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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신부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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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무대에서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시집

역사는 자기 방식으로 일을 해요

하늘은 다른 길로 뜻을 이뤄가요


한 시절 악의 세력이 승리해도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

오래 절망하지 말아요


그들은 지금 자신들을 통해

거짓과 죄악의 실체를 드러내며

역사의 무대에서 자기 배역을

충실히 수행하는 중이니까요


역사는 돌아서 보면 

장엄하고 아름다운 연극이죠

선도 악도 어쩌면 하나의 배역

성취도 고난도, 승리도 패배도,

하나의 낮과 하나의 밤이죠


그러니 희극에 도취하지 말아요

그러니 비극에 낙담하지 말아요


어둠 속에서 패배 속에서

서로 함께 묵묵히 걸어가요

밤이 오고 또 밤이 오고

별이 뜨고 아침이 와요

또 봄이 오고 또 새날이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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