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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핸즈(Hands)가 되어주세요!

미리 고맙습니다!

윤현지 요안나 프란체스카는 핸즈커피 경산중방점을 운영하는 11년차 카페 사장이다. 동시에 2012년부터 '살아있는 사람(Living Person)'으로 매년 마라톤에 참가하고 있다.


한때는 하프 마라톤도 완주했었지만 지금은 살아있는 사람을 운영하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기에 달리는 능력은 퇴화한  같다.


나로서는 매년 살아있는 사람을 생각하고 구상하지만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내는데는 요안나 프란체스카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 수많은 문자와 전화 안내를 친절하게 하고, 늘 생기발랄하게 정성을 다해 한사람 한사람 챙기는 모습을 보면 대견스럽기도 하고 배워야 할 것도 많다.


윤현지 요안나 프란체스카와 핸즈커피

그렇게 살아있는 사람으로 함께 십년을 해 오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작은 동네 카페가 지역 개발의 중심에서 겪고 있는 변화다.


멀지 않은 곳에 스타벅스 DT가 생기더니 가게 앞 공터에는 대형 파스쿠찌가 들어섰고, 얼마 있으면 폴바셋이라는 커피점도 생긴다고 한다. 아파트가 들어서고 동네가 개발되는 것은 피할 수 없겠으나 동네 카페가 대형, 외국 매장에 잠식당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편치 않다.


우리는 과연 커피맛의 차이를 알고 마시는 걸까? 그저 크고 이름난 커피집이기에 맛도 보증된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지?


손님과 가게 주인이 웃으며 인사 나누고 사는 이야기도 하고 때론 고민이나 넋두리도 털어 놓을  있는 동네 카페는 버티고 있기 힘들다.


어쨌든 세상이 변하니 우리도 변해야 한다. 요안나 프란체스카도 그랬다. 미술학원에서 꼬맹이들을 가르치다가 얼마 전부터는 방과 후 선생님으로 경상도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청송, 의성, 영양군의 시골학교로 2시간 차를 타고 가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너무나 좋아하니 천상 선생님인 것 같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을 농담처럼 했었는데 올초에 건물주가 핸즈커피에 다녀갔다고 한다. 가게 바로 앞에 전국 최고 매출을 기록하는 경산 삼성디지털프라자를 짓고 나더니 내년에는 핸즈커피 자리에 다른 건물을 올리겠다고 장사를 그만두라고 했단다. 염치없이 충고까지 하면서!


그렇게 많은 땅에 임대료 수입만해도 천문학적인 금액일텐데 영세업자들에게 시간을 정해놓고 나가라니 사람 욕심은 끝이 없는가 보다. 그래서  연말이 지나면 11년된 가게를 접어야 하고  가게가 부서지는 것을 봐야 하는 주인 마음은 어떨까?


그래도 씩씩한 카페 사장은 '명랑 폐업기'를 쓰고 싶다고 했다. 나도 거들어 '하루 커피집 사장되기', '사연있는 손님들이 30*30 가게 벽을 '명예의 전당'으로 사서 낙서하기', '폐업 30일 파티' 등을 제안하기도 했었다. 브런치에 명랑 폐업기도 쓰고!


하지만 폐업이 어찌 즐거운 일이기만 할까. 그래서 나부터 무엇인가 도움이 되고 싶어 지난 설 연휴 기간에 커피 배달을 도왔다. 설과 추석 연휴에는 라이더가 아예 없고 배달료도 비싸다는 말을 듣고 내 자전거와 차로 이틀동안 12건의 배달을 했었다. 그때의 체험은 '왕초보 라이더의 연휴배달기'에 썼었다.


이제 나는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번 추석연휴에 내가 배달하는 '발'이 될테니 여러분은 '먼길 마다 않고 달려와 커피 한잔 사는 멋진 손(Hands)'이 되어 주었으면 하고 청하는 것이다.


9 12() 추석 연휴 마지막 , 핸즈커피에 들러 왕초보 라이더에게 커피 한잔  주며 격려하, 작은 가게에 앉아 실컫 수다를 떨면 좋겠. 그리고 떠날 때에는 가족들, 지인들 커피음료, 허니브레드까지 왕창  가지고 가면 참 좋겠다.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될 돈쭐내러 온 사람들을 내 눈으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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