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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Jun 11. 2023

누가 윤석열 대통령을 한국의 트럼프로 만드나?

'입진보'와 '강남 좌파'가 그 주인공이다. 

아직도 유효한 트럼프 증후군의 망령 ⓒ pixabay


아래는 지난 대선이 있기 1년 전쯤인 2021년 1월 7일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의 일부다.  

   

“그렇다면 윤석열의 차기 대선에서의 승률은 얼마나 되겠는가? 현재의 법 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그의 가능성은 상당할 것이다. 이번 윤석열 사태에서 드러난 대로 검찰총장의 권력은 대통령도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그가 잘나서가 아니라 법제도가 그렇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판결을 한 판사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고 있지만 이는 법제도에 대한 무지의 소치이다. 판사도 '법대로' 했을 뿐이다.   

  

그런데 한국 사회에서는 이 '법대로'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이회창이 한때 강력한 인기를 등에 업고 대선 후보로 오른 것도 오직 이 '법대로'의 이미지 때문이었다. 그는 1997년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의 쟁쟁한 8명의 후보를 물리치고 후보가 되어 38.7%를 득표하였다. 당시 김대중 후보가 40.3%의 득표율로 승리를 거두었지만 경선 결과에 불복한 이인제(19.2%)가 후보로 나서지만 않았어도 사실 이회창은 반드시 당선되었다. 이를 거울삼아 본다면 윤석열이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에는 신당이든 야당이든 당을 배경으로 해야 한다.

     

과연 야당이 윤석열을 받아들일 것인가? 일단은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의 강점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그는 '자식'이 없다. 이것은 한국 정치계에서 아킬레스건이 무사할 것이라는 말이다. 이회창도 고공행진을 하다가 결국 낙마한 것은 큰아들의 병역 문제였다. 그는 선거를 반년 남긴 시점에서는 지지율이 40%를 웃돌았다. 그러다가 아들 문제로 10%대 초반까지 추락하였다. 그리고 끝내 그 아들의 벽을 넘지 못하였다. 사실 한국의 대통령을 비롯하여 내로라하는 정치가들은 한결같이 자식 문제로 위기를 겪었다. 최근의 조국도 결국은 자식 문제로 재기가 힘들 정도의 타격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아내와 장모를 걸고넘어지지만, 이는 윤석열 본인의 일이 아니기에 법적으로 본인은 고사하고 연대책임을 묻기가 어렵다. 법대로 하면 윤석열은 아무 잘못이 없다.    

 

둘째로 윤석열은 돈 문제가 없다. 아내의 재산이 100억 대에 이르지만 그것은 윤석열이 모은 것이 아니다. 윤석열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윤석열의 아내와 장모를 물고 늘어지지만, 헛수고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치에는 돈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 돈을 정치가가 모으면 사달이 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윤석열은 자신은 청렴하고 아내가 부유하다. 정치가로서 이보다 좋은 조건을 없을 것이다.     


셋째로 한국 국민의 정치 성향이다. 한국의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 정서이다. 아무리 부인하려고 해도 한국의 정치 성향은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로 뚜렷하게 나뉜다. 그런데 윤석열은 서울 출신이다. 정당도 무소속이다. 물론 윤석열의 부친인 윤기중은 충남 공주 출신이니 억지로 연결하면 충청권에 뿌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학교에 다니고 검사가 된 이후 주로 대구와 수도권에서 근무하였기에 그의 지방색을 찾기는 힘들다. 그가 정치에 입문해서 대권 후보가 된다면 명실상부한 첫 수도권 주자가 된다. 이는 삼국 시대에 머무는 한국 정치계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누구나 그를 지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끝으로 야당에 인물이 없다. 안철수는 이미 서울시장으로 노선을 틀었고 남은 홍준표나 유승민은 한 자릿수에 머무는 지지율을 보인다. 윤석열은 이제 자의든 타의든 정치가의 길을 가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로서는 그가 한국의 정치판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를 지지하는 이든 그를 반대하는 이든 감정적으로 대립하지 말고 이성적으로 형세를 읽어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이다. <신동아>에서는 윤석열이 고건이나 반기문이 아니라 이회창과 닮았다고 하는데 어불성설이다. 윤석열에게서는 트럼프의 향기가 난다. 한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만하다. 한국 정치판에 한번 커다란 굿판이 벌어질 모양이니 말이다.”  

