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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Jul 10. 2022

윤석열의 탄핵 정국 시나리오가 완성되었다고?

윤석열의 ‘체험학습’ 과정을 멈출 때가 되었다.

윤석열은 얼마 전에 솔직히 고백했다. 그 자리에 올라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고 말이다. 아마도 그 자리에 오른 것을 체험 학습하는 기회 정도로 여기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런 정신자세를 지닌 자를 그 자리에 ‘억지로’ 밀어 올린 간신배들은 오늘도 권력 다툼에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러나 윤석열이 무슨 짓을 하든 다 용서하고 밀겠다는 대구 경북의 60대 이상 노인네만 믿고 버티는 데에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박근혜를 신라 시대 공주의 환생으로 여기던 자들이 미쳐 날뛰어도 결국 탄핵을 시킨 것이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 이전에 이미 거의 신적 존재로 추앙될 정도로 정치적 권모술수에 달인이었던 이승만을 하와이로 쫓아냈고, 역사에 유래가 없을 정도로 군사독재의 철권을 휘두른 박정희도 비명횡사하게 만들고, 독사 같은 간계를 부리던 전두환에게 사형 선고를 내리도록 한 것이 바로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러니 아마추어로 어쩌다 그 자리에 오른 윤석열쯤이야 일도 아닐 것이다. 벌써 메이저 언론에서도 윤석열의 탄핵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이리저리 탄핵을 서두를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탄핵은 법률을 엄중히 따라야 하는 것이기에 그리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떨어지는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하여 국정원의 국가 기밀에 관련된 사안까지 마구 노출시켜버리는 자들이 윤석열 사단에 모인 똥파리들이다. 사적인 권력을 잡고 부귀영화만 누릴 수 있다면 나라도 기꺼이 팔아먹던 이완용의 후예다운 행동이다. 이들은 권력에 미쳐있기에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나라만이 아니라 지구도 안드로메다에 넘겨버릴 수 있는 자들이다. 이런 자들의 탐욕을 꺾기 위해서는 그들보다 더 강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에 더하여 명석한 판단과 기민한 행동이 필요하다.     


탄핵은 원래 복잡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탄핵을 해야 할 합법적인 명분이 있어야 한다. 윤석열의 언행에서 결정적인 위법성을 발견해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헌법을 위배한 요소를 찾아야 한다. 그런데 사실 윤석열과 김건희가 지금까지 보여준 사달이 매우 저질스럽지만 위법성을 찾기란 쉽지 않다. 스페인에 가서 버벅거리고 부부가 손잡고 거리를 활보한 것은 웃음거리가 될지언정 위법적인 행위는 아니다. 그리고 공군 1호기에 김건희가 애정하는 사람들을 실어간 것이 분명 부도덕한 행위이지만 이 또한 명확한 위법성을 구성하는 일은 아니다. 그리고 김건희가 1억 원짜리 무거운 목걸이를 걸다 보니 그 무게를 못 이겨 스페인 왕비 앞에서 건들거리면서 제자리를 찾지 못해서 온 동네가 창피한 일이 되었지만 이러한 한심한 행위도 위법적인 것은 아니다.     


법은 행위 자체에 대한 제재보다는 그 행위까지 이르는 과정의 절차와 그 결과의 위법성을 더 따지는 것이다. 그래서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고 한다. 도덕과 미풍양속의 잣대로 보면 윤석열과 김건희가 지금까지 보여준 것만으로 충분히 규탄의 대상이 되지만 법적인 탄핵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기는 매우 어렵다.   

  

그렇다면 김건희와 최은순이 벌인 위법성이 농후한 사달을 걸고넘어지면 어떨까? 이들이 저지른 일은 <열린공감TV>에 보도된 자료를 근거로 하면 문자 그대로 천인 공로할 사달이다. 그러나 김건희는 윤석열의 아내일 뿐이다. 그와 그의 엄마라는 자가 저지른 행위들의 불법성이 밝혀진다고 해도 윤석열은 도덕적 책임을 질뿐 법적으로 제재를 받기는 어렵다. 물론 윤석열의 존재감으로  여자가 불법을 저지른 정황이 있지만 그런 정황만으로 윤석열을 탄핵할 수는 없는 법이다. 더구나 그 일은 이미 공소시효를 따져야 할 만큼 먼 과거에 일어난 일 아닌가?     


