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너무도 힘든 곳이다. 도대체가 뭐가 이렇게 뜻대로 되지 않고 복잡한지 가끔은 모든 걸 내려놓고 싶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너무나 지친 상태에서 새로운 자극을 찾는다. 이렇게 수많은 자극에 이미 내성이 생겨서 말이다.
작가는 인간이 추구하는 자극에 집중했다. 유사 마약 효과, 정력제, 그리고 알 수 없는 어떤 흥분 상태. 욕망, 쾌락에 집중할 때 인간은 이성을 잃는다. 오로지 자극만 좇는다. 무작정 자극을 좇으며 많은 이들이 그러할 때 나만 못 느낄 것 같은 불안감, 다들 그런다는 안도감에 쓸데없이 경쟁을 만든다.
작중 김 회장은 인간의 이러한 무지몽매함을 이용하여 기업을 살렸고 꿈을 이뤘다. 그는 한순간에 영웅이 되었다. 어리석은 사람은 그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려하지 않고 그가 만들어 낸 자극에 집중하였다. 그들의 결말을 작가는 굳이 밝히지 않았다.
나는, 한동안 인간에게서 구역질을 느꼈다. 물론 나를 포함하여. 인간에게서 어떠한 냄새가 났다. 자기 이익과 욕망밖에 모르는 탐욕의 냄새. 너무도 이기적이고 너무도 추잡하여 스스로가 혐오스러웠고 동질 집단이 싫었었다. 그러나 그런 존재로서 삶을 이어가다 보니, 이제는 우리에게 연민이 생겼다. 책을 읽는 내내 인간이 안쓰러웠다. 얼마나 재미가 없으면, 얼마나 힘들면 그렇게 음료 제조에 열광하고 몰두하는 것일까. 인간들이란 왜 이렇게 우매하단 말인가.
2002년 월드컵 때, 대한민국은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모두가 모여 함께 노래를 부르며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호루라기를 불어댔다. 함성과 탄식 소리만으로도 축구의 진행과정을 알 수 있었다. 그때, 대학 교수님이, 우리는 환호할 곳이 필요했다고 하셨다. 즐길 것이 없다가 즐길 것을 찾았고 그렇게 온 국민이 함께 누렸던 것이다.
김 회장의 음료도 그러한 것이 아닐까. 자극제가 필요한 힘든 세상이다. 당장 느낄 뭔가가 필요할 정도로 보통의 사람은 힘들다. 당장의 자극 좇기에 급급한 어리석은 사람은 그만큼 절박하여 가엽다.
어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에피소드를 어쩜 이렇게 말이 되게 쓰시는지, 실소가 절로 나온다. 나도 자극이 필요하다. 그러나 자극을 넘어선 이상이 더욱 절실하다.
우리는 무지몽매한, 이 힘든 세상에서 우리를 지켜야만 한다. 우리가 우리를 지켜야 세상도 지킬 수 있다. 쾌락만 좇다가는 너도 나도 저세상으로 빨려 들어간다는 무시무시한 메시지를, 작가는 참 단순한 스토리로 흥미진진하게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