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에서 꼬마빌딩 주인까지, 현실적인 재테크 기록
(매수, 매도 일기는 기존 글을 참고하세요^^)
혼자 책과 유튜브로 공부하다가 30년 경험의 투자자를 만나고 나니
내 방식으로는 절대 못 가는 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미 많은 자산가들이 하는 레버리지를 이용한 빌딩 투자 전략과
소자본 창업, 아파트 투자의 한계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메모했고, 계속 반복해서 읽고 생각했다.
과거 데이터와 상승 사이클을 분석해 보니 모든 얘기가 맞았다.
아파트가 2배 상승할 때 빌딩은 최소 3배, 호재가 터지면 6배 이상 상승했다.
주거용 부동산은 결국 수많은 규제와 세금 때문에 최종 수익에 한계가 있는데,
빌딩 투자는 레버리지를 극대화해 아파트 투자로는 이룰 수 없는
부를 창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가진 자금으로는 꼬마빌딩 투자는 어려운 상황이었고,
일단 공부는 해두자 하는 마음으로 멘토의 임장 스터디를 함께했다.
강남, 용산, 성수, 마포의 주요 지역을 공부했다.
나는 현재 부동산 사이클을 하락장 주기로 봤지만 혹시 다른 방향으로 간다면,
공동 투자라도 해서 빌딩을 사야겠다는 마음을 먹기 시작했다.
당장 투자할 순 없었지만 공부하기에 좋은 강남 골목 곳곳을 돌아다녔다.
역삼동, 삼성동, 논현동, 신사동의 각 블록의 평단가와 특징을 외울 수 있을 정도로.
그런데 하락장과 별개로 기본적인 토지 가격의 상승을 내가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투자금을 더 모아야 한다.
2만~3만 달러 부근부터 투자했던 바이낸스 계좌에 돈을 더 넣기 시작했다.
스타트업의 개발, 시스템 관리를 도와주는 부업도 했다.
티끌 모아 태산이 될 것처럼 온갖 방법을 매일 고민했다.
다시 가입하면 되니, 지금은 필요 없는 천만 원짜리 청약통장도 깼다.
아내도 미국 주식과 코인 투자 비중을 더 늘렸다.
그래도 24년 말까지 아무리 발버둥 쳐도 티끌은 동네 언덕 이상으론 못 클 것 같았다.
일단 빌딩 투자의 세계로 발을 들이고 보니 나도 모르게 목표가 생겨,
그것을 달성하려고 모든 노력을 하고 있었다.
이제 과감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배운 최고의 전략 중 하나인 재건축+꼬마빌딩.
아직 반등하지 못해서 수익이 거의 없었던 뉴타운 재개발 물건을 팔기로 했다.
그리고 부산의 재건축 아파트로 갈아타기로 했다.
숨 가빴던 동시 갈아타기가 진행됐고, 나는 부산 아파트를 바닥 가격에 잡았다.
현재 둘 다 신축이라면 재개발 물건은 16억,
부산의 광안리 아파트는 20억 이상이라는 나만의 가치 평가가 나왔다.
그런데 중요한 건 그 아파트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자금을 빌딩 투자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이게 부동산 투자에서 가장 수익성 좋은 재건축과 꼬마빌딩을 동시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재개발 물건 매수자는 나보다 나이 많은 부부였다.
지금 아파트도 재개발 투자로 아파트 완성까지 기다려 실거주하다가 팔고,
또 재개발 두 곳에 투자한다고 했다.
지금 멘토를 만나지 않았다면 내 미래의 모습이 저랬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소름이 돋았다.
그들이 잘못했다는 것이 아니다.
최종 수익률은 재개발 투자가 좋을 수 있지만, 그 사이에 더 좋은 기회를 모두 놓치게 된다.
그리고 11월 말부터 빌딩 중개 법인, 로컬 부동산을 돌아다니며 본격적인 실전 모드에 돌입했다.
시작할 때 나는 다짐했다. 내년 봄 전까지, 3월 말까지 계약한다. 못하면 깔끔하게 이번 기회는 포기한다.
같이 공부하던 사람들과 매물을 분석했고, 나는 12월 대부분이 휴가여서 매일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그런데 공동 투자를 할 수도 있던 그 사람들과 나는 의견이 달랐다.
그들은 빌딩 시장의 하락장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나는 하락장 혹은 조정장이 오면 아파트는 급매를 잡을 수 있지만 빌딩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좋은 건물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왜 팔까?
사업이 망하거나 생로병사 문제가 아니면 없다. 그리고 그 물건이 나에게 먼저 올 가능성도 없다.
그리고 빌딩의 급매는 대부분 못난이다. 나는 첫 투자를 못난이로 하기 싫었다.
빌딩 투자도 사업이라 가능하면 혼자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자금 마련에 더 힘을 썼다.
24년 12월부터 25년 1월까지 우리 부부가 가지고 있던 주식, 코인 대부분을 매도했다.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의 주식, 아내의 이더리움, 그리고 비트코인 일부만 남겨놓고.
눈만 높아진 나는 대부분의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빌딩 중개 법인 중개사 중 일부는 나보다 모르는 애송이 같았다.
몸은 괜찮았는데 마음이 조금씩 지쳐갔다.
그러다가 갑자기 다가온 현실 자각의 순간.