결국 윤석열을 탄핵하는 방법은 박근혜를 탄핵한 과정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박근혜의 탄핵 이유는 ‘국정 농단’이었다. 그 과정을 복기해 보자.     


일단 대통령의 탄핵 절차는 의외로 간단하다.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가 발의하고 국회 재적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소추안이 가결된다. 이에 따라 대통령이 탄핵소추 의결서를 접수하면 바로 권한 행사가 정지된다. 이와 동시에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의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다음으로 헌법재판소가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면 대통령은 즉시 파면된다. 대통령 직이 공석이 되면 즉시 보궐선거를 해야 한다. 2017년 3월 10일 박근혜에 대한 탄핵이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난지 단 5일 후인 2017년 3월 15일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공고되었고 2017년 5월 9일에 대선이 실시되었다. 놀랍게도 일단 탄핵만 되면 그다음 절차는 자동적으로 신속하게 진행된다.    


현재 구성중인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169석, 국민의힘이 115석을 차지하고 있다. 재적 의원 299명 가운데 탄핵에 필요한 3분의 2는 200명이다. 산술적으로 윤석열을 탄핵하기 위해서는 야당 전체의 표에 더해 국민의힘 소속 의원 가운데 최소한 15명의 동의가 필요하다. 21대 총선에서 현재의 국민의힘을 지지한 지역은 영남 이외에 강원도와 충남이었다. 국회의원은 지역구의 민심을 따르지 않을 수 없기에 이 지역 출신의 지지는 포기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서울 강남 3구 지역 출신 의원도 탄핵에 찬성할 리가 없다. 그러나 그들은 다 합쳐봐야 한 줌에 불과한 오합지졸이다.


더욱이 다행인 것은 국민의힘에 윤석열 계파가 없다는 점이다. 그를 둘러싼 똥파리 간신배 무리들인 이른바 윤핵관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비록 이들이 세를 불리기 위하여 이준석을 강압적으로 몰아낼 정도로 기세 등등한 상황이지만 당내 뿌리가 없는 윤석열의 지지도가 식으면 이들의 힘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들 대부분은 이명박 시절의 간신들이었고 윤석열의 검찰총장 청문회 때 윤석열을 물어뜯던 자들이다. 권력만 보면 미친 듯이 달려드는 부나방들에 불과한 자들이다. 그러니 권력이 바뀌면 언제든 다시 배신을 때릴 자들 아닌가? 사실 가장 큰 골칫덩어리가 김건희인데, 아무리 여론이 두들겨도 눈 하나 꿈쩍 안 하고 자기 멋대로 사달을 일으키는 현재 상황을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 버릇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이는 결국 윤석열의 몰락을 재촉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이 아직은 30%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기에 탄핵은 시기상조이다. 2022년 하반기에 지지율이 20%대에 들어서고 김건희의 안하무인의 행동의 모든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시기가 바로 탄핵의 시동을 걸 때이다. 아마도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이면 탄핵 정국의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다. 무엇보다 김건희가 자기 멋대로 하는 언행을 절대로 멈출 리가 없기 때문이다. 로보의 블랑카처럼 말이다.


한국사회는 여전히 유교적인 남존여비의 집단의식이 강한 나라이다. 아무리 전 정권이 신물이 나서 윤석열에게 ‘묻지 마’ 지지를 보냈어도, 김건희가 저 정도로 날뛰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른바 수구 세력은 윤석열을 민 것이지 김건희에게 신나게 무당춤 춰보라고 멍석을 깔아준 것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 김건희가 하는 꼴을 보고 수구 세력조차도 죽 쒀서 개 주는 심정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작 윤석열은 매일 헛발질이나 하고 김건희는 이른바 ‘지 꼴리는 대로’ 살기고 작정한 철부지처럼 이리저리 날뛰고 있으니 아무리 꼴통인 수구 세력이라고 해도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 뻔하다.    

 

철옹성 같을 것처럼 보이던 박근혜도 ‘한 방’에 날아갔다. ‘명박 산성’을 쌓아가면서 촛불을 막아보려 했던 이명박도 철창신세를 못 면했다. 아무리 날고 기는 도사가 흑마술을 사용해서 허울 좋은 권세를 쟁취해준다고 해도 결국 더 큰 하늘의 운행을 막을 수는 없는 법이다. 치우친 것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다만 그 시기가 언제인가를 정확히 모를 뿐이다.     


