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와해 단계에 이른 모양이다.
김문수와 한덕수의 만남이 합의를 내지 못하자 국민의힘이 문자 그대로 난리가 난 모양새다. 국민의힘 내부의 기득권 세력 일부가 단식까지 한단다. 정말 웃음만 나온다. 천하의 국민의힘이 어쩌다 이런 오합지졸이 되어 버렸나?
사실 윤석열을 밀 때부터 국민의힘의 종말은 예정된 일이었다. 자력으로 대선 후보를 내지 못하는 한심한 작태는 이명박 박근혜 윤석열로 이어져 왔다. 모조리 외부 용병에 매달려 꿀만 빨던 국민의힘의 전통은 결국 자생력을 상실한 오합지졸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런 엉망진창 오합지졸이 여전히 정당으로 존립하는 것이 신비할 정도다. 도대체 100명이 넘는 제2 정당이 이 모양 이 꼴로 무너지는 데 누가 책임을 져야 하나? 아무도 없다. 그 누구도 권위 있게 국민의힘을 이끌지 못한다. 그저 차기 총선의 향배를 따르는 해바라기 밭이 되어 버렸다.
이재명 대통령의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은 이제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재명 정부 아래 차기 총선이 치러질 것이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속한 의원들은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해야만 한다. 그런데 가장 생존율이 높은 경우의 수는 당연히 경상도 지역구 후보가 되는 길이다. 그 경상도 민심은 여전히 윤석열을 사랑한다. 윤석열이 나라를 일본에 넘겨도 지지한다고 선언한 동네 아닌가? 그러니 계엄 내란 수괴라도 버릴 수 없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의 자천타천 아바타인 한덕수를 허수아비로 내세워 그가 차기 총선 공천을 지휘하는 시늉을 내도록 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하게 김문수가 몽니를 부리고 있다. 그리고 그 몽니를 단순한 치기가 아니라 사생결단의 자세로 부리고 있다. 이제 국민의힘은 대통령 후보를 두 명 낼 수밖에 없는 궁지에 몰리고 있다. 정말로 국민의힘이 정당으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고 결국 붕괴될 조짐이 보일 정도다. 참으로 신기할 수도 있지만 윤석열을 끌어들여 지난 대선에서 신승한 국민의힘의 처지로 봐서는 이해가 안 되는 상황도 아니다. 한 마디로 대안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하던 짓이 외부 용병 수입이었으니 그 관습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한덕수 용병을 수입하여 쓰다 버릴 모양새인데. 만약 한덕수마저 윤석열처럼 당권을 쥔 다음 본색을 드러내면 어쩔 것인가?
이 모든 사달을 가까이 보면 너무나 이해가 안 되지만 한 발 뒤로 물러나 '무관심의 관심'의 방법으로 관찰해 보면 뭔가 실마리가 보인다. 이 모든 사달의 배후에는 윤석열이 있고 윤석열을 조종하는 것은 김건희라는 시각으로 바라보면 모든 모순이 더 이상 모순이 아니게 보인다. 김건희는 서울의 소리 기자와 나눈 대화에서 자기는 원래 진보 진영에 속한다고 '고백했다. 그런데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 국민의힘에 가입해서 그 자리에 오른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이 된 후 김 윤 커플이 보여준 행태는 국민의힘에 해악이 되는 것뿐이었다. 김 윤 커플의 안하무인격의 언행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끓어올라도 국민의힘은 이 커플 옹호에 전력을 기울였다. 그러다 마침내 계엄 선포라는 국기문란의 대역죄를 졌음에도 여전히 윤석열은 국민의힘의 제1 당원으로 남아 있다. 누구도 나서서 윤석열을 몰아내라는 말조차 못 하고 있다.
탄핵과 파면을 당하고 형사법적 심판을 받을 처지에 놓였음에도 국민의힘을 사주하여 한덕수를 아바타로 내세우고 조희대를 시켜 이재명 후보의 명줄을 끊고자 했다. 여전히 윤석열의 그림자가 국민의힘에 길게 드리운 사실을 보여주는 사레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정말로 이해가 안 되는 일이기는 하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 지속적으로 민주당과 대립하고 이재명 죽이기에 올인하다가 결국 실패한 것은 전적으로 김 윤 커플의 무능만을 보여준 것인데도 국민의힘은 이 무능력자를 굳게 믿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인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성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 김 윤 커플은 본의든 아니든 결과만 볼 때 국민의힘 무력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말았다. 이런 상황이라면 국민의힘은 차기 총선에서 100석도 안 되는 경상도당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일부 호사가들이 말하는 대로 새로운 보수가 등장할 것인가? 그리고 그동안 국민의힘을 지지했던 극우 세력도 자체 정당을 중심으로 세력화를 도모한다면 국민의힘은 경상도당이 아니라 아예 군소정당으로 전락할 것이다.
인간의 운명과 마찬가지로 정당의 운명도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그 사실을 이번에 국민의힘이 문자 그대로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SNL을 능가하는 후보 단일화 코미디까지 시전 하면서 말이다. 삼성과 같은 대기업과 고등법원과 같은 법조계는 이미 이재명 정부에 적응하기 위한 태세 전환을 시작했는데 국민의힘과 검찰은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있으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자칭 보수 진영의 마음이 참으로 복잡할 것만 같다. 그래도 이런 상황은 바람직하다. 잘 가라 국민의힘. 그동안 참으로 지겨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