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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신부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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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는 길

마스크 낀 얼굴에서 발견한 우주

출근하는 길에서 잠시 벚꽃에 취해 본다.

요 며칠 학생들과 지역 주민들이 하루 종일 점령한 핫 플레이스를 이른 아침 시간에는 혼자서 즐길 수 있다. 출근길 풍경이 다채롭고 신선하다.


그러고 보니 2020년에 입학한 학생들도 처음 보는 벚꽃이라고 한다. 작년 이맘 때에는 학교가 완전히 문을 닫았었으니까. 그래서 20,21 신입생 모두를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출근길이 이렇게 아름다워도 되는지 모르지만 

봄의 정령들이 봄봄봄 노래를 부르고

꿀벌은 꽃노래에 맞춰 윙윙 춤을 추고

아침 햇살은 따듯한 BGM이 된다.



지난 월요일 자율전공학부 학생들과 교수들은 벚꽃놀이를 위해 아침 9시에 모였다.

갑자기 덮친 최악의 미세먼지도 젊음을 막을 수는 없었다.

아직은 서툰 마음 때문인지 어색함도 흘렀지만 그래도 사진 앞에서 웃는 모습이 예쁘다.



코로나 시대에 한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면 마스크 쓴 얼굴에서 눈을 더 자세히 들여다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람의 눈에는 그 사람의 영혼이 담겨 있다. 작은 우주가 눈 속에 빛나고 있다. 그래서 모든 눈이 신비롭고 놀랍고 아름답다. 어서 마스크를 벗으면 좋겠지만 우리는 이 모습 안에서 존재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우주가 빛나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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