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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리스도인에게

약학대학 가톨릭 동아리 미사

"무엇을 찾느냐?(요한 1,38)"


예수님께서 그를 따라오던 두 청년에게 묻던 말입니다.


우리가 각자의 인생에서 어떤 것을 이루고 싶다면, 무언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성공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우리는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찾고 싶은지 물어야 할 것입니다.


제가 지난 일년 반동안 만난 약학대학 학생 여러분은 그런 점에서 누구보다 많은 질문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었습니다. 약학대학에 들어오기까지 여러분이 걸었던 길은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많은 수고와 걱정, 시련과 실패, 심지어는 참담한 좌절의 순간도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여러분이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겪었던 일을 통해 한가지 배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무의미한 실패는 없으며, 여러분의 모든 시간이 의미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1독서인 사도행전에 보면 각자의 삶에서 무언가 의미있는 일, 성공, 위대한 일을 하고 싶었던 똑똑한 젊은이들이 박해를 받고 사방으로 흩어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들이 그렇게 된 이유는 오직 하나, 예수라는 사람을 만났고 그와 특별한 관계를 맺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우리는 그들이 박해로 흩어졌기 때문에 예수님의 가르침, 곧 말씀이 사방으로 전파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 각자에게는 시련이요 실패일 수도 있는 일이 인류에게는 꼭 필요한 일이었으며, 더 나아가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성공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실패 없는 성공은 없습니다. 이것은 삶의 진리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파스카 진리, 곧 죽음 없이는 부활도 있을 수 없음을 믿고 고백합니다.


"와서 보아라(요한 1,39)"


예수님께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여러분이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된 이유입니다. 더 나아가 여러분이 각자의 삶에서 가진 질문과 성공에 대한 대답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 걷는 형제이자 선생, 그리고 하느님이십니다.


우리보다 앞서 삶을 가장 치열하게 살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바쳤던 형제입니다.


제자들에게 삶과 하느님을 가르치고 함께 고민하고 직접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었던 선생입니다.


무엇보다 볼 수 없던 하느님을 보여주고 그분을 '아빠, 아버지'라 부르며 사랑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신 하느님입니다.


이와 같은 형제이자 선생, 그리고 하느님을 만난 한 사람의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하겠습니다. 


그는 우리 인생의 선배로 수많은 질문을 가지고 그 답을 찾아갔고 마침내 말했습니다.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원하는 것을 행하라."


젊은 아우구스티노는 욕심과 야망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잘못된 길로 들어서 부모에게 큰 슬픔을 안겨 주었고 삶에서 실패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질문을 멈추지 않았고 마침내 예수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며, 그 사랑과 함께 걷는 것, 형제이자 선생, 그리고 하느님이신 예수님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그와 함께 걷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어떤 성공보다 더 큰 것을 가져다 주실 분과 친구가 되는 것, 더 나아가 영원한 생명, 곧 이 세상에서 죽음으로 삶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희망까지 주시는 분을 사랑하도록 말입니다. 


그러면 그 다음에는 무엇이든지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행해도 될 것입니다.


오늘 하느님은 그런 사람들을 친구라 부르며 친근한 이름을 지어주십니다.


그리스도인(Christian), 곧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 이것이 우리의 존재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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