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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Jan 31. 2024

조민의 명품 커플링이 좌파의 마지막 도덕성을 말아먹나?

조국·조민 부녀의 ‘진보 팔이’는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신문을 보니 조국의 딸 조민이 자기 유튜브에 프랑스 주얼리 전문회사인 메종 부쉐론이 만든 콰트로 블랙 에디션 웨딩밴드라는 다 읽기에도 숨이 찰 정도의 명품 반지를 차고 나와 자랑했다는 소식이 보인다. 조민 것은 300만 원 남친 것은 350만 원씩이나 한단다. 한국 근로자 한 달 평균 임금을 손가락에 끼고 나와 자랑하는 조민을 어찌 봐야 하나? 조민이 자기 유튜브에서 이런 철딱서니 없는 짓을 하는 일이 한두 번도 아니라 그러려니 하려다가 시절이 시절인 만큼 한마디 안 할 수 없기에 적어본다.    

 

물론 조국·조민 부녀가 베스트셀러 책 팔이와 유튜브 방송으로 적지 않은 돈을 벌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이른바 ‘내돈내산’을 시전 한 것이니 법에 걸리는 일은 아니다. 그리고 조민이 돈 자랑하는 데 ‘네가 보태준 거 있냐!’라는 조국·조민 팬덤의 비난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조민의 행동을 두고 왈가왈부하면 반드시 이데올로기가 개입된 진영 논리에 빠지게 될 것이 뻔하니 이런 논쟁에 개입하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 조국·조민 부녀가 저지르는 짓은 국민의힘이 총선 전략의 하나로 삼고 있는 ‘운동권 전력 팔아먹기’라는 프레임에 걸리기 딱 좋은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말하자면 조국·조민 부녀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총선이라는 전선에 나선 진보 진영을 말아먹는 짓을 아무 생각 없이 시전 하면서 여전히 진보 진영을 대표한다는 모순적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조국·조민의 광적인 팬덤은 무조건 이 부녀의 행위를 지지하며 이러한 지지가 윤석열 정권에 맞서 싸우는 진보 진영에 도움이 된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조국은 이른바 운동권의 주축인 86세대에 속하는 인물이다. 곧 60년대생 80학번으로 반독재 투쟁으로 이런저런 핍박을 받은 무리에 속한다. 정확히 말해서 조국은 사노맹 활동 경력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의 죄를 지어 대법원에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조국은 이 ‘훈장’ 하나로 평생 운동권 출신의 대접을 받아왔고 지금도 그의 팬덤은 그를 운동권 출신 진보 진영의 아이콘으로 숭배하고 있다. 그러나 조국은 한국 엘리트의 상징적 ‘훈장’인 서울대 법대를 나온 것도 모자라 서울대 법대 교수까지 하고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권력의 핵심인 민정수석을 거쳐 법무부 장관까지 하며 확실한 기득권 세력에 또 한 발을 담그고 살아오기도 했다.  

   

물론 이런 ‘모순적’ 경력을 지닌 운동권 출신 86세대에는 조국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유명한 것이 이번 총선에서 여전히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른바 광주 단란주점 3인방, 곧 송영길, 우상호, 김민석이다. 2000년 5·18 전야제를 위해 광주에 간 이들은 망월동에서 참배한 뒤 단란주점에서 접대부 술판을 벌였다. 이를 목격한 ‘통일의 꽃’ 임수경의 증언은 매우 생생하다.(링크: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3/05/13/H7AW6WAABVEAVA5YLUTX5UEYSU/)     


“문을 열자 송영길 선배가 아가씨와 어깨를 붙잡고 노래를 부르고 계셨다. 김민석 선배는 양쪽에 아가씨를 앉혀두고 웃고 이야기하느라 제가 들어선 것도 모르는 것 같았다. 마이크를 잡고 있던 송영길 선배님은 저를 보고 같이 노래를 부르자는 듯이 손짓을 하셨고 (중략) 순간 누군가 제 목덜미를 뒤에서 잡아끌며 욕을 했다. ‘야 이 X아, 니가 여기 왜 들어와. 미친 X.’ 믿고 싶진 않지만 이 말을 한 사람은 우상호씨였다.”     


물론 조국은 이런 ‘추접한’ 짓을 하지 않았다. 워낙 명문 사학가 출신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의 출신 배경은 또 다른 차원의 추접한 짓을 저지르는 계기가 되었다. 약자 코스프레를 하다가 권력을 잡는 순간 가족 이기주의에 역량을 총동원하였고 결국 그 꼬리가 길어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권력 싸움에서 지고 말게 된 것이다. 조국이 권력을 잡고 나서 자신의 행위에 내로남불의 원칙이 적용된다는 신념으로 일관한 모습을 보여주어 결국 윤석열 정권의 등장에 혁혁한 공헌을 한 사실은 스스로도 일부 인정한 엄연한 사실이다. 2019년 9월 27일 조국은 ‘죽을힘을 다해 검찰 개혁하겠다.’라는 약속은 공개적으로 했다. 그러나 그럴 역량도 그릇도 안 되는 조국이 저지른 일의 파편을 지금 온 국민이 맞고 있다.     


