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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평한 하느님

벌써 오랜전 이야기이지만 제 동생은 결혼 후 신혼여행으로 하와이를 가면서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신혼의 달콤함도 있었겠지만 해외여행으로 세상이 넓고 다양한 것을 처음으로 접하고 와서는 말했습니다. ‘왜 이렇게 좋은 것을 여태 몰랐을까?’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루카 19,26).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을 체험한 사람, 말씀과 기도의 맛을 들인 사람은 그것을 더 찾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있는 것마저 잃어버립니다.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주인은 종 열 사람을 불러 열 미나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모든 종이 공평하게 한 미나씩 받았습니다. 주인은 공평한데 불공평의 시작은 종들에게서 비롯되었습니다. 


아주 작은 일에 성실했던 종은 한 미나로 열 미나를 벌어들였습니다. 당연히 칭찬을 받고 열 고을을 다스리게 됩니다. 다섯 미나를 벌어들인 종은 다섯 고을을 다스립니다. 하지만 주인이 냉혹한 분이기에 두려워서 한 미나를 수건에 싸서 보관해 두었다는 종은 실상 게을렀습니다. 주인의 말대로 돈을 은행에 넣기만 했더라도 이자를 벌었을텐데 그저 두렵다는 핑계로 아무것도 안 했습니다.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 일에도 성실합니다. 자고 나서 이불도 정리하지 않는 사람이 세상을 구할 수는 없습니다. 하늘도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합니다.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기는 것이 당연한 이치입니다.  


남과 비교하면서 절망감을 느껴 포기하는 사람, 시작도 하지 않고 두려워하는 사람, 늘 핑계만 대고 불평하는 사람에게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무섭게 들립니다.  하지만 우리가 작은 일에 성실하고 주인이 우리 각자에게 주신 달란트를 믿고 열심히 산다면 우리는 항상 성공할 것이고 주인은 우리를 칭찬할 것입니다.  


“잘하였다, 착한 종아! 네가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루카 19,16) 


우리의 주인은 군림하고 착취하는 임금, 냉혹한 왕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는 사랑의 왕이십니다.백성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그런 왕은 그로 인해 살게 된 백성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참다운 왕입니다.  


자신을 드러내 군림하지 않고 모든 백성을 위해 십자가를 지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오르는 길을 걸어가신 그분이 어떤 분인지 안다면 우리가 무엇을 두려워하겠습니까!


11월 16일(월)부터 21일(토)까지 대구가톨릭평화방송 FM 93.1Mhz에서 <오늘의 강론>으로 청취하실 수 있습니다. 아침 6:50분-7시와 오후 4:50분-5시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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