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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투자 결정 3개월 후, 현재 상황은?

맘에 드는 빌딩이 없는 이유

by 프라이데이

3개월 전에 빌딩 투자 결정을 내리고 중개법인들과 미팅하고 로컬 부동산도 방문했다. 시간 날 때마다 현장답사하고 자기 전까지 자금계획설계 및 가치평가를 하고 있다. 겨우 찾은 성수동 매물 2개가 최종 후보였는데 일단 보류했다. 매수할 뻔했는데 여러 가지 리스크를 고려하고 가치평가를 다시 했더니, 1개는 나에게 매우 버거우면서 리스크가 큰 물건이고 다른 하나는 매수자가 비싸게 사서 고평가 된 상태였다. 불과 몇 달 전 보다, 빌딩 매물 분석하는 능력이 조금은 발전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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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8각형 빌딩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왜 아직도 매수를 못 한 것일까? 너무나 당연하다.


좋은 급매는 중개법인에 오기 전에 팔리거나, 중개법인에서 공개로 풀지 않고 개별적으로 거래한다.

그다음 좋은 물건은 VIP에게만 보여준다. (즉, 내가 VIP가 돼야 한다)

내 자금으로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물건을 보지 않고, 가능한 가장 좋은 빌딩만 찾기 때문이다. 즉, 큰돈이 있어도 같은 고민을 하면서 언제나 자금이 부족하다고 말할 것이다.

요즘 좋은 매물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내가 지역을 정해놨기 때문이다. 강남, 용산, 성수, 마포. 여기서 강남은 불가능하고 용산도 사실상 힘들다고 봐야 한다. 그러면 성수, 마포인데 내 자금으로는 연남동과 성수동 작은 건물만 가능하니 범위가 너무 좁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나한테까지 온 물건은, 최소 20~30명이 같이 보고 있는데 아무도 매수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나는 비효율성을 찾아보려고 노력했지만 그런 사례는 없었다. 내재가치보다 저평가된 물건은 있었는데, 대내외적인 경제상황까지 고려하면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고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더 본질적으로 들어가 보면 전에 말했듯이, 사업이나 다른 수단으로 돈을 번 다음에 혹은 의사 같은 고소득 전문직이 빌딩 투자를 하는 건데, 나 같은 평범한 직장인이 빌딩 투자로 돈을 벌려고 하니 힘들 수밖에 없다. 그래도 열정과 끈기를 가지고 끝까지 갈 것이다.


중개사 분들과 수많은 얘기를 하면서 협상과 설득의 기술도 조금 늘었다. 내가 투자 파트너가 되고 싶다고 해도, 중개사는 거래를 성사시키는 게 목적이다. 여러 가지 감언이설과 압박스킬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가야 한다. 결국 중개사, 은행, 건축사, 시공사 그 누구도 믿으면 안 된다. 아름다운 파트너는 나중 얘기고, 전쟁터에 혼자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돌파해야 한다. 빌딩 중개법인이 너무 많아져서, 수준 미달의 중개사도 꽤 보였다. 최근 빌딩 중개사와 협업하며 느낀 아쉬운 점들을 정리해 본다.


지나치게 긍정적인 자금계획과 엑싯 시나리오

부동산 사이클 경험이 부족한 사람 (하락장 경험 없으니, 앞으로 무조건 상승한다는 얘기만)

투자 근거를 말하지 못하는 사람

다른 사람들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빨리 결정하라고 압박

고객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는 사람

아무 물건이나 계속 주는 전략 (지인들도 같은 경험, 회사 이름은 밝히지 않겠다)


중개사, 매도자와 협상할 때 때로는 침묵도 큰 무기가 된다. 내가 매도자가 제시한 가격보다 10% 저렴하게 매수의향서를 보냈더니 예상대로 중간타협법 즉, 중간 가격으로 돌아왔다. 이 물건이 주변 호가보다 싸게 나온 건 맞지만, 자세히 분석해 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보이기 시작했다. 난 추가 피드백을 주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며칠 전 중개사가 다른 매수희망자도 나와 같은 가격을 원한다며 매도자가 그 가격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매수 결정을 종용했다. 불과 한 달 전의 나였으면 불안했을 텐데 이젠 저런 이야기를 무조건 믿지도 않을뿐더러 내 페이스대로 가기로 했다.


결론. 맘에 드는 물건을 중개사에게 휘둘리지 않고 사는 법은, 나의 안목을 키우고 후보 지역을 모두 샅샅이 파악하는 것 밖에 없다. 그래서 나에게 좋은 빌딩 매물을 보여주면, 당일에 바로 가계약금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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