"나 같은 평범한 월급쟁이가 무슨 빌딩 투자를 하나."
"의사나 고소득 전문직 아니면 잘 나가는 사업가가 하는 영역 아닌가."
"서울에 아파트도 없는 사람이 무슨 빌딩을 사."
그래도 가만히 있는 것보단 뭐라도 하면 '운'이라도 다가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빌딩 투자를 위한 법인 설립 절차를 시작했다.
연초에 풀릴 줄 알았던 아파트 대출도 우여곡절 끝에 2월 말에 받았다.
내가 매수할 때보다 가격이 2억 이상 올라서 대출도 더 많이 받을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이 모든 타이밍이 절묘하게 다 맞아떨어진 셈이다.
아내가 봄방학이라 처음으로 빌딩 중개 법인 미팅에 같이 갔다.
기존 중개팀이 너무 마음에 안 들어 처음으로 중개사 교체를 신청했던 것이다.
그분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얘기인데 내가 간과하던 것을 리마인드 시켜줬다.
"고객님이 원하는 입지에서는 월세가 이자보다 높은 건물은 없어요."
상급지 꼬마빌딩에서 이자보다 임대료가 높다면 그건 미래 가치가 없는 물건이다.
나도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그동안 완벽한 팔각형 이상형만 쫓고 있었다.
그래도 중개사에게 받은 물건은 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아내와 용산을 걸어 다녔다.
그 물건은 역시 나와 맞지 않았고, 우리는 용산의 다른 동네로 갔다.
그곳엔 내가 빌딩 공부하면서 눈여겨봤던, 좋아하던 건물이 있었다.
우리 부부는 그 앞에 서서 건물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기적같이,
그 물건을 급하게 판다는 얘기를 들었다.
"3년 치 리스크 비용은 준비할 수 있잖아.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을지도 몰라."
오래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며칠 후 정식계약을 했다.
경쟁자도 있었지만, 우리의 빠른 결정과 매도자분의 배려가 결국 행운을 우리에게 안겨줬다.
'이제 정말 시작이구나.'
계약 후 지난 3개월보다 더 힘들었던 은행 대출의 여정이 있었는데
이미 다 공개했으니 여기선 생략.
잔금 전에 일부 남겨둔 비트코인도 모두 매도했고, 이제 우리에겐
회사 주식과 이더리움만 남았다.
흔히 말하는 건물주가 됐다.
실감은 잘 나지 않았다. 지금도 평상시와 다르지 않다.
그 동네는 내가 매수한 가격보다 평당 2천만 원 이상 올랐는데 별 감흥이 없다.
짧게 잡아도 5년, 기본 10년을 바라보고 한 투자라 일희일비할 여유가 없다.
대신,
내가 좋아하는 위치, 마음에 두었던 꼬마빌딩을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었다는 것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누가 물어본다면 내가 습득한 모든 노하우와 경험을 아낌없이 다 말해줄 것이다.
내 본업 열심히 하고 투자하면서 주변 사람 도와주는 일 정도는 할 수 있다.
내가 겪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그리고 같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자극적인 제목의 3부작이었지만,
나도 어떻게, 무엇을 했는지 잠깐이라도 회상하고 싶었다.
실제 투자라는 것을 시작한 것은 3~4년 전이다.
그래도 지난 15년 동안 내가 했던 행동은,
절약과 저축이 우선. 1억까지는 무조건 모은다.
지금은 금액이 더 커져야 할지 모르지만, 나는 지금도 1억은 매우 큰돈이라고 생각한다.
차도 남이 준 중고차만 타고 다니다가 마흔이 넘어 샀다.
본업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대기업에 계속 남아 있기보다, 스타트업에 혼자 뛰어들어 다양한 도메인 경험을 쌓았다.
그래서 커리어 로드맵을 확장할 수 있었고, 연봉도 이직할 때마다 인상했다.
본업을 잘한다고 투자를 잘하는 건 아니지만,
자기 일에서 상위권에 속하지 못한 사람이 투자를 지속적으로, 마지막까지 잘하긴 힘들 것 같다.
내가 정한 비율 이상의 확신이 들 때만 투자했다.
코인과 부동산은 아무도 관심 없을 때 매수한다.
주식은 펀더멘털이 좋은 기업을 시장의 낙폭이 컸을 때 매수했다. 그래도 어렵다.
매도는 명확한 목적이 있을 때만 실행한다. 미련 없이 과감히 매도한다.
바벨 전략을 사용한다.
빨리, 그리고 한 번에 큰돈을 벌려고 하지 않았기에 오래 걸렸다.
커리어 관리와 투자도 혼자 잘할 수 있다고 자만했지만, 옆에서 조언해 주는 귀인을 만나면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그리고 결과물이 나오고 운도 따라온다.
단, 내가 되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그것을 이룬 사람을 만나야 한다.
사람은 자신과 같아지길 원하기 때문에, 허풍쟁이는 허풍 치는 법을 가르쳐준다.
그리고 주변 사람의 영향을 받는 것도 크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만나는 사람군을 바꿔야 한다.
앞으로 10년 뒤,
거대한 초양극화의 파도가 밀려올 것이다.
그 순간을 흔들림 없이 맞이하기 위해, 지금부터 차근차근 대비하며 나아갈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