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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자캐오

세관장이고 또 부자인 자캐오는 오늘 요한 묵시록의 말씀을 떠오르게 합니다. “‘나는 부자로서 풍족하여 모자람이 없다.’ 하고 네가 말하지만, 사실은 비참하고 가련하고 가난하고 눈멀고 벌거벗은 것이다”(묵시 3,17).


자캐오의 키가 작은 것은 그가 느낀 비참함과 마음의 가난함 때문만이 아니라 사람들로부터 받는 분노와 조롱에 대한 벌거벗은 느낌과 자신에 대한 가련함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자캐오는 자신 안에 어떤 뜨거운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보려고 갔습니다만 키가 작은 자캐오는 예수님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앞질러 달려가 돌무화과나무로 올라갔습니다.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안중에 없었습니다. 예수님을 만나러 직접 찾아간 자캐오는 과연 그분을 만났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루카 19,5).


오늘 요한 묵시록의 말씀이 자캐오에게 이루어졌습니다.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을 것이다”(묵시 3,20).  


자캐오는 예수님의 목소리를 들었고 문을 열어 그분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돌무화과나무를 내려왔습니다. 한때 차가웠던 자캐오는 주님께서 그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계심을 느꼈고 기꺼이 화답했기에 뜨겁게 변했습니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루카 19,8).


구원에 이르는 문은 안쪽에서만 열 수 있다고 합니다. 바깥에서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여는 것이 아니라 안쪽에서만 열립니다. 하느님도 강제로 우리 마음의 문을 열 수 없습니다. 마음의 문은 우리가 스스로 열어야 합니다.  


자캐오가 한때 차가웠지만 예수님과의 만남으로 뜨겁게 변한 것처럼 우리도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주님을 맞아들여야 합니다. 그러면 그분이 우리 마음에 들어오시어 우리는 주님과 함께 먹고 마시게 될 것입니다.


내 안에 오시어 나와 함께 먹고 마시는 주님, 바로 성체성사 안에 계신 예수님이십니다. 오늘 거룩한 미사 안에서 주님을 영접합시다.


주님께서 지금 그대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계십니다.


11월 16일(월)부터 21일(토)까지 대구가톨릭평화방송 FM 93.1Mhz에서 <오늘의 강론>으로 청취하실 수 있습니다. 아침 6:50분-7시와 오후 4:50분-5시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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