논하는 과정에서 학습에 대한 관점과 신념의 변화 그리고 실천과의 연계에 대한 연구와 연수가 활발히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인식의 변화와 함께 교수학습방법과 디지털 테크놀로지 그리고 교수내용이 통합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실제로 수업은 교사들에게 여러 가지 지식들이 상호 작동하는 행위이다(Koehler, Mishra, Cain, 2013). 디지털 학습환경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설계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각기 다른 영역의 지식을 통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Mishra와 Koehler(2006)가 언급한 테크놀로지 교수 내용 지식(TPACK: Technological Pedagogical Contents Knowledge)이라는 개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TPACK 프레임워크(Koehler & Mishra, 2009)


디지털 학습환경에 대한 논의가 최근의 일은 아니지만 발전하고 있는 테크놀로지와 교수방법 및 내용지식과의 통합에 대한 지식은 학교 현장에 활발히 논의되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교사의 통합적 지식이 부족할 경우 학습자의 학습활동과 학습효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디지털 학습환경 설계 전문가 양성 및 배치

디지털 학습환경 설계는 디지털 테크놀로지만 도입하는 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단순한 영역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학습환경 설계에 관한 뚜렷한 신념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식을 갖춰야 하는 전문적인 영역이다. 특히,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특성을 고려해보면 이 분야의 전문성 정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학교 내에 수석교사급의 테크매니저들이 상주하며 학습환경 설계를 지원하고 있다. 테크매니저들은 변화하고 있는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동향을 파악하고, 교육적 가능성을 발견한다. 그들은 학습자뿐만 아니라 교사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현재 학교교육에서 디지털 학습환경 구축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전문가에 대한 논의는 부족하다. 전문가 양성과 배치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디지털 학습환경이 학교에 구축되더라도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날 수 없다. 더 나아가 디지털 학습환경이 학습을 오히려 저해하거나 교사들의 업무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 본교의 경우, 테크매니저를 별도 예산으로 채용하여 테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테크매니저를 전문가로 보는 시각은 부족하다. 실제로 현재의 제도안에서 지급되는 테크매니저의 급여는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일상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디지털 학습환경이 구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전문가로서의 테크매니저의 양성과 배치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참고: 이 글은 2019 한국교육네트워크 학술대회의 발표문을 편집하였습니다. 여기서는 총 3편의 글을 수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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