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rancis Lee
Aug 17. 2021
윤석열이 금방 정리된다고?
이준석이 먼저 정리될 것이다.
윤석열과 이준석의 갈등은 윤석열의 완승으로 마무리되는 형국이다. 토론회도 없던 일이 되어 버렸고 원희룡이 이준석과 나눈 대화를 공개해버렸다. 이준석이 윤석열이 곧 정리될 것이라고 했단다. 감상평은? 그럴 줄 알았다! 이준석은 잠깐이지만 MZ세대의 아이콘이 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의 몰락한 정부의 수반이 황급히 도망가며 공항 활주로에 흘린 지폐 쪼가리가 떠오른다면 과장일까?
지난번 윤석열의 사주를 본 감상으로 윤석열은 결국 몰락하지만 내년 대선까지는 좌충우돌을 계속할 기세다. 국민들에게 한껏 즐거움을 주면서 말이다. 그리고 이준석은 이미 말아먹은 사주라 버틸 재간이 없다. 그러나 사주가 아니더라도 겨우 유승민과 김무성에 기대어 보는 형국이지만 정치 마당이라는 것이 언제든 배신이 난무하는 곳이니 이준석이 반석으로 삼기에는 어림도 없다. 더구나 두 사람 모두 이제는 지는 해 아니던가?
그러고 보니 유승민과 김무성의 사주를 안 보았네. 내친김에 한번 보자.
먼저 유승민이다.
丙甲癸政
寅申丑酉 1大運
현재 丙午 대운이다. 지난 丁未 대운에서 박근혜와 척을 지며 丁未衝의 운을 다 써버리고 난 다음 식상 불바다의 대운이 들어섰으니 말이 많고 일을 벌이고자 애쓸 만도 하지만 결코 대선에 나설 ‘깜’이 아니다. 그저 조용히 동네에서 가게를 열고 그동안 모아 놓은 재산을 알뜰살뜰 관리할 때이다. 식상이 동하니 뭔가 새로운 일을 도모할 수 있을 것처럼 생각되지만 말이다. 자중자애하지 않으면 모아 놓은 것도 다 까먹게 된다.
김무성을 보자.
戊癸丁辛
午亥酉卯 4大運
辛卯 대운이다. 겨우 편관에 의지해 관직에 오른 모양이다. 그러나 해묘미 삼합으로 강력한 목국을 이루니 대업보다는 돈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대운도 식신이니 돈돈돈... 그래서 정계를 떠날밖에.
둘 다 이준석이 의지하기에는 함량이 너무 부족하다. 그러니 윤석열에 맞서며 늘 허덕일밖에. 불쌍한 인생이다.
My Way라는 팝송의 가사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when I bit off more than I could chew... 조상님들의 말씀대로 누울 자리를 봐가며 발을 뻗어야 하는 법이거늘 너무 서둘렀다. 그러나 어쩌랴 그것도 다 팔자인 것을. 사주를 보면 운이 하강하는 경우에도 반짝하고 치고 나가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는 운이 반전되는 것이 아니라 크게 말아먹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약간 풀리는 기미가 보인다고 all in 하면서 그나마 남은 재산도 탕진하게 되는 법이다. 이준석이 그러하다.
국민의힘 최고의원회의 의장석에 앉은 이준석의 배경에 나온 구호가 의미심장하다. “다 태우 Go 정권교체” 아마 중도까지 세력을 확장하자는 뜻이겠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다 불 질러 버리고 당대표 교체한다는 말로도 들린다. 어쩐지 작금의 상황을 보면 후자가 더 적절한 해석이 아닌가 싶다. 이준석이 몸집을 키운다고 해도 윤석열의 체급에는 절대 올라갈 수 없다. 페더급이 미들급으로 도저히 오를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애석한 일이지만 냉정한 현실이다. 아마도 선관위원장 선출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도대체 윤석열은 토론은커녕 대화를 왜 그리 극도로 기피하는 것일까? 검찰에서 하던 버릇이라고? 높은 자리에서 할 말만 하면 아래에서 알아서 다 처리해 주니 대화나 토론이 전혀 필요 없었을 것이다. 그저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이리 호통만 치면 일이 술술 풀렸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나 사주를 봐도 이해가 된다. 원래는 식상인 자수가 둘이나 있으니 말주변이 있었으나 그만 역변하여 허신 화가 되어버렸으니 맘 속에 말은 많으나 그것이 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말은 하되 ‘막’ 말을 하게 된다. 식상이 잘 발휘되면 글을 써도 아름답고 말을 해도 설득력이 있게 되는데 이 경우는 정 반대가 되어 버린 것이다. 다시 말해 말을 안 하는 것은 아니라 망가진 식상이라 막, 함부로, 자기 맘대로, 나오는 대로, 생각에 앞서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측근들이니 철저히 기피할 밖에.
그러나 걱정이 너무 심한 것 같다. 18대 대선 토론회에서 박근혜가 어떤 언행을 했는지 기억해 보자. 정말 이성이 우주로 날아간 형국이었다. 그 당시에는 이유를 몰랐으나 최순실이 우주의 기를 끌어 모아준 결과였다는 것이 나중에 밝혀졌다. 그 당시 박근혜에게 이른바 ‘묻지 마’ 지지를 보내주었던 TK를 중심으로 한 보수 세력은 박근혜의 이른바 ‘말 빨’을 보고 그런 팬덤을 이룬 것이 아니다. 팬의 원래 의미인 fanatic, 곧 광신자는 이미 이성이 아니라 맹목적인 종교의 경지에 이른 것이다. 그러니 ‘쥴리’ 사태에서 시작하여 최근 안중근 의사 앞에서 윤봉길 의사의 유언을 읊는 사달이 나도 윤석열의 팬들은 흔들림이 없다. 이미 이들은 윤석열의 언행과 도덕성은 안중에도 없다. 다만 현 정권과 문재인 대통령을 ‘혼내 줄’ 수만 있다면 이른바 ‘묻지 마 지지’를 할 각오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광기는 정치에서 흔한 일이다. 히틀러와 무솔리니만이 아니다.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광기 어린 팬덤은 연예계만이 아니라 정치계에도 흔히 나타날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본성에 속하는 부조리한 비이성성이기 때문이다. 이에 관한 연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의 많은 학자들이 이루어냈다. 그래서 더 이상 인간의 이성을 신뢰하지 않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성을 중요시하던 가톨릭 교회를 중심으로 한 보수적 지성들에게는 슬픈 일이었지만 이미 니체의 신의 죽음의 선언 이후 인간 이성이 지배하는 시대의 종말은 서양 지성사에서 보편적인 진리로 받아들여진 사실이다. 그러니 현재 한국 정치판에서 벌어지는 비이성적인 현상을 특별히 슬퍼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대선의 결과가 어찌되든 친일세력, 특히 이른바 자생적 "신 친일세력"(neo-pro-Japs)의 준동은 반드시 척결되어야 할 것이다. 홍범도 장군님의 유해가 이 땅에 돌아온 마당에 말이다. 친일 세력의 척결은 단순한 민족주의 논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와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친일 세력의 그림자가 이미 대선 정국에도 길게 드리워져 있다. 그래서 두려운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