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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Mar 10. 2021

윤석열 사주 논란

사주가 다가 아니다


나도 나름 사주 공부를 한 사람이니 기왕 윤석열의 관상을 본 것이어서 내친김에 아예 사주마저 보겠다. 유명인의 사주는 보통 여러 개가 떠돌기 마련이다. 그리고 정치계에 오래 있는 인물들은 의도적으로 좋다는 사주를 뿌린다. 특히 한국의 정치계에서 내로라하는 인물들 치고 점집을 안 들러본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들 앞에서는 큰소리치지만 정치가들만큼 겁이 많은 이들도 없다. 자신들이 스스로 여론에 흔들리는 갈대와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역시 말썽 많은 News 1에서 윤석열 사주를 들고 나왔다.(https://www.news1.kr/articles/?4232948) 들고 나왔다는 표현이 맞는 것이 1년 반 전에 블로거가 쓴 글을 인용하면서 “윤석열은 그릇이 매우 큰 사주다. 최고위 권력까지 갈 수 있는 형국이다. 어쩌면 검찰총장이 아니라 그보다 더 놓은 자리도 갈 수 있는 사주”를 타고난 사람이라고 난리를 피운다. 이 기사를 올린 이상휼 기자의 의도는 가늠할 길이 없으나 어 어투가 관상 이야기를 한 기자와 비슷하다.     


그래서 내친김에 기자가 인용한 글의 원문을 추적해 보았다. 원글은 삼각산인 명의의 명리 칼럼으로 “윤석열 사주, 조국을 이길 수 있을까?”(https://blog.naver.com/doorskyj/221662146128)라는 제목을 달고 있었다. 여기에서는 윤석열의 사주는 1960년 12월 18일(양력)을 기준으로 풀이하였다. 시는 정확히 모르니 빈칸으로 두고 보고 있다. 사주에서 대운을 아는 데는 굳이 시가 필요 없으니 그대로 보면 된다. 그리고 그가 살아온 인생을 분석하면 시도 대충 나오는 법이다. 그래서 저녁 6시쯤에 태어난 것으로 보아 세운 명식의 모양이 다음과 같다.     


乙庚戊庚

酉辰子子 乾命 7大運   


그리고 대운은 7대운으로 목화로 흐른다. 그리고 이 글을 쓴 사람은 사주 판단을 대운보다는 명식 자체를 중심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래서 학문의 길, 배우자의 만남 등으로 시간을 추론했다. 시간의 을목을 배우자로 보고 을경합이 된 시기를 45세 이후로 해석하여 윤석열이 53세에 결혼한 것에서 시를 이끌어 낸 것이다. 뭐 그리 해석할 수도 있다. 사주 해석은 특히 자평명리의 해석은 100이면 100 다 다르게 해도 뭐라 할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 자평명리를 공부할 때 필독서인 자평진전, 궁통보감, 적천수, 명리약언, 연해자평, 명리정종은 공부하는 사람마다 새로운 학파를 만들어도 될 정도이니 그렇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시간에 재성이 있으니 어린 여자요 동시에 돈이 된다는 것은 공통된 해석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무관 사주이니 당연히 자녀와의 인연이 박한 법이니 이 해석도 맞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런데 이 사람은 연해자평을 근거로 자수가 겹친 데서 화 관성이 나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여기서부터 이현령비현령이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자평명리에서 오행이 과다하면 그 반대의 오행으로 변하는 법이기는 하다. 그러나 같은 오행이 2개인 경우는 약하다. 적어도 3 이상이 되어야 한다. 물론 자월에 자수가 강하니 두 개로도 충분하다고 주장하면 할 말이 없다. 사주는 보는 사람 맘대로 해석이 가능하니 말이다. 어쨌든 허신을 불러들여 재관을 통제하니 대격 사주라는 결론이다. 그런가? 그런데 여기서 기자가 인용한 결정적인 문장이 나온다. “양인이 허신으로 불러들인 七殺과 합하여 羊刃合殺하므로 최고위 권력까지 갈 수 있는 형국입니다. 어쩌면 검찰 총장이 아니라 그보다 더 놓은 자리도 갈 수 있는 사주입니다.”     


