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라이데이 No 66, (주)로카디 박지상 대표 - 2024.1
진솔하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살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약속시간보다 한 시간 늦게, 헐레벌떡 들어옵니다. 오늘 푸라이데이 66번째 초대 손님은 부산에 위치하고 있는 주식회사 로카디의 박지상 대표입니다.
죄송합니다! 첫 미팅인데 그만 너무 많이 늦었습니다.
추운 날이라 그런지 더 상기된 얼굴로 정말 죄송한 마음이 몸으로 느껴졌습니다. 부산과 서울, 주말 부부라 한 손에는 캐리어를 끌고 또 큼지막한 배낭 하나를 메고 들어오는 모습이 매우 벅차보였습니다.
괜찮습니다. 게스트분이 늦어도 그냥 저희 호스트끼리 한 잔 하고 있으면 됩니다
그렇게 한껏 안도를 해 드리고 준비된 자리에 모셨습니다. 금요일 저녁, 부산에서 화성으로 다시 화성에서 서울로 입성하는 길이 그리 만만치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오늘 게스트분이 준비하신 술은 ‘Sandeman Porto Twany 40 Years’입니다. 처음 보는 병 모양에 여전히 술에 문외환인 저는, 술의 종류도 처음 들어봅니다. 포르투갈에서 직접 구입한 ‘포트 와인’이라고 합니다.
Sandeman Porto Twany 40 Years
(산 데만 포르토 토니 40년 산)
샌드맨은 포르투의 빌라 노바 데 가이아에 본사를 둔 포트 와인 생산업체입니다. 루비, 토니부터 다양한 빈티지 표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포트를 생산합니다.
강렬하고 깊은 맛의 포르토 토니 40년 산으로 바닐라, 오크, 꿀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부케와 말린 과일, 향신료, 견과류의 매우 복잡한 풍미가 한 입 가득합니다. 와인이 입안에서 부드럽게 전개되면서 산 데만 토니 포르토스의 특징인 나무의 노화와 생동감의 탁월한 균형을 발견하게 됩니다.
- 출처: www.sandeman.com
처음 맛본 샌드맨 포트 와인은 빛깔이 너무 이쁩니다. 술이 따라져 내려오는 길과 조명에 비추어 영롱한 맛이 더욱 깊어집니다. 포트와인은 오크통에 와인을 오랜 기간 보관하기 위해 브랜디를 첨가 한 술을 말합니다. 그래서 도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합니다.
오늘 술은 알코올이 20%에 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은 상당히 달고 감미롭습니다. 지금까지 게스트분들이 준비하신 술들은 나름 스토리가 있었는데, 오늘 작품도 제 위시 리스트에 담길 것 같습니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박지상 님은 현 로카디에서 근무한 지 14년이 되어 갑니다. 이전 직장은 삼성전자에서 TV를 설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당시 현대자동차에 입사 합격도 했었다고 하니, 온전한 기계공학도임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주식회사 로카디는 1984년에 설립되었으며, 올해 40주년이 됩니다. 그래서 깔맞춤 하듯 술도 40년 산을 준비하셨나 봅니다^^
현재 창업자이신 아버님이 회장을 맡고 계시고, 박지상 님은 현 로카디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력 제품은 우주 항공 관련 및 레이더 부품 등이 있습니다. 아버님이 대한항공을 다니시다가 비행기 관련부품을 만드는 회사가 시초가 되었으니, 국내 유망 중소기업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야구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비행기를 너무 좋아합니다
취미를 궁금해하니, 곰곰이 생각하다 넌지시 이야기합니다. 야구를 좋아하지만 여건상 야구를 할 수가 없고, 과거에 자동차를 참 좋아했으나 지금은 비행기가 너무 좋다고 합니다.
취미로 경비행기를 몰아보는 건 어떤지 건네보니 수줍은 웃음으로 돌아옵니다. 눈빛은 순간 빛이 났으니 분명 좋은 제안이었을 겁니다. 생각보다 가벼운 비행기가 하늘 높이 날아가는 상상은, 때로는 두렵기도 하지만 경외롭습니다. 경외로운 취미를 가진 자는 분명 누구보다도 행복한 꿈을 꿀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에 밤은 깊어갑니다. 오늘 시작 시간이 다소 늦었으니 밤 10시까지 두런두런 이야기를 끊지 않습니다. 가져온 술은 동이 나고, 하지만 더 많은 와인을 꺼내지는 않았습니다. 좋은 술은 적게 마실수록 긴 시간을 더 많은 여운으로 채웁니다.
저는 진솔하고 싶습니다. 누군가를 속이며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저를 응원하는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마지막 오고 가는 이야기 속에 진심을 더욱 느낄 수 있었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어려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닐 텐데, 그렇다고 누군가를 군림하며 강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눈이 입을 대신해 말해주는 것을 경험하는 밤입니다.
진심을 다해 일하고 상대방을 대하면 진심이 담긴 소수의 사람이라도 자기의 든든한 우군이 될 것을 더욱 믿고 계시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이 밤은 더욱 따듯하게 익어가고 처음 보는 얼굴들은 익숙해져 갑니다. 다행히도 집이 근처라 편히 보내 드릴 수 있었습니다. 예순 여섯번째 푸라이데이 게스트 박지상 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오늘도 참 행복했습니다.
- 끝
금요일, 그들만의 만남 「푸라이데이(Fri-they)」
비즈니스 & 라이프 살롱 푸라이데이는 격주 금요일, 방배동 ’카페방배상회‘에서 진행됩니다. 카페방배상회 셰프인 Han과 게스트 섭외 담당 Mapogundal, 그리고 인디영화감독이자 교수인 Jina Davis가 함께 합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Mapogundal에 DM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푸라이데이, Since 2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