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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Oct 12. 2023

1시간 결혼식에 3천만 원이 넘게 드는 나라라고?

결국 최악의 혼인율과 출생률의 원인은 돈이다.

가을이 왔다. 결혼 시즌이다. 그런데 돈이 없으면 결혼식도 못 올리는 세상이 되었다. <쿠키뉴스>에 관련 자료가 나와 인용해 본다.     


“지난달 결혼한 A(30)씨는 결혼식 비용으로 3,400만 원을 지출했다. 예식장 대관료에 식대,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결혼식 스냅‧영상, 양가 부모님 한복 등을 포함한 비용이다. A 씨는 “고가의 호텔 결혼식을 올린 것도 아니었다”라며 “평범한 예식장에서 평균적인 선택을 했어도 3,000만 원이 넘게 든 것”이라고 밝혔다.”(출처: https://v.daum.net/v/20231010060702839?f=p)     


아래는 비용 세목이다.  

                      

ⓒ 쿠키뉴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임금근로자의 평균소득은 333만 원, 중위소득은 250만 원이다. 이것도 전년 대비 각각 13만 원(4.1%), 8만 원(3.3%) 증가한 액수다. 성별로는 남자 389만 원, 여자 256만 원으로, 남자가 여자의 약 1.5배를 받는다.(출처: https://kostat.go.kr/board.es?mid=a10301010000&bid=11113&list_no=423944&act=view&mainXml=Y) 그렇다면 신혼부부가 평균소득을 받는다고 볼 때 두 사람의 월급을 합한 월급 645만 원을 한 푼도 안 쓰고 거의 반년을 모아야 1시간 진행되는 결혼식을 할 수 있다. 그것도 호텔이 아닌 ‘평범한’ 예식장에서 결혼하는데도 말이다.    

 

한국이 결혼식에 유별나게 돈을 많이 드는 나라인가? 모든 것에서 한국의 모델이 되는 미국은 어떤가? 2022년 기준으로 평균 29,195달러가 든다. 오늘 환율(1368.53원)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4천만 원 정도 든다. 일견 한국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비용 세목은 다음과 같다.(출처: https://www.nerdwallet.com/article/finance/how-much-does-average-wedding-cost)    

  

- 신부 드레스와 장신구(Wedding dress and accessories): $1,833(250만 원)

- 신랑 턱시도나 정장과 장신구(임대료)(Tuxedo or suit and accessories (rental)): $117(16만 원)

- 웨딩케이크(Cake): $507(70만 원)

- 헤어, 메이크업, 손발톱 손질(Hair, makeup, mani-pedi): $212(30만 원)

- 주례(Officiant): $263(36만 원)

- 사회자(DJ): $957(130만 원)

- 피로연 밴드(Live band): $2,435(330만 원)

- 식사와 음료(Food and drink): $7,868(110만 원)

- 예식장 대관(Venue): $5,767(800만 원)

- 꽃과 장식(Flowers and decor): $2,550(350만 원)

- 청첩장(Invitations): $206(28만 원)

- 약혼반지(Engagement ring): $3,970(540만 원)

- 결혼반지(Wedding bands): $1,439(200만 원)

- 사진 촬영(Photographer): $2,150(300만 원)

- 비디오 촬영(Videographer): $1,536(210만 원)

- 팁(Tips for service providers): $439(60만 원)     


물론 이는 평균 가격이니 수백만 달러가 드는 호화 결혼식과 1만 달러도 안 드는 소박한 결혼식도 미국에는 공존한다. 그런데 이 평균 가격이 과연 미국 월급쟁이에게 어느 정도 부담이 되는 것일까? <포브스>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 임금 노동자의 평균 연봉은 59,428달러다. 오늘 환율 기준으로 1억 원 정도다. 부부가 비슷한 연봉을 받는다고 가정한다면 둘이 합한 월급이 9,900달러이니 3달 정도 돈을 모으면 미국에서 평균적인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한국 근로자와 비교하면 미국 근로자의 평균 임금이 3배나 되니 실질적 부담은 한국의 신혼부부보다 훨씬 적다.   

   

그래서 한국의 조혼인율은 1980년 10.6을 정점으로 계속 하향하여 현재 3.7에 머물고 있다. 혼인 건수도 40만 건에서 19만 건으로 반토막이 났다. 최악이다. 초혼 연령도 2002년에 남자 29.8세 여자 27세에서 2022년에 남자 33.7세 여자 31.3세로 가파르게 오르는 중이다. 합계출산율도 2022년 기준 0.7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다. 1970년 100만 명이 넘은 이후 계속 하락해 드디어 20만 명 아래로 내려가는 중이다. 최악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9년 발표한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국민 인식 및 욕구 심층 조사 체계 운영>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만 19∼49세 미혼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출산하지 않는 주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44.7%가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이어 ‘아이 양육 및 교육 비용이 부담스러워서’(19.3%), ‘아이 없이 생활하는 것이 여유롭고 편해서’(12.6%), ‘아이 돌봄 시설 및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아서’(7.8%), ‘아이 키울 주거환경이 마련되지 않아서’(7.6%), ‘일이 너무 많고 바빠서’(6.5%), ‘아이가 생기지 않아서’(0.7%) 등으로 나타났다. 기혼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역시 비슷하게 나왔다. 기혼자에게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를 묻자 ‘경제적 불안정’이 37.4%로 가장 많이 나왔다. 이어 ‘아이 양육비 및 교육비 부담’(25.3%), ‘아이 없이 생활하는 것이 여유롭고 편해서’(11.9%), ‘아이 키울 주거환경이 마련되지 않아서’(10.3%), ‘아이 돌봄 시설 및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아서’(8.3%), ‘일이 너무 많고 바빠서’(4.0%), ‘아이가 생기지 않아서’(2.2%) 등이 이어졌다.(출처:https://edu.chosun.com/m/edu_article.html?contid=2023042102011)    

  

현재 대한민국은 경제 불황, 고용 불안정, 치솟는 집값만이 문제가 아니다. 한반도는 문자 그대로 화약고가 되고 있다, 북한만이 아니라 남한도 언제든 전쟁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선언하고 있다. 전작권이 없어 현실적으로 절대 불가능한 선제타격도 윤석열 정부가 툭하면 언급한다. 그리고 이른바 수구 세력은 심심하면 핵무장을 주장한다. 사회는 ‘빨갱이’와 ‘토착 왜구’, ‘한남’과 ‘된장녀’, ‘꼰대’와 ‘MZ’, 전라도와 경상도로 처절하게 분열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겠는가? 요즘 젊은이들이 불쌍할 뿐이다. 그리고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도 결혼하는 용감한 젊은이들이 기특할 뿐이다. 어쩌다가 이런 나라가 되었을까? 이런 질곡을 벗어날 길을 찾아봐야 하는 데 앞이 잘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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