그러나 바로 이어서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그런데 허신을 불러들이는 사주는 치명적인 약점을 하나 갖게 됩니다.  허신으로 관성을 불러들여 출세하는 사주는 실제로 관성이 대운에서 출현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전실(塡實)이라고 합니다. 윤석열 총장은 허신으로 화를 불러서 높이 출세하는 사주인데 그만 내년 61세 庚子년이 되면  甲午대운으로 내려가 午화가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火를 허자 관성으로 써서 발전했는데, 대운에서 실(實)자 午화가 나타나면 허신 관성은 더 이상 쓰지 못하므로 지위가 위태로워집니다. 게다가 내년 庚子년은 甲午대운과 천극지충(天克地沖)하는 해이므로 격랑에 휘말리게 될 것을 표상합니다. 甲庚沖 子午沖으로 대운과 세운이 모두 상충하니 온갖 논란에 대상이 될듯합니다.”     


원래 기자, 아니 기레기들은 자기들 맘대로 글을 뜯어고치는 습성을 지니고 있으니 뭐라 더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적어도 양심이 있다면 문맥의 위아래를 그것도 바로 아래를 보고 글을 인용해도 해야 되는 것 아닌가? 도대체 한국의 언론이 언제부터 이리 푹 썩었을까?    


 


그리고 기왕 사주 이야기 나온 김에 윤석열에 대한 다른 사주 풀이도 몇 개 더 해 본다.     


휴림이라는 블로그에서 가져온 윤석열 사주해석이다(https://m.blog.naver.com/saram112/221899206248). 글을 쓴 날짜를 보니 2020년 4월 9일이다.     


여기에서는 위와 마찬가지로 윤석열의 생일을 1960년 12월 18일 양력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겸손하게 시는 추정하지 않은 채로 명식 판단을 하고 있다. 우선 윤석열의 성격을 원국을 보고 다음과 같이 판단한다.     

“상관과 편인이 있기 때문인데 편인이 안정적이지 못하여 부정적인 작용을 많이 하게 되어 의심이 많다고 본다. 일주가 경진이라 괴강살로 머리는 비상하나 잘못하면 자기중심적인 인간이 된다.”     


이런 판단은 사주를 정격으로 놓고 표준적으로 하는 해석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지지에 수가 가득하고 신자진 삼합의 기운이 있으니 아예 수국으로 해석한다, 이 또한 정격 해석이다. 그리고 위와 마찬가지로 경자년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더 나아가 상관만 믿고 버티는 형국을 말하고 있다. 결코 왕이 될 관상이나 검찰총장 이상의 출세는 언감생심이다.     


기왕 사주를 파는 김에 내가 가장 합리적인 해석이라고 여기는 사주 해석을 하나 더 올려 보겠다.

    

‘우호성의 사주 사랑’이라는 주제로 영남일보에 연재되고 있는 사주 해석 칼럼이다. 2020년 7월 7일에 쓴 글에서 우호성 씨가 윤석열의 사주에서 시를 병술시 곧 저녁 8시로 보고 있다.(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200707000742344) 맨 위의 사주의 유시 다음의 시다.  술시로 보면 명식 원국은 다음과 같다.


丙庚戊庚

戌辰子子      乾命 6大運


원국 해석은 상관격이니 치받는 성격의 인물로 해석한다. 이러한 해석도 정격의 해석이다. 2016년부터 들어온 갑오대운의 충을 중시하여 해석한다. 문자 그대로 좌충우돌 하는 형국이다. 더구나 그 무시무시한 자오충 아닌가? 사방 소란이 일어날 법하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삼귀기인이 오는 운으로 재관쌍미가 되니 결혼도 하고 검찰총장에도 오르게 되었다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도 총장 이상의 왕이 될 그릇 이야기는 전혀 없다.     


사주를 재미 삼아 보는 것은 좋다. 그러나 국내 유일의 민영 뉴스 통신사가 이런 잡스런 글로 가뜩이나 어지러운 정국을 더욱 어지럽게 보게 만드는 것은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악행이다. 조중동이 가짜 뉴스로 시정잡배 모양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것도 모자라서 이런 이른바 ‘듣보잡’ 통신사까지 날뛰는 것을 보면서 언론개혁이 더욱 급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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