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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이 내 글이 아닐 경우

by 문영

익숙한 문장, 저건 나의 것인데

익숙한 문장, 그의 것이란다.


내가 썼다고 소리쳐 보지만

익숙한 문장, 그의 옷을 입고 있다.


익숙한 문장, 저건 그의 것인데

익숙한 문장, 그녀의 것이란다.


애시당초 나의 것이 너의 것이 되었듯이

너도 포기해라 그를 달래 보지만

으아악 포효하며 그는 떨어졌다.


익숙한 문장, 온갖 옷들의 유혹을 받아

옷을 갈아입는 순간,


그녀도 생을 마감한다.

나도 이제 떠나간다.


익숙한 문장, 끊임없이 양산될

창작자들은 끝도 없이 소멸된다.


익숙한 문장들이 떠도는 세상,

창작자들이 사라진

무미건조한 빛깔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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