갑자기 하루아침에 윤석열과 김건희가 개과천선을 한다면? 그럴 리가 없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고 세 살 버릇은 여든 가는 법이다. 한번 막 나가기로 작정한 인간들은 결코 ego를 내려놓지 못한다.    

 

과연 적지 않은 '찐 도사'들이 예언하는 2022년 하반기의 변란에는 무엇이 있을까? 천기누설이니 말하기는 곤란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 변란이 바로 윤석열의 탄핵 정국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당장 예상되는 것은 물론 경제적 파국이다. 윤석열은 국제 경제가 나빠서 자신도 별 뾰족한 수가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으니 더 기대할 것은 없다. 더구나 그 국제 경제는 앞으로 2~3년 동안 최악의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집값은 올라도 탈이고 내려도 탈인 요물이다. 윤석열이 어떤 정책을 내놓든지 비난을 당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물가를 감당하는 정치가는 이 세상에 없다. 많은 나라에서 고물가와 경제 파탄이 정권을 무너뜨려 왔다. 윤석열이라고 별 다른 뾰족한 수가 있겠는가?


결국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야기될 국제 경기 침체 국면에 한국 경제는 치명타를 당할 것이다.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물가가 집값 하락으로 경제 지표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구조적 모순이 국민들의 실상을 정부가 외면하는 사태를 더욱 부채질하게 될 것이 뻔하다. 국민들은 정치가의 부도덕에는 둔감하지만 자신의 고픈 배에는 광분하는 법이다. 물가를 잡는 것이 불가능한 현실에서 사회적 분노의 폭탄의 도화선에 불이 붙은 지 이미 오래다. 이제 그 폭발이 언제 일어날지는 시간문제에 불과할 것이다.  

     

또한 정치가들이 이미 그 준비에 들어간 2024년 총선도 커다란 정치적 혼란을 야기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국회의원의 궁극 목표가 재선이기에 현재와 같이 여당이나 야당이 권력 싸움에 골몰하게 되면 정국은 극도로 불안정해질 것이다. 그리고 윤핵관들은 이 혼란을 틈타서 공천권을 탈취하여 당내 권력을 장악하려고 발악을 할 것이고 이에 맞서는 여러 계파들 또한 목숨 걸고 저항할 것이 뻔하다. 이런 상황에서 당내 계파가 없는 윤석열이 탄핵 정국에서 우군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경제가 파탄 나고 정국이 극도로 혼란스러울 때 사회적 분노는 급격히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이 분노는 늘 그래 왔듯이 만만한 정치가들을 향해 폭발하게 되어 있다. 이런 정국에서 윤석열 편을 들어 공멸할 세력이 현재 한국 정치계에 몇 명이나 되겠는가? 조중동을 비롯한 수구 언론도 이미 윤석열을 버릴 카드로 삼는 눈치를 보이고 있다. 어차피 바지 사장으로 앉힐 계획이었으니 아쉬울 것은 없을 모양이다.    

  

정국이 혼란스러워지고 탄핵 정국이 본격화되면 미국에 피신해 있던 이낙연이 귀국할 것이다. 민주당 내의 그의 지분이 아직 공고한 현실에서 탄핵 정국에서 그의 역할은 의외로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다. 그의 귀국 전에 당권을 장악한 이재명과의 대립은 불을 보듯 뻔할 것이다. 다만 윤석열 탄핵이라는 카드는 이재명과 이낙연 모두에게 너무나 매력적인 것이기에 이들은 일단 전략적 동맹을 일단 맺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사태가 정리되면 이낙연이 최대한의 지분을 확보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대선을 노리는 노욕을 부리기는 힘들 것이다. 이미 지난 대선의 민주당 예비 경선에서 그의 장점을 모두 상쇄하고도 남을만한 진상짓을 부려서 민의가 이미 그를 떠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출신 성분이  호남이라 한국의 정치 지형에서는 결코 대권을 넘볼 수 없다. 지역주의가 공고한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이는 천형이나 다름없는 엄연한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과 함께 옥쇄할 인물에 누가 있을까? 일단 당내의 이른바 친윤 세력인 권성동, 김병준 김한길, 박진, 윤한홍, 정진석, 주호영은 언제든 배를 갈아탈 인물이니 옥쇄와는 거리가 멀다. 아마 탄핵 기미가 보이면 난파선의 쥐새끼들처럼 곧바로 꽁지 빠지게 도망칠 것이다. 윤핵관으로 불리는 권성동, 윤한홍, 장제원, 한동훈은 작정을 하고 권력에 눈이 멀어 날뛰는 중이니 일단 이들은 탄핵 정국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런데 이 가운데 권성동, 윤한홍, 장제원은 박근혜 탄핵소추 위원이었고 권성동은 소추위원장이었으니 탄핵에 이골이 난 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의 충성도는 도저히 검증이 안 될 수준이다. 아마도 한동훈만은 윤석열과 김건희를 끌어안고 남강에 투신할 각오가 되어 있겠지만 미국 유학을 앞둔 딸이 눈앞에 어른거려 쉽게 결단을 내리기 힘들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자식은 정치가의 최대의 아킬레스 건 아니던가? 그러나 이미 선을 넘은 그에게 윤석열 김건희 커플과 함께 뛰어내리는 것 말고는 남은 길은 없어 보인다. 그가 잡은 줄이 동아줄인 줄 알았는데 썩은 줄이었음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은 후일 것이다.


