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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마라톤 월드

위대한 도전

지금 세계 마라톤은 기록 경신 붐(boom)으로 정신을 차릴 수 없을만큼 미친 상태다.


어제 10월 8일 미국 시카고 마라톤에서 케냐의 켈빈 킵툼(Kelvin Kiptum)은 마라톤 풀코스를 (믿을 수 없는)2시간 35초로 완주하며 세계신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9월 24일 베를린 마라톤에서 에티오피아의 티지스트 아세파(Tigist Assef) 여자 선수 역시 2시간 11분 53초로 이전 세계신기록을 2분 이상 앞당기며 기록을 경신했다.


티지스트 아세파 in 2023 Berlin Marathon


전설의 마라토너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1984년생, 38세)가 2018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 1분 39초로 세계 기록을 세울 때 전세계는 2시간 1분대로 들어선 기록에 흥분했었다. 그리고 4년 뒤 2022년 킵초게는 베를린 마라톤에서 다시 30초를 앞당겨 2시간 1분 9초로 우승했다.


사람들은 어느 누구도 킵초게의 대기록을 쉽게 깨지 못할 것이며 한동안 그 기록이 유지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불과 1년이 지난 지금, 킵초게는 역사의 뒤안길에 들어섰다.(킵초게의 2023년 베를린 마라톤 기록은 2:02:42초)


킵툼 선수는 경이로움 그 자체다. 2022년 12월 발렌시아 대회에서 2:01:53초로 데뷔한 뒤, 4개월 후 2023년 4월 런던마라톤에서 2:01:25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가 우승이 확실한 상태에서 골인지점을 향해 전력질주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킵툼은 1999년 생으로 이제 겨우 스물셋인데 데뷔 1년만에 마라톤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인류역사상 최초로 2시간 1분의 벽을 깬 선수가 되었다.


더 놀라운 것은 21킬로미터 전반 하프를 1:00:48초로 뛴 뒤에 후반을 59:47초로 네거티브 스플릿(Negative Split)을 보여주었다. 달리말하면, 힘있게 스타트하고 더 힘있게 완주했다. 


인간이 넘을 수 없다고 생각되는 마의 30-35킬로미터를 13:51초로(1킬로를 2분 26초, 백미터를 16.6초) 가장 빠른 페이스로 달렸다. 35킬로미터 지점에서는 세계 기록보다 12초 뒤처져 있었지만 남은 거리에서 그 시간을 만회하고도 34초 더 빨리 달렸다. 2위와는 3분 27초 차이가 났으니 그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이제 2시간 벽은 꿈이 아니다. 킵툼이 그 벽을 넘을 것 같다. 흥분된다.


불과 3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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