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 <네 명의 소원>

어찌 보면 가장 어리석은 동물, 인간

by 문영

소원을 이루기 위해 산장에 왔으나 소원이 무엇인지는커녕 자기가 누군지도 잊어버린 네 명. 설정이 너무 흥미로워서 책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모든 게 지워져도 감정은 살아있다는 주인공의 추측은 사실이었다. 주인공은 아무 기억이 없는 상태에서 처음 보는 원래의 애인에게 다시 사랑에 빠진다. 차마 더 이상의 줄거리를 쓰지 못하겠다. 요소요소가 반전이라 밝히기가 어렵다.




나의 소원은 무엇일까. 나의 소원도 로또 1등이다. 만약 그 소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마냥 행복할 수 있을까. 아니, 걱정 근심은 사라질 수 있을까. 그럴 것이다고 답하지 못하겠다. 분명 또 다른 것을 욕망할 것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욕망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존재니까. 왜 그렇게 무엇이든 가지지 못해서 안달일까, 싶으면서도 그 대표적인 인간이 바로 '나'임을 부정할 수 없다.







작품 속에서 주인공은 자기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제삼자와 협력하여 한 인물을 막는다. 오로지 자기만을 위한 선택이다. 모든 걸 잊어버린 상황에서 자기 판단을 그렇게 확신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이 얼마나 오만방자함인가. 그런데 그런 인물의 모습이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너무나 이해되는 것은 그게 인간의 보편적인 모습이기 때문일 것이다.








자기 생각에 매몰되는 것을 직 *간접적으로 많이 경험한다. 같이 일하면서 어떤 상황을 판단할 때 나를 비롯하여 사람들이 얼마나 자기 위주인지, 메스꺼움까지 느낄 때가 있다. 자기중심적이 되지 않겠다 다짐하건만, 말 그대로 그건 다짐이 필요한 일이고 그 다짐은 반복적인 다짐에서 머물러버린다.


작가는 천재인가 싶을 정도로 상상도 못 할 이야기 속에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을 너무도 잘 그려냈다. 나는 결국 불편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민낯을 마주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소원'이라는 예쁜 단어로 표현된 인간의 '욕망'과 어떻게든 그것을 실현해 내려는 '의지'는 자기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까지 무색하게 만들며 우리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스스로 증명하고 말았다.


그래도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다. 끊임없이 욕망하며 나아갈 것이다. 단, 인간이기에 우리는 생각할 수 있고 타인을 배려할 수 있다. 작품 속 인물처럼 어리석게 살지 않기 위해 우리는 그러해야 한다. 생각하는 노력과 이타심을 잃어버리면, 인간은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동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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