   

결국 예상한 대로 2022년 3월 9일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는 0.73%p의 차이로 승리했다. 그의 득표율은 47.83%였다. 현재 지지율은 그보다 훨씬 못한 30%대 초반을 맴돌고 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의 권위에 도전하지 못한다. 그리고 취임 1년이 지난 현재 윤석열 대통령은 차근차근 대한민국의 권력 지형을 바꾸고 있다. 한국의 트럼프를 넘어서서 이제 본격적인 권력자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본인의 의지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를 막을 대항 세력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위에서 지적한 대로 강력한 장점이 있다. 그리고 그 장점이 지금 제대로 발휘되고 있다. 자식이 없으니 조국·조민 부녀처럼, <조선일보> 논설실장 박정훈의 표현대로, ‘신종 패밀리 비즈니스’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를 일이 없다. 그리고 처가가 재산가이니 돈과 관련된 추문에 직접 관여될 이유도 없다. 주식투기 논란이 있지만 본인과는 법적으로 무관한 일이다. 또한 국민의힘 누구에게도 정치적 빚을 진 일이 없다. 영남을 중심으로 한 보수 세력이 밀 사람이 윤석열 대통령 말고는 아무도 없다. 게다가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 기관인 검찰이 든든한 배경이 되고 있다. 트럼프보다 더한 인물이 될 수 있다.     

 

물론 반정부 진영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윤석열 정부를 비판해 보지만 문자 그대로 들판에서 짖어대는 형국이다. 권력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대통령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생즉사 사즉생의 결의로 덤벼야 하지만 그 누구도 목숨을 내놓을 용기를 내지 못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진보 좌파 세력은 이미 소수의 ‘강남 좌파’가 주도하고 있기에 전혀 사회 개혁의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조국을 여전히 미는 사람들이 있지만 어불성설이다. 조국은 윤석열 대통령에 비견될 수준의 인물이 아니다. 그저 한 가정의 가장의 그릇 이상이 아니다. 국가를 경영하기에는 부족한 그릇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 지금 그가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윤석열 ‘검찰총장’이 그를 권력의 핵심에서 낙마하도록 만든 것에 오히려 고마움을 느낄 정도다.     


어제 올라온 <조선일보> 논설실장 박정훈의 “조국 일가가 구축한 신종 패밀리 비즈니스”라는 제목의 칼럼이 그 사실을 잘 요약해 주고 있다. (참조: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3/06/10/LX442X6YCNEZZKJA2GDD4KUNUM/)     


박정훈이 말한 대로 조국, 정경심, 그리고 조민은 ‘신종 패밀리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조국은 인세만으로 수억 원을 벌었고, 정경심은 감옥에서 역시 억대 수익을 올렸고, 조민은 유튜브로 부모의 사업 수완을 따라가는 중이다. 이른바 ‘탄압받는 좌파의 아이콘’이 보여주는 모습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조국 패밀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좌파 세력은 그런 ‘강남 좌파’에 조공을 바치면서 자멸하는 중이다. 마치 아이돌 가수들에게 ‘조공’을 바치는 fanatic, 곧 ‘광팬’과 흡사한 모습을 현재 한국의 좌파 세력이 보여주고 있다.    

 

좌파가 나아갈 방향을 상실한 채 ‘조공’에 광분하며 감정 배설에만 몰두하는 현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스스로 말한 대로 지지율에 연연할 필요가 조금도 없다. 어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나라를 말아먹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정작 나라를 말아먹는 것은 분열에 몰두하고 ‘강남 좌파’에 조공을 바치고, ‘입진보’ 놀이에 빠진 좌파 세력이다.     


180석이나 몰아주었지만, 적폐 청산은 단 하나도 이루지 못하고 임기를 마감하는 무늬만 진보인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이른바 ‘네거티브 립서비스’에만 몰두할 뿐, 그들을 바라보는 진짜 서민들의 민생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다고 해도 권력 구조에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정부 여당의 자충수로 기사회생할 생각만 하고 있다. 서민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민주당에 배신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여론 조사가 말해주는 대로 '윤석열 후보'를 선택한 대다수는 것은 그가 좋아서가 아니라 문재인 정권에 '신물'이 나서였다. 그런데 민주당은 그 진실을 지금도 철저히 외면하고 당내 권력 다툼에만 몰두하고 있다. 사분오열, 오합지졸이라는 사자성어를 몸소 보여주면서 말이다. 

