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탄핵 청원인의 숫자가 100만 명을 향해 문자 그대로 달려가고 있다. 과연 100만 명을 넘을 것인지가 아니라 언제 넘을 것인가가 문제일 뿐으로 보인다. 100만 명의 국민이 대통령이 싫다고 노골적인 의사 표현을 하는 일은 한국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런데 정치권은 모두 몸조심 모드에 치중하고 있다. 민주당은 물론 조국혁신당도 입만 놀리고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을 뿐이다. 100만 명의 국민이 현 정권을 교체해 달라고 요청해도 정치인 그 누구도 국민의 뜻을 따를 뜻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보다는 자신의 정치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자들이 국민을 대표하고 있는 것이 현재 한국의 현실이다.
정국이 극도의 혼란에 빠지고 있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동안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는 점차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퍼지던 제2차 한국전쟁의 분위기가 한껏 무르익고 있는 것이다. 푸틴은 그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북한을 방문하여 김정은과 조약을 맺었다. 그것도 상호방위조약보다 한층 더 높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것이다. 한국 언론은 러시아가 신중 모드를 보인다고 초를 쳐보고 있지만 러시아와 북한의 본심을 굳이 외면하려는 속셈이 뻔히 보인다.
사실 이런 상황은 이미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충분히 예상된 것이었다. 북한과 대결 모드를 조장하면서 대통령실도 미군 기지가 있는 용산으로 옮기는 행마를 둔 것에서 이 정권이 어떤 외교 노선을 취하고 있는지를 노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한번 붙어보자는 것이다. 한반도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 가장 좋은 예가 되는 것이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러시아의 공격을 도발한 우크라이나가 버티는 것은 오로지 미국의 지원 때문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도 같은 양상이 펼쳐질 것이다. 미국의 지원으로 버티는 양상이 지속되면서 결국 제2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는 모습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한국 국민에게 남은 선택지는 단 두 개인 것으로 보인다. 곧 탄핵이나 전쟁이냐다. 그 어느 것을 선택하든 당하는 것은 국민이다. 비록 100만 명에 가까운 국민이 윤석열 탄핵을 지지하여도 대통령실은 눈 하나 꿈쩍 안 하고 버티는 중이다. 민주당도 정치공학적 계산에만 집중하고 있다. 결국 윤석열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남은 선택은 4.19, 5.18, 6.10의 전통을 이은 민중 봉기 외에 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런 민중 봉기는 결국 국민의 커다란 희생을 요구할 것임은 과거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다.
민중 봉기가 실패하면 기댈 것은 ‘박근혜 탄핵 v.2’인데 현재 국회의 구도로는 국민의힘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의 당대표로 나선 이들의 면모는 모조리 윤 대통령의 학과 후배나 학교 후배다. 다 그 나물에 그 밥들일뿐이라는 말이다. 윤석열 정권을 몰아내는 것이 그들에게 정치적 이익이 된다면 탄핵 정국에 협조하겠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언감생심이다. 한동훈의 경우 아직 자기 세력이 확고하지 않고 나머지 사골들은 눈치나 보다가 떡이나 먹으려는 자들뿐이니 앞에 나서서 국민의 가려운 데를 긁어줄 리가 만무하다. 결국 탄핵은 그저 한바탕 꿈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재명 대표가 깃발을 들고 앞서 나갈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윤석열 정권이 지속될수록 계속 악수를 둘 가능성이 매우 높아 자멸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정치공학적으로 볼 때 손 안 대고 코를 푸는 수순이 되는데 무리할 리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정권은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가 정권이 무너지는 위기 상황에서 택한 전쟁 카드의 매력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젤렌스키가 정권의 위기를 타개할 능력도 의지도 없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유럽연합 가입과 나토 가입 카드를 흔들어 대면서 푸틴을 도발하여 결국 전쟁 발발에 결정적 빌미를 제공한 것은 전문가가 아니어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 이후 젤렌스키는 실질적 독재자가 되어 법으로 정한 대통령 선거도 무시하고 장기 집권에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전쟁을 핑계로 모든 정적을 제거하는 데도 성공을 거두었다. 젤렌스키의 정권 유지를 위해 국민이 당한 희생을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과 서방에 요구하는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오로지 무기뿐이다. 우크라이나가 자력으로 러시아를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전쟁을 계속 끌고 가는 것 말고 젤렌스키가 바라는 것이 없다. 자신의 정권을 유지하는 데에는 전쟁이 지속되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전쟁 당시 이승만이 보여준 행태와 같다. 북한, 중국, 소련만이 아니라 미국조차 휴전이나 종전을 원했지만 오로지 이승만만이 전쟁을 지속하자고 생떼를 부렸다. 하도 난리를 피워서 미국조차 한 때 이승만을 제거할 생각을 할 정도였다.