남의 눈에 피눈물을 흘리게 했으니 자기들도 당하는 것이 자연의 이법 아닌가? 그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게다가 윤석열은 박근혜 탄핵 시절 검사로서 핵심 역할을 하지 않았던가? 다 업보다. 불교의 인과응보에 관한 논리는 보편타당한 진리인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친윤과 윤핵관 말고 국민의힘에서 윤석열과 함께 죽을 작정을 하는 척이라도 할 인물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더구나 2024년 총선의 공천권 확보를 위하여 무리수를 둬가며 이준석을 몰아내는 작태를 보고 치를 떨지 않을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이 몇 명이나 될까?  

   

권력에 눈이 어두워지면 자신의 명을 단축하는 일을 미친 듯이 하는 것이 인간의 속성이다. 오늘도 듣자 하니 김건희가 세간에 걷잡을 수 없이 떠도는 비난을 아랑곳하지 않고 사치품 가게에서 외제 물건을 쓸어 담았다는 소문이 들린다. 그저 소문이기를 바랄 뿐이다. 이미 50이 다 된 ‘늙은’ 몸을 아무리 값비싼 외제 보석과 옷으로 감싸 보아야 거칠고 늘어진 피부는 감출 수 없다는 진리를 외면한 자의 종말이 어찌 될 것인지는 상식적으로 알 수 있는 일 아닌가?


보톡스와 리프팅을 아무리 해봐야 김건희의 온몸에 퍼진 세포 한 개 한 개에 깊이 새겨진 노화는 감출 수 없는 법이다. 나이 든 피부를 가리자고 1억 아니라 10억짜리 보석을 매단들 더 추해질 뿐이다. 악마들이 주로 입는다는 프라다를 입었고 해서 피부가 젊음을 되찾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화려한 보석과 옷에 대비되어 퇴락한 피부가 더욱 두드러져 보이게 될 뿐이다. 그런데 김건희만이 아니라 적잖은 자들이 나이가 들수록 그런 물건으로 몸을 가리면 타인의 시선이 자신의 피부가 아니라 그런 사치품에 머물 것이라고 착각을 한다.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성현들의 말씀대로 그런 외모는 문자 그대로 skin-deep 수준 아닌가? 참다운 아름다움은 결코 보톡스와 리프팅으로 찾을 수 없는 법이다. 진선미는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솟아나는 것일 뿐이다.     


‘경국지색’(傾國之色)이라는 말이 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다음과 같은 정의가 나온다.     


임금이 혹하여 나라가 기울어져도 모를 정도의 미인이라는 뜻으로,

뛰어나게 아름다운 미인을 이르는 말. ≒경국, 경성, 경성지색.  

   

그러나 이는 원래의 뜻을 오도한 해석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색’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주색잡기(酒色雜技) 곧 남자가 술 퍼마시고 작부들과 놀아나며 잡기에 빠지는 행위와 관련된다. 유교 전통에서 술과 계집질, 그리고 잡기는 올바른 선비의 정신과 기량을 닦는데 가장 해악이 되는 요소로 여겨졌다. 그중에 술과 작부는 거의 절대적인 악이었다. 때로는 선비의 중요한 여가 생활로 여겨지던 바둑도 공부에 해악이 되는 잡기에 불과했다.      