   

이 와중에 주한 중국 대사가 한국이 미국에 베팅한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여당은 야당을 야당은 여당을 비난하며 집안싸움에 몰두한다. 마치 임진왜란 직전에도 왜란 발발 이후에도 조정에서 당파 싸움에 골몰하던 우리의 조상을 보는 기시감이 들 정도다. 사실 이 말은 이미 과거에 바이든이 박근혜에게 한 말이다. 2013년 부통령이던 바이든이 당신 한국 대통령 박근혜에게 ‘미국의 이익에 반해서 베팅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이제 중국이 똑같은 말을 했다. 상식적으로는 대한민국과 그 국민의 안위를 걱정하는 정치가라면 미국에든 중국에든 베팅할 때 국익을 앞세울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여당이나 야당은 당리당략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일 뿐이다. 그 누구도 국민의 안위를 제일로 삼고 있지 않아 보인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만약 대만 전쟁이 발발하고 이에 대한민국이 말려들어 간다면 73년 전의 한국전쟁과 현재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반도에서 다시 현실화할 것이다. 그리고 그 환란의 희생은 또 서민들이 고스란히 치르게 될 것이고.    

 

이런 혼란 한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지지율이 30%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는 반쪽짜리 대통령이 되고 있다. 막강한 권력을 잡고 있지만 정작 국정을 ‘마음대로’ 운영할 수가 없다. 그런데 그 빈자리를 채워서 국민을 안심시킬 인물이 여당이나 야당이나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정부에 건설적인 비판 세력이 되어서 나라의 균형을 잡아주어야 할 ‘진보좌파’는 오늘도 ‘입진보’의 유튜브 놀이와 ‘강남 좌파’의 팬덤 관리에 푹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의 노동자 층이 트럼프에 광분했고 지금도 그 지지를 버리지 않는 것처럼 한국의 서민도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 이유가 '무능하고' '파당적인' '좌파' 정권에 대한 분노였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어도 그 분노의 원인, 곧 부동산 불안, 빈부격차 심화, 경제 상황의 악화의 추세가 여전해서 서민은 감정의 배설이라도 여전히 해야 한다. 그러나 '좌파'는 야당이 되었어도 여전히 무능하고 '입진보'와 '강남 좌파'는 더욱 날뛰며 서민에게 아무런 실질적 희망을 주지 못하고 그들만의 리그 안에서 쏠쏠한 실익, 곧 돈만 챙기고 있다. 그러면서 결국 박정훈이 말한 '신종 패밀리 비즈니스'를 하는 조국 일가와 나머지 '입진보'들은 오히려 절망을 안겨주고 있다. 그런 데다가 좌파는 지금 산산이 부서져 권력 놀음에만 몰두하고 있다. 그러면서 조국이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로 오로지 자기 '패밀리' 챙기기와 '팬덤' 관리에만 급급하고 있다. 그런 '패밀리 비즈니스'에 서민들은 코뭍은 돈을 '공물'로 바치고. 그들이 신음하는 서민들의 민생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는데도 말이다. 희망을 가지고 싶은데 희망이 없다. 그래서 메시아라도 나타나야 할 판이다. 일본제국주의의 압제에 신음하던 조선의 절망적 상황에서 이육사 시인이 기다리던 그 초인 말이다. 그 기다리는 긴 시간 동안 서민은 광야에서 추위에 떨어야 한다. 늘 그랬듯이 말이다.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렷스랴     

모든 山脉들이

바다를 戀慕해 휘달릴때도

참아 이곧을 犯하든 못하였으리라     

끈임없는 光陰을

부지런한 季節이 픠여선 지고

큰 江물이 비로소 길을 열엇다     

지금 눈 나리고

梅花香氣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千古의 뒤에

白馬타고 오는 超人이 있어

이 曠野에서 목노아 부르게하리라.   

       

왜 우리는 해방된 대한민국에 산 지 80년이 다 되어도 여전히 그저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리면서 초인이 오기를 목 놓아 부르기만 해야 하는 것인가? 현실적으로는 진보좌파가 ‘입진보’와 ‘강남 좌파’의 망령에서 벗어나는 그날이 와야만 참다운 초인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런데 그날이 과연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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