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30대에게

[ 인문칼럼 ]

by 은빛고래





저는 방황하고 있습니다. (남 / 30세 / 직장인)


저는 지금 매우 지쳐있습니다. 소리 내어 정말 펑펑 울고 싶습니다. 목적 없이 뛰어다녔고 최선을 다해 뛰어다님만이 좋은 결과를 만든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렇게 점 점 두 어깨에는 알 수 없는 짐들로 가득 쌓여만 갔 그것들은 날 하염없이 짓눌렀습니다. 저는 그것들이 어른이 되면 짊어지고 가야 하는 '당연한 무게'라고 생각했 견디기 버거운 무게를 꾸역꾸역 짊어지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까라는 걱정으로 하루하루 버티었습니다.


저는 지금 위로를 갈구합니다. 위로를 받고 싶습니다. 하지만 날 위로해주는 사람과 위로를 받을 상황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아니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일까 항상 스스로를 위로해주는 습관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최근에 찾아온 큰 상실감으로 인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무게와 두려움은 어디선가의 잘못에서 온 것이라는 큰 깨달음을 선물 받았습니다. 그래서인지 현재의 저는 끊임없는 무게의 본질을 없애기 위해 다방면으로 갈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목적 없는 최선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 진정 제가 원하는 꿈을 꾸고자 합니다. 그리고 당분간은 아주 조용히 그리고 나 자신을 돌아보며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괜찮아. 잘했어. 수고했어. 이런 가벼운 위로가 아닌 저의 삶에 대한 심도 있는 말씀을 듣고자 합니다.



보내주신 사연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당신께서 지금 겪고 있는 좌절에 대하여 깊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과거를 생각해보면 꿈을 세우고 그 이상에 도달하기 위해 저의 모든 열정을 불태웠습니다. 하지만 뜻대로 되는 것이 없었고 큰 열망은 그만큼의 큰 좌절로 돌아와 저를 매우 힘들게 하였습니다. 그 기나긴 터널을 지나오며 많은 괴로움을 겪었습니다.


현재의 시련을 딛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다시 일어서려는 당신의 모습을 보니 앞으로 어떠한 역경이 와도 꿋꿋이 버텨내고 훌훌 털고 다시 일어설 힘과 의지가 느껴집니다. 우선 현재의 지치고 외로운 심경을 추스르고 치유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잡념을 떨치기 위해서는 몸의 움직임과 몰두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활동과 운동으로 몸을 바삐 움직인다면 마음과 정신이 괴로울 틈이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의 몸은 활동하지 않으면 에너지가 순환되지 않으며 소비되지 않고 쌓여있는 기운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한없이 무겁고 어둡게 할 것입니다. 자극적이고 쾌락적이지 않은 것들을 선택하여 어떤 것에 몰두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는 동안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를 것이고 다시 당신의 마음이 차오르는 때가 올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꿈에 대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몇 가지 적어 보겠습니다. 물론 당신께서 목표했던 꿈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같이 꿈에 대해 생각해 볼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흔히 우리 시대 사람들이 생각하는 꿈이란 대부분 돈, 명예, 권력, 상품을 쟁취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허상일 수도 있다고 저는 생각입니다. 물론 위의 것들을 욕망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저것들을 이루기 위해 치열한 경쟁의 사회에서 내가 치르고 감내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유치원 입학에서부터 정년은퇴까지 끊임없는 경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세상에 태어나 고작 경쟁에서의 승리를 위해 도태되지 않기 위해 나의 존엄성을 벗어던지고 소중한 생명력과 시간을 소비한다는 건 정말 끔찍한 일인 것 같습니다. 나의 육체, 정신, 마음, 시간, 존엄성이 자본의 논리에 지배되어 나의 소중한 것들을 자본이 욕망하는 것들에 쏟아부을 수는 없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회의 보편적인 기준과 잣대에서 나만의 다른 길을 낼 수 있도록 지혜를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욕심인 것 같습니다. 욕심을 덜어내고 마음을 비우고 자본의 흐름에서 탈주하여 내 안에 생명력에서 욕망하는 것들을 바라볼 수 있다면 다시는 누구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또는 자본이 주입한 허망한 꿈을 세우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인생이란 과정만이 있을 뿐! 스스로 그러한 삶을 살아간다는 데 의의가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목표를 성취하였을 때의 희열은 잠깐입니다. 자신의 기질과 욕망을 통찰하고 본성에 맞게 살아갈 때 우리는 그 과정에서 살아있음을 느끼고 때때로 행복함을 느낄 것으로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내마음대로 되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뜻대로 되는 것이 부자연스러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이 충만함을 느끼는 것에 최선을 다하며 매 순간에 충실하고 그 결과에 개의치 않는다면 우리는 자신의 삶을 온전히 긍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한 우리는 과정에서의 노력을 통해 더욱 충만한 존재로 변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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