경국지색의 색이나 주색잡기의 색이나 모두 여성의 참다운 아름다움과는 무관하고 창녀, 또는 창녀나 다름없는 이들과 관련된 저급한 육체적 욕망을 의미하는 것일 뿐이다. 이는 성욕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현재 윤석열과 김건희는 이러한 의미의 주색잡기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 어찌 탄핵이 멀 것인가?   

  

탄핵 정국이 시작되면 차기 권력을 놓고 또 한 번 건곤일척의 싸움이 벌어질 것이다. 먼저 이재명과 이낙연의 대결이 볼만할 것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에서는 바지 사장을 내세우고 떡고물이나 노리는 똥파리들로 넘치니 다시 한번 외부 인사 영입의 전통을 이어갈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윤석열로 이어지는 그 전통에 따라 한동훈을 급조하여 내세울 것이 뻔하다. 그러나 한동훈은 이미 문제인 정권 시절부터 추문에 연관된 인물인 데다가 윤석열 정부에 들어서서 과거 독재 정부의 제2인자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기에 이미 적이 많다.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의 권한을 혼자 독차지하면서 검찰 인사 전횡을 일삼았으니 적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과거 김종필, 이후락, 차지철은 물론 박철언의 전철을 한동훈도 곧 밟게 될 것이다. 한국의 근현대 정치사에서 드러내 놓고 권력 서열 2인자를 자처한 자의 말로는 다 비참했다. 한동훈이라고 별 뾰족한 수가 있겠는가?     

그렇다면 결국 윤석열 탄핵 이후의 정국은 이재명과 이낙연의 대결로 압축될 것이다. 물론 국민의힘에서 이준석이 또 튀는 행동을 하겠지만 성상납이라는 치명적인 꼬리표를 달고 있는 이상 그 상품성은 매우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재명과 이낙연은 매우 대비되는 인물이다. 출신 성분과 학력 그리고 성장 과정과 재산이 모두 대비된다. 그런데 민주당 당내 세력 지분에서도 이재명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그러나 이재명은 무엇보다 대중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더구나 윤석열이 취임 이후 계속 보여준 무지와 무능의 언행에 실망한 국민들이 이재명의 최대 강점인 ‘영리하고 똑 부러진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선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낙연의 경우 전두환 사면 논란에서 시작하여 최근의 아베 송사 사달에 이르기까지 계속 헛발질을 계속하여 스스로 점수를 많이 깎아 먹은 바가 있다. 그러나 당내 최대 지분을 장악하고 있다는 현실적 힘을 바탕으로 만만치 않은 반격을 할 것이다.     


결국 이 둘의 싸움이 벌어질 것이 예상되지만 정치라는 것이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서 어떤 돌발 변수가 작용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윤석열이 오늘날 용산 집무실에 입주할 줄 2년 전에 누가 예상할 수 있었겠는가? 그래서 바지사장에 단단히 맛이 든 국민의힘에서는 수구언론의 도움으로 한동훈이나 그에 버금가는 인물을 윤석열의 후계자로 세울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검찰공화국의 폐해를 충분히 맛본 국민에게 내놓을 최선의 카드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암튼 탄핵 정국이 마무리되고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면 제일 먼저 청와대의 재건이 이루어질 것이다. 역사는 바로 흘러가는 법이다. 일시적으로 어깃장을 놓아봐야 자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그다음으로는 한반도를 둘러싼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서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위치를 최대한 반영하여 국익을 극대화하는 외교 정책이 마련될 것이다. 


현재 미국은 원래 유럽 대륙에 제한되어 있던 NATO의 역할을 인도양과 태평양까지 확대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결국 대서양 인도양 태평양을 모두 미국의 세력 아래 두겠다는 속셈이다. 어차피 2만 명 이상의 군단 급 미군이 주둔하는 세계의 몇 안 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기에 미국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중국과 소련이 직접 연결된 지정학적 위치이기에 미국의 전위대가 되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뛰어난 것이 광해군 식의 등거리 외교 정책이겠지만 이미 한국 내부에서 친미, 친일 세력이 기득권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이상적인 등거리 외교 정책을 펼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박정희가 카터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자주국방을 외쳤지만 결국 김재규의 손에 제거되었고 노무현 대통령도 미국과 일본의 영향력을 최대한 억제해 보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김정은과의 한 판 승부를 걸어보았지만 무엇보다도 국내의 친미, 친일 세력의 강력한 견제로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등거리 외교는 그만큼 힘든 일이다. 고도의 국제 정치 전략의 수립은 물론 국내의 정치적 통합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친미와 친일 세력이 이미 확고한 기득권 세력으로 자리 잡은 한국에서 등거리 외교는 ‘빨갱이’ 정책으로 매도될 것이 뻔하다.      