오래전에 조국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인 말을 인용해 본다.(링크: https://twitter.com/patriamea/status/473773925998931969)     


“권력을 가진 자들이 약자 코스프레를 하며 권력을 더 달라고 구걸한다. 그런데 이 구걸이 성공하면 우리는 이들의 오만방자와 방약무인을 또 보게 될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은 보수 진영만이 아니라 조국패밀리에게도 정확히 적용되는 말이다. 그런데 조국은 다른 사람의 눈에 있는 검불은 보면서 정작 자기 눈에 들어 있는 나무 기둥은 보지 못하는 오류를 지금도 저지르고 있다. 그런 오류가 조국 일가에만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그가 속해있다고 자부하는 진보 진영에 손해를 입히지 말았으면 했지만, 현실은 그 반대로 흐르고 있다. 진보 진영만이 아니라 국민 전체가 조국패밀리 때문에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의 역공을 당하면서 드러난 조민의 입시 비리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조국 팬덤은 그까짓 표창장으로 조국패밀리가 멸문지화를 당해야 하느냐고 항변하지만, 조국패밀리 가운데 정경심만 징역을 살고 있을 뿐 전혀 멀쩡하고 오늘 조민이 보여준 대로 ‘명품’ 반지를 자랑하고 다녀도 아무 문제가 없이 잘살고 있다. 게다가 우연의 일치인지 그 ‘명품’ 반지의 가격이 김여사의 디올 백과 일치하는 300만 원이다.      


사실 조민의 300만 원 명품 반지는 아무것도 아니다. 조국 자신이 과거 1994년 미국 유학 시절에 15만 달러의 유학 비용을 지원받은 채광그룹의 이호진 회장이 경제 사범으로 체포되자 그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썼다. 결국 조국만이 아니라 여러 기득권 세력의 비호로 이호진은 횡령 혐의로 3년 6개월의 형을 받았지만 단 63일만 수감되고 나와서 맘대로 돌아다니며 술도 마시고 떡볶이도 먹으며 황제 보석의 특전을 누렸다. 그리고 그런 특혜를 조장한 특권 비호 세력에 조국도 있었다. 조국은 진보 진영의 아이콘으로 자부하면서 늘 기득권 세력, 특히 재벌 세력의 불법과 부도덕을 비판해 왔지만 정작 자신의 개인적인 삶은 이렇게 그런 기득권과 늘 연관되어 있었다.     


조국이 강남좌파가 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된 것은 물론 웅동학원이라는 사학재단의 힘이 크다. 그런데 이 재단과 관련된 비리가 드러나자, 조국은 이 재단을 포기하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 같은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나 실제로 그 당시 웅동재단은 빈껍데기로 채무만 잔뜩 있는 허울 좋은 재단이기에 그런 식으로 사회에 환원하게 되면 조국패밀리의 금전적 부담을 덜게 되는 결과가 나올 뿐이었다.     


조국은 이미 전과자이고 현재도 범죄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자신과 조국패밀리에 관련된 모든 비리와 범법 행위가 보수 진영의 음모에서 나온 거짓이라는 스탠스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기와 조국패밀리는 진보 진영을 말살하려는 보수 진영의 음모의 희생자라는 프레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성공의 열매는 매우 달았다. 조국 자신은 웅동학원이 파산하고 대학 교수직에서 물러나고, 아내 정경심은 감옥에서 살았고, 딸은 고졸 학력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이고, 아들의 학력도 검증 대상이 되었지만 잘살고 있는 것이다. 조민이 스스로 말한 대로 의사로 있을 때보다 더 잘 나가고 있는 것이다. 조국패밀리가 잘 나가는 것에 대한 대가로 치러지는 고통은 진보 진영 전체가 십시일반으로 분담하고 있다. 이야말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남이 먹는 형국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조민이 결혼하면서 반지 자랑하는 것은 개인의 일이니, 뭐라 할 것 없다. 그러나 그런 조민의 일거수일투족을 모조리 진보·보수 대립의 프레임에서 해석하면서 무조건 ‘우리 편’만 드는 조국패밀리의 광적인 팬덤이 진보를 자처하여 보수가 진보를 내로남불, 이중잣대, 파당주의를 들어 비난하는 빌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현실이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조국패밀리가 떼돈을 벌든 말든, 유명하든 말든 상관할 바가 아니다. 그런데 그런 조국패밀리 사업에 진보 진영을 팔아먹는 작태가 분노를 일으키는 것이다. 그런 전형적인 내로남불의 ‘강남좌파’인 조국패밀리를 진보의 아이콘으로 숭배하는 팬덤이 결국 한국의 그나마 남은 진보의 정신을 호도하고 보수에 진보 세력 말살의 빌미를 제공하는 현실이 기가 막힐 뿐이다. 조민의 명품 반지가 김여사의 명품 백 사달을 가리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조민은 그런 것에 전혀 관심이 없이 오늘도 철부지처럼 ‘멋대로 살기’를 시전 하겠지만 말이다. 참으로 우울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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