물론 현재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과거 한국전쟁 때와는 다르다. 러시아의 팽창주의가 동유럽을 거쳐서 서유럽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아무도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것만이 차선책이다. 그래서 젤렌스키만이 아니라 미국 그리고 유럽연합과 나토 회원국의 이익이 맞아 떨어지기에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 제2의 한국전쟁이 발발한다면 어떤 양상이 전개될까? 여러 시나리오를 점쳐 볼 수 있다. 그중에 하나를 전개해 본다.
무엇보다 북한의 궤멸이다. 북한이 현재 핵무기를 최소한 50개 내지 100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많은 전문가가 예상한다. 그러나 수천 기의 핵미사일을 보유한 미국과 맞짱을 뜨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물론 북한을 지지하는 러시아에는 미국보다 더 많은 핵무기가 있지만 러시아가 북한을 위해서 그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미국의 정밀 타격으로 북한이 의외로 손쉽게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전쟁에는 군대의 사기와 무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돈이 필요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볼 수 있듯이 일단 전쟁이 초기 상황을 지나고 나면 소모전에 들어가게 된다. 궁극적으로 돈이 많은 나라가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다. 북한은 경제력으로 볼 때 남한의 상대가 안 된다. 게다가 미국과 맞선다면 도저히 견딜 재간이 없다. 북한이 궤멸하고 천공이 예언한 대로 통일이 된다면 윤 대통령은 국민 밉상에서 순식간에 통일 한국의 초대 대통령으로 등극하게 된다. 정치 상황이 완전히 역전되는 것이다. 과거 이승만이 간절히 바랐지만 성공하지 못한 통일 한국의 대통령 자리를 윤석열이 차지하는 기가 막힌 상황이 연출된다.
그런데 과연 중국과 러시아만이 아니라 미국이 통일 한국을 원할까? 현재로서는 부정적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 가운데 그 누구도 ‘강한’ 대한민국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은 강한 대한민국의 등장을 가장 혐오할 것이다. 아시아에서 미국의 앞잡이 내지는 충견의 역할을 자처하는 일본의 그런 바람을 무시하고 한국의 통일을 미국이 지원할까? 어림도 없는 소리다. 남북한이 갈려서 서로 으르렁대면서 중국·러시아 대 미국·일본의 대결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한반도를 둘러싼 4강의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 뻔한데 굳이 판을 흔들어 새로운 문제를 만들 필요가 전혀 없다.
물론 여기에 변수는 존재한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지속해서 보여준 친미·친일 정책이 먹혀서 통일 한국이 미국과 일본의 이익을 위해 견마지로의 역할을 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패권주의에 맞서는 첨병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보여준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윤석열 정권이 그런 면에서 미국과 일본에서 계속 충성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애초 예상과는 달리 크게 신뢰하는 눈치는 아니다. 그저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명백하다. 북한이라는 존재를 남북이 갈린 상황에서 적절히 제어하는 역할만에 충실할 것을 특히 미국이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미국이 많은 돈을 들여가면서 한반도의 통일에 적극 나설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런 미국의 의도를 잘 아는 윤석열 정권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무엇인가? 결국 북한을 도발하는 것뿐이다. 대결 정국을 더욱 강화하여 북한이 침략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북한도 남북 대결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김정은의 권력 장악에 유리한 카드인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제 김일성과 김정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한 북한의 최고 권력자 지위에 오르고 있는 김정은으로서는 남북한의 위기 정국이야말로 정권을 강화하고 정적을 제거하는 데 최고의 카드가 될 것이다. 정권의 위기에 점점 몰리고 있는 윤 대통령과 이제 본격적으로 명실상부한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오르려는 김정은의 잇속이 맞아떨어지는 데에 전쟁 위기 정국 조성만큼 좋은 카드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런 벼랑 끝 전술이 남북한 권력자의 의도대로 진행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사실에 있다. 애초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나타나 실제로 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는 것이다. 당장 미국에 트럼프 정권이 들어선다면 중국과의 경제 전쟁이 더욱 악화할 것이다. 