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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을 살 때는 왜 항상 1~2억이 부족할까

by 프라이데이

(AI와 함께 쓴 글입니다)


예산을 잡고 매물을 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한다.
“딱 1억만 더 있으면 완벽한데…”, “조금만 여유가 있으면 이 집인데…”


흥미로운 점은 이 말이 특정 지역, 특정 시기에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부동산을 처음 사는 사람도, 몇 번 거래해본 사람도 같은 감정을 반복한다.
마치 공식처럼 재현된다. 그렇다면 이 현상은 어디서 오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단순한 ‘돈 부족’이 아니라
부동산 시장 구조, 소비자 행동, 가격 형성 방식이 함께 만들어내는 패턴이다.


1. 부동산 가격은 계단처럼 형성된다

많은 사람이 가격을 연속적인 숫자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품질 변화가 특정 구간에서 계단처럼 나타난다.


9억대: 구축·저층·채광 아쉬움
10억대: 중층·채광 양호·부분 리모델링
11억대: 신축 또는 구조 우수


이런 방식으로 품질이 ‘레벨업’되는 구간이 보통 5천만 원에서 2억 단위로 묶여 있다.
조금만 더 좋은 집을 선택하려고 하면 자연스럽게 다음 계단으로 올라가야 하고,
그 가격차가 대부분 1~2억이다.


즉, 부족한 것이 아니라 가격 계단 한 칸 위를 보고 있는 것에 가깝다.


2. 대출 규제가 예산 상한을 강제한다

LTV, DSR 같은 제도적 규제가 구매자의 총 예산 상한선을 사실상 ‘고정값’으로 만든다.
예산 3억 + 대출 6억이면 총 9억이 최대다.


문제는 시장이 이런 한계선을 정확히 알고 움직인다는 점이다.
많은 실거주자 수요가 몰리는 구간이 10억 근처라면, 매도자들은
그 구간 위에서 가격을 책정한다.
결국 규제가 정한 숫자 바로 위에서 가격이 형성되기 쉽다.


그래서 매물은 늘 예산보다 1~2억만 더 비싸고,
구매자는 다시 “조금만 더 있으면”이라는 말을 하게 된다.


3. 집값 상승 속도는 저축 속도를 앞선다

부동산 시장은 개인의 자산 축적 속도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구매자가 1년 동안 열심히 모아 3천~5천을 마련할 때,
지역에 따라 집값은 같은 기간 5천~1억씩 올라간다.


즉, 아무리 노력해도 시장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고
항상 한 단계 위 구간을 쫓아가는 구조가 된다.
이것이 “언제 봐도 내가 가진 돈보다 조금 더 필요하다”는 체감을 만든다.


4. 기대치는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상승한다

부동산은 한 번 보기 시작하면 기준점이 계속 올라간다.


처음에는 구축도 괜찮아 보이다가
조금 더 좋은 입지를 보니 그게 기준이 된다.
그다음엔 층·채광·구조·향까지 고려하게 되고,
결국 예산보다 비싼 구간의 집들이 ‘정상적인 선택지’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이런 기대치 상승은 심리학에서 쾌락적 순응(hedonic adaptation)이라 부르는 메커니즘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매우 선명하게 나타난다.


5. 중개·광고 시스템이 상위 매물을 먼저 보여준다

포털 앱이나 공인중개사 상담에서도
최고 가성비 매물보다 ‘시장성이 좋고 상태가 뛰어난 매물’을 먼저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 매물들은 자연스럽게 예산보다 조금 더 높은 가격대에 모여 있다.
구매자는 매물 리스트의 상단에서 기대치를 먼저 받아버리므로
기본적으로 ‘예산보다 위 구간’을 기준 삼고 비교하게 된다.


결론

부동산 구매에서 반복되는 1~2억 부족 현상은
아래의 요인이 서로 맞물리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1. 예산 상한 바로 위에서 매력적인 매물이 형성됨

2. 가격이 계단형 구조를 가지며 품질 변화가 1~2억 단위로 묶여 있음

3. 대출 규제가 예산 최대치를 딱 정해버림

4. 집값 상승 속도가 저축 속도를 앞섬

5. 기대치가 자연스럽게 상향됨

6. 노출되는 매물 자체가 상위 구간 중심

그 결과, 누구나 비슷한 타이밍에 같은 말을 하게 된다.
“아, 진짜… 1억만 더 있으면 이 집 사는 건데.”


이 현상은 단순한 푸념이 아니라
부동산 시장과 인간 심리가 만났을 때 거의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패턴이다.


‘1~2억 부족의 덫’에서 벗어나기 위한 현실적인 구매 전략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만약 1~2억을 추가로 투자해 평수를 줄이는 대신

평당가가 더 높은 상급지로 이동할 수 있다면,

나라면 그 1~2억은 어떻게든 마련해보는 쪽을 선택할 것이다.


지금은 작아 보이는 이 1~2억의 격차가

10년 뒤에는 큰 자산 차이로 벌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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