그래서 결국은 누가 차기 정권을 장악하든 미국이 노리는 NATO 확대 정책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현재 수립된 쿼드에 한국이 가입하여 가칭 ‘펜타 군사동맹’이 성립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정권에서 어설프게 체결된 지소미아가 2019년 문제인 정부에서 종료된 이후 한국에 남은 카드는 쿼드 가입 밖에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차기 정권을 장악한 이는 무엇보다도 어쩔 수 없이 쿼드에 가입하더라도 그 반대급부를 단단히 챙기는 전략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막상 상황이 정리되면 중국도 한국의 입장을 받아들이는 것 말고는 별 수가 없을 것이다. 아무리 중국이 대국이어도 여전히 군사와 경제에서 미국에 현저히 밀리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현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집어삼키려고 노력 중이지만 실질적으로 전 세계를 상대로 우크라이나가 대리전을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만만치 않은 형국이다. 한반도에서도 유사한 분쟁이 발생하여도 상황이 중국 뜻대로만 전개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중국이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하여 잘 깨닫고 있을 것이다.


70여 년 전에 일어난 한국전쟁에서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중국이었다. 그 당시 한국군은 62만 명, 유엔군은 15만 명의 사상자가 있었으나 중국군은 거의 100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북한의 70여만 명에 비해도 많은 숫자였다. 아무리 중국 인구가 많다고 하여도 또다시 한반도에 분쟁이 발생하여 중국이 참가하게 된다면 중국이 입게 될 피해는 한국전쟁 때보다 훨씬 더 클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번에는 한반도만이 아니라 중국 본토도 전쟁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그러니 중국이 경거망동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런데 정작 한국을 골치 아프게 만드는 것은 일본이 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를 함부로 건드리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것임을 잘 알고 있기에 경거망동하기 어렵다. 그러나 일본은 전혀 다르다. 일본은 20년 이상 지속된 장기 불황을 타개하고 동아시아에서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한반도를 또 한 번 크게 흔들어 동아시아의 정세를 자국에 이로운 방향으로 이끌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다시 한번 한국전쟁 특수를 학수고대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런 일본의 페이스에 말려들어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어느 때보다도 현재 대한민국은 매우 지혜로운 지도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윤석열은 아내의 치마폭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는 소아기 증상을 보이고 있으니 기가 막히는 것이다.

     

실제로 탄핵이 이루어진다면 윤석열은 스스로 물러나기를 원할 것이다. 그러나 김건희의 강력한 반대로 결국 한국 헌정사에서 두 번째로 탄핵당한 국가수반으로 기록될 것이다. 문제는 윤석열이 물러난 다음 일어날 권력 싸움의 승부는 단순히 나겠지만, 그 새 지도자가 상황을 원상 복귀하는 데에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해야 한다는 데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백척간두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윤석열과 김건희 커플이 만들어 놓은 난장판을 복구하는 것은 단순히 수해 복구 차원의 일을 넘어서는 일이 될 것이다.  

    

사실 이는 대한민국 국민의 자업자득이다. 수구 세력에만 책임이 있지 않다. 사분오열되어 국운에 대한 고려 없이 오로지 파당적 감정 놀이에 몰입한 결과 이런 사달을 국민 스스로 내고 만 것이니 말이다. 비록 모든 것은 사필귀정인 법이지만 그 바른 길로 다시 나라가 들어서기까지 들여야 하는 피와 땀과 눈물을 생각해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 아미 수구 세력도 윤석열과 김건희 커플의 ‘수준’이 이 정도일 줄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당황한 조중동마저 윤석열과 김건희 커플을 놓고 심각한 고민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 5년짜리 권력을 주었으니 무슨 사달이 날까 싶었을 것이다. 방심한 결과가 이 모양 이 꼴이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수습하는 수밖에 없지 않은가? 대한민국이 남의 나라가 아니라 바로 우리 국민의 나라이니 말이다. 나라가 경국지경에 이른 상황에서 손을 놓고 수수방관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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