그러면 중국도 나름대로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 한국전쟁 때 일본처럼 한반도 전쟁 특수를 노려볼 만하다고 보인다. 일본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미국의 병참 기지가 되고 전후 복구 사업에서도 큰 이익을 볼 수 있기에 손해만은 아닐 것이다. 어차피 중국과 일본이 경제 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전쟁은 손실보다는 이익이 더 클 것 아닌가? 그리고 비록 통일 한국이 등장해도 한반도가 초토화된 상황에서는 당장 중국과 일본에 결정적인 위협 요소가 될 리도 만무한 일이다. 한국전쟁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경제 성장을 이루는 데 거의 30년이 걸린 과거를 볼 때 한반도가 다시 한번 초토화된다면 그 정도의 시간이 걸려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계산이 끝난 중국과 일본이 한반도 전쟁을 선호할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과거 한국전쟁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1950년대 초반 한국은 전 세계에서 최하위권의 빈민국이었다. 그래서 전쟁이 나도 경제적인 타격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2024년 대한민국은 실질적으로 세계 15대 경제 대국이다. 그 지위가 전쟁으로 무너지고 나면 회복하는 데 30년이 걸릴 수도 있고 아니면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를 일이다. 전쟁이라는 변수가 아니어도 한국의 경제는 이미 21세기 중반에 이르면 인도네시아에도 밀려 20위 권으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런 데다 전쟁이 난다면 후진국으로 밀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게다가 전쟁에 따른 민간인의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특히 휴전선에서 가까운 경기와 서울 북부 지역은 문자 그대로 초토화될 것이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모여 사는 수도권의 절반이 날아간다면 단순히 1~2천만 명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된다는 의미가 된다.
이런 예측을 하다 보면 결국 차선책은 윤석열 정권 탄핵 카드가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로 보일 뿐이다. 겨우 5년짜리 권력을 잡았다고 이 난리를 피우는 정권과 그 정권에 붙어서 아부하며 사리사욕을 챙기는 간신배들을 제거하는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인 방법이 아닐 수 없다. 그 후계자가 이재명 대표가 되든 한동훈이 되든, 그리고 정말 말도 안 되지만 나경원이나 원희룡이 대권을 잡아도 지금보다는 나을 것이니 말이다. 그런 확신을 하는 국민의 숫자가 100만 명이고 더 늘어서 1,000만 명이 된다면 탄핵은 의외로 쉽게 이루어질 것이다. 전쟁으로 수백만 명의 국민이 희생당하는 것보다는 윤·김 부부만 제거하는 것이 국익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이니 말이다. 과거 수많은 독재자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전쟁 불사를 외쳐온 선례를 볼 때 윤석열 정권이 그 유혹에 넘어가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러니 국민이 현명하게 판단하고 정치가들을 다그치는 수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국회 국민 동의 청원 사이트가 마비될 정도가 되는 모양이다. 이 글을 쓰면서 국민 동의 청원 사이트(https://petitions.assembly.go.kr/#)에 가보니 아직도 대기인원이 21,000명이 넘고 예상 대기 시간이 30분을 넘고 있다. 부디 천심인 국민의 염원이 부질없는 꿈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정말로 꼴 보기 싫은 부부가 국정을 농단하고 설치는 모습을 더 이상 보지 않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란다.
100만 명 돌파 기념 스크린 샷을 첨부해 본다.
마음이 답답해서 주역 단사점을 쳐보았다.
택뢰수 괘가 나왔다. 1효가 동하여 택지췌 괘가 된다.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 남서쪽에서 변화의 바람이 일 것으로 보인다. 기대가 된다. 그런데 과연 이재명 대표가 택지췌 괘가 말해주는 대로 모든 물을 그러모은 큰 연못이 되어 대동의 정신을 발휘하는 일에 앞장서는 지도자가 될 수 있을까? 이재명 대표의 Wille zur Macht, 곧 권력의지와 대한민국의 지도자로서 펼치고자 하는 꿈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러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모든 세력을 포용하고 내 편으로 만드는 사전 정지 작업 과정이 필요한데 아직은 그 경지의 경륜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보여서 안타까울 뿐이다. 물론 수구 세력이 집요하게 흔들고 있어서 실력 발휘할 기회가 없었지만, 이제부터라도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는 심정으로 적도 포용하면서 큰길로 나서기를 바랄 뿐이다. Wind of Change, 변화의 바람은 작은 것에서 시작하지만 일단 탄력이 붙으면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가 되는 법이다. 그러니 일단 시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