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돌을 축복하는 앙금꽃의 온기
지난주,
인스타그램 DM으로 예쁘게 메시지를 남겨주신 고객님의 요청으로
두 번째 생일을 맞이한 사랑스러운 여자아이를 위한 떡케이크를 만들게 되었어요.
아직은 까르르 웃음과 작은 손짓으로 하루하루를 알아가는 아이에게
생일이라는 특별한 하루가 포근하고 사랑스러운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케이크 디자인을 두고 고객님도 고민이 많으셨어요.
그 고민을 함께 나누다 보니,
어느 순간 제 마음속에 백일홍이 살포시 떠올랐어요.
작지만 맑고 생기 있는 꽃,
어딘가 아이의 분위기랑 닮아 있었거든요.
살짝 추천드렸더니,
고객님도 기쁘게 받아들여주시고
미리 준비해 두신 토퍼 사진을 보여주셨어요!
그 순간 저는 약속드렸습니다—
토퍼가 케이크 위에서 가장 예쁘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컬러 밸런스를 맞춰보겠다고요.
케이크의 중심이 되는 꽃은
사랑스러운 바비 핑크로 시작해서
토퍼와 조화를 이루는 코랄 핑크 톤을 살짝 섞어가며
하나씩, 정성껏 꽃을 짜 넣었습니다.
짜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작은 꽃이 케이크 위에서 활짝 피어나는 그 순간들이
저에게도 살며시 설렘을 주더라고요.
앙금플라워 떡케이크 하면 흔히 커다란 장미나 작약 같은
화려한 꽃들을 떠올리지만—
저는 조금 다른 감성을 담고 싶었습니다.
화려함보다는 은은한 분위기,
정제된 대신 자연스러운 예쁨.
주인공 아이처럼요.
사진 속 컬러가 민트나 핑크 계열이다 보니
조명이나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점은 늘 아쉽지만,
이번 케이크에 담긴 마음이
사진 너머로도 따뜻하게 전해지길 바라요.
하판에도 잔잔한 포인트 꽃을 더해
전체적으로 균형을 살렸습니다.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케이크—
그런 느낌이었으면 좋겠어요.
두 돌을 맞이한 아이와 가족이 함께 나눈 축복의 순간,
그 중심에 놓인 백일홍 떡케이크.
사진 속에서도,
기억 속에서도
오래오래 따뜻하게 빛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