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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Mar 25. 2024

조국 대표의 운이 지풍승괘에 이른 것인가?

하늘의 운행이 굳건하다.

조국의 바람이 불고 있다. 주역 64괘 가운데 지풍승의 기세다. 지풍승괘 전에 오는 것이 택지취괘다. 취괘는 국민을 하나로 모은다는 뜻이다. 그렇게 모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승이다. 조국 대표의 행보를 보니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런 모양새다. 손 음목이 지 흙을 뚫고 지상으로 오르고 있다. 게다가 외호괘가 진뢰이니 세상을 흔들어 대고 있다. 그렇다면 지풍승의 기세로 보아도 틀림이 없겠다. 그래서 괘사를 풀이해 본다.    

 

升元亨用見大人勿恤南征吉     


나를 이끌어 줄 대인을 보고 남쪽으로 다니라는 말이다. 결국 조국 대표가 남쪽에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 도움을 청하고 영호남 지방을 집중적으로 다니라는 말이겠다. 나무가 이제 움을 트고 있으니 따뜻한 기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러니 한반도에서 봄기운이 완연한 시기에 남방으로 가야 힘을 더 낼 수 있다는 말이다. 4월 10일까지 수도권보다는 영호남에 집중해서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라는 말이 되겠다.     


다음으로 효사를 보자.     


初六允升大吉     


뜻을 내어 세상에 올라 보겠다고 정치판에 뛰어들었는데 좋은 선택이 되었다는 말이겠다. 양의 자리에 음으로 있다가 발동하였으니, 초육이 양으로 변한 것으로 보면 지풍승괘가 지천태괘로 변할 조짐이니 정복하러 나간다는 의미도 되겠다. 당연히 윤석열 정권을 심판할 뜻을 세웠다는 말 아닌가?     


九二孚乃利用禴无咎     


구이도 음의 자리에 양으로 있어 순리에 맞지 않으나 육오의 음과 조화를 이루니 나쁘지 않다는 뜻이 되겠다. 결국 자신이 이룰 목표를 염두에 두고 초육의 국민의 지지를 믿고 있으니, 허물이 없을 수밖에 없다. 간단한 여름 제사를 드린다는 말은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언행을 말한다고 보겠다. 요즘 조국 대표가 윤석열 정권 타도를 외치면서 지지율을 급격히 올리고 있으니 이에 해당한다고 여겨진다.


九三升虛邑     


빈 마을을 차지한다는 말이다. 오늘날의 말로 한다면 이른바 틈새시장에 진입한다는 것이다. 조국 대표의 선풍적인 인기는 윤석열 정권 타도를 바라는 70% 가까운 국민의 마음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강하게 남은 ‘반명 정서’를 지닌 중도층의 마음도 동시에 얻고 있다. 이는 먼저 정치판에 뛰어든 이준석이나 이낙연이 전혀 할 수 없고 하지도 못하는 역할 아닌가? 무주공산에 오른 셈이다.     


六四王用亨于岐山吉无咎     


통상적으로 주역 괘사에서 사효는 신하, 오효는 왕, 육효는 천자를 의미한다. 신분의 상승을 비유한 것이다. 그런데 지풍승괘에서는 이미 사효가 왕이 된다. 오효의 자리에 있어야 마땅한 왕이 몸을 낮추어 아래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조국 대표는 한때 강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던 인물이다. 그런 사람이 조국혁신당을 창당하고 지역구 후보를 전혀 내지 않고 비례대표 후보만 내고 민주당과 콜라보를 추구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겸손한 자세를 보이며 지지자들의 윤석열 정권에 대한 분노를 달래주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윤석열 정권 심판을 강력히 바라는 국민의 마음을 현장에서 직접 파악하고 그들을 다독거리며 이끌고 나가는 것이다. 그러자면 지지자들과 대동단결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몸을 낮출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권에 대해서는 강경 발언을 하면서 민주당과 지지자들 앞에서는 공손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육사효가 보여주고 있다.  

   

六五貞吉升階     


육오효부터는 4월 10일 이후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노력으로 마침내 뜻한 바를 이루어 계단을 올라 단상에 오른다는 말이다. 결국 여의도에 입성하게 된다는 말이 되겠다. 조국 대표가 품은 뜻을 이룰 것이라는 예언이다.     


上六冥升利于不息之貞     


마침내 최정상에 오른다는 말이다. 그런데 왜 어두워지는가? 더 이상 바라볼 목표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뒤 돌아보면서 쉼 없이 바른길로 나가라는 말이다. 행여 승리에 도취해서 즐기려는 마음이 생기면 안 된다는 것이다.    

 

조국 대표가 일으킨 ‘바람’을 느끼면서 주역점을 보았다. 주역은 주로 단사점에 이용한다. 곧 조만간에 일어날 일을 예측해 보는 것이다. 차기 권력은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 처절하게 분열된 한국 사회를 다시 통합으로 이끌고, 좌충우돌하면서 방향을 완전히 상실한 한반도 대책을 수립하고, 파탄 직전에 와 있는 한국 경제를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야 하는 지극히 어려운 과제를 떠안게 된다.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환상적인 콜라보를 이루어 이 일을 잘 해내기만을 바랄 뿐이다.

           

주역 책을 펼치면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이 건괘다. 그 상전의 첫 구절은 다음과 같다.    

 

象曰天行健君子以自彊不息     


군자, 곧 나라의 지도자는 하늘의 굳건한 운행을 모범 삼아서 나라를 잘 이끄는 일에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는 말이다. 여기에는 지도자로서의 임무만이 아니라 품격을 지키는 일에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 있다. 한마디로 지도자의 자리에 오르면 노무현 대통령처럼 술을 입에 대지도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여기저기 놀러 다니면서 사치품 쇼핑이나 해대고 온갖 추문과 비리에 연루된 소문이 흉흉한 배우자를 커버 치기 위해 공천도 말아먹는 짓은 절대로 하지 말라는 뜻도 담겨 있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이 지난 2년 동안 보여준 것은 군자, 곧 지도자의 길과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이제 조국 대표가 일으킨 바람이 그런 하나라의 걸이나 은나라의 주에 버금가는 파국의 주역을 몰아내는 허리케인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주의 애첩인 달기와 다름없는 인물도 함께 묶어 ‘날리면’ 좋겠다. 중국 고사에 보면 하나라, 상나라, 그리고 서주가 망할 때 나라를 뒤집어 놓는 여자도 꼭 등장한다. 바로 말희, 달기, 포사다. 이런 여자들의 공통점은 미모와 색기로 군자, 곧 지도자의 총기를 흐려 놓아 자기는 사치와 쾌락으로 놀아나면서 나라를 망하는 길로 이끌었다는 사실이다. 수천 년이 지나도 그런 일은 신기하게도 변함없이 일어난다. 이번 총선이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로 국민의힘만 망하고 나라까지 망치는 사달은 막는 묘약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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