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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Jun 02. 2021

윤석열과 이준석의 콜라보가 기대된다고?

입이 없는 사람과 입이 싼 사람의 조합으로 '별의 순간'이 올 모양이다

윤석열이 권성동의 입을 빌려 대권 도전 의지를 밝혔단다. 권성동이 어느 방송에 출연하여 윤석열이 “열과 설을 다해서, 몸과 마음을 바쳐서 정권 교체에 앞장서겠다.”는 뉘앙스의 말을 했단다. 이건 뭐 신비주의 연예인도 아니고 맨날 누구의 입을 통해서 자신의 뜻을 전한다. 아니 연예인보다는 차리리 신흥종교 교주에 가깝다. 어마어마한 ‘말씀’을 여러 메신저들을 통해 무지몽매한 신자 백성들에게 전한다. 그 말씀에 메신저들의 해석이 가미되면서 신비를 더한다. 그러면 그 말씀을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경청’한 그의 추종자들이 광분한다. “말씀만 하소서. 저희가 다 알아서 하리다.” 뭐 이런 대선 후보가 다 있나 싶을 정도이다. 21세기 백주대낮에 말이다. 하긴 국가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화이자 백신도 개인적인 친분으로 도입하겠다고 날뛰는 시장이 있는 판에 무슨 일은 안 벌어지랴.     


암튼 작금의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이준석이 국민의힘의 당대표가 되면 윤석열 앞에 꽃길을 열어줄 모양이다. 그런데 과연 사나이다운 좁은 길을 마다하고 영변 약산 진달래꽃이 만발한 그 꽃길만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볍게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자리로 가게 될까? 이준석은 두 차례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자신의 입이 얼마나 싼지를 만천하에 잘 보여주었다. 버르장머리 없는 것과 패기를 구분 못하는 요즘 흔하디 흔한 나이만 어린 문자 그대로 ‘애늙은이’의 전형 아니던가?


원래 MZ세대는 젊다는 것을 한밑천으로 하여 세상을 향해 맨손으로 나가는 패기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몰래 김무성이나 만나 코치를 받은 자가 어찌 참다운 젊은 보수가 될 수 있는가 말이다. 그런데 바로 그런 애늙은이 앞에서 ‘찐늙은이’들이 절절매는 꼴을 보니 현재 국민의힘의 진면목이 가감 없이 드러나고 있는 형국이다. 어쩌면 그리 어른스러운 인물이 눈을 씻고 보아도 없을까? 권위는 고사하고 권위주의조차 없다. 이승만 시절부터 박근혜에 이르기까지 권위주의에 '쩔어' 살다가 막상 제대로 된 탈권위주의 사회에 들어서 보니 무척 어색할 것이기는 하다. 참으로 애잔하다. 시대정신을 파악하지 못한 정당의 모습이라니.     


지금 윤석열과 이준석을 지지하는 MZ세대 가운데 국민의힘의 정강을 제대로 읽어본 자가 몇 명이나 될까? 아니 정강이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저 자신들이 편히 살 집을 마련할 길을 어렵게 했다고 분기탱천하는 자들. 사실 그들의 꿈이라고 해봐야 40대 이전에 수십억을 모아서 그 후에는 호의호식하며, 곧 강남의 50평 집에 살고 베엠베 M시리즈 몰고 다니고, 밤마다 술집에서 여자와 놀아나고, 낮에는 골프채 휘두르는 것 아니던가? 거기에 철철이 해외여행하는 것을 더해볼거나? 고작 그런 천민자본주의의 소비적 쾌락 추구를 거창하게 ‘꿈’이라고 내세우며 설쳐대는 자가 과연 한 나라의 미래를 담보하는 ‘청년’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런 거는 다 젊은이들이 증오하는 꼰대들이 가장 잘하는 짓 아닌가? 그래서 보면 결국 꼰대를 저주하면서 막상 꼰대를 벤치마킹하지 못해서 분노하는 애늙은이다. 그런 애늙은이를 두려워할 꼰대는 한 명도 없다. 그런 애늙은이들이 넘치는 사회에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     


각설하고.     


과연 윤석열이 제3세력의 규합이라는 승부사다운 모험보다는 기존 정당에 입당하여 대선 후보가 되는 편한 길을 택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었는지는 곧 밝혀지리라. 그런데 왜 윤석열은 국민의힘을 선택한 것일까? 이준석이 윤석열의 장모와 아내 ‘문제’를 해결할 제갈공명급 지략도 준비했다는 말에 솔깃했던 것일까? 아님 그가 스스로 말한 대로 정말 자신이 있는 것일까? 그의 또 다른 메신저인 정진성이 전한 말에 따르면 윤석열이 다음과 같이 ‘포효’했단다.      


“내 장모가 사기를 당한 적은 있어도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 준 적이 없다.”     


쓴웃음도 안 나온다. 일개 통장 선거가 아니라 한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을 뽑는 선거의 출마를 꿈꾼다는 자의 입에서 나온 일성이 과연 이런 수준이어야 한다는 말인가? 더구나 “십원 한 장”이란다. 물론 윤석열과 비슷한 연배인 사람들은 지폐로 된 10원짜리를 본 적이 있으니 그 말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10원 한 닢이겠지. 전에도 말했지만 눌변인 윤석열은 대선 후보가 되고자 한다면 어서 웅변학원에 등록해야 한다. 그래서 고운 한글말은 아니어도 어법에 맞는 말은 해야 될 것 아닌가? ‘어른’이 되고자 하는 자가 말도 못 하면 어쩌려는가? 되풀이 말하지만 이 나라에는 왜 어른은 고사하고 ‘사나이’도 하나 찾아볼 수 없는가? 삼천리 금수강산의 지기에 문제가 생긴 것일까? 아님 이 나라에서 고관대작이 되는 사람들이 쓴 양택이나 음택의 자리가 시원치 않은 것일까? 풍수가 전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나라에서 이 모양인 것이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협력이 예상되는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말을 너무 못 하고 또 한 사람은 말을 너무 막 한다. 그 두 사람이 만나면 어찌 될까? 이거 너무 궁금해서 속에서 열불은 나지만 이 정치판을 계속 두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정말 막장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다. 어서 ‘개막장’을 보여 달라. 어디까지 가는지 지켜보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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