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기반의 커뮤니티 서비스 '트레바리'
이번 주에 등산 가는데, 정대리는 안 가나?
어떤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어떤 목적을 가지고 참여하는 동호회쯤은 누구나 한 번씩은 가입해 보았을 것이다. 처음 몇 번은 열심히 참여도 하고 나름 네트워킹 활동에 공을 들이지만, 어느 순간엔 아웃사이더로 전락하고 만다. 그래서 동호회는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또 끊임없이 해체된다.
라떼(Natte)만 해도 부서 팀장님이 산을 좋아하면 '등산동호회'를, 축구를 좋아하면 '축구동호회'를 가입해야 했으니, 내가 가지고 있는 동호회만도 최소 세 개 이상은 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대부분의 동호회원들은 가입만 하고 활동을 제 때 못 한 채로 어느 순간 정리가 되고 만다.
이런 생각도 있었나 싶은 생경함과 자극을 찾아
하지만 마음먹고 좋아서 시작한 동호회를 계속하다 보면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기도 한다. ‘독서모임’이 그렇다. 같은 주제, 같은 책을 놓고 토론을 즐기는 것.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다른 생각들을 접하다 보면, 한계에 빠져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고 신선한 충격을 가지게 된다. ‘생경함’이 주는 활력이란 결국은 ‘커뮤니티의 정점’이다.
‘트레바리’의 윤수영 대표도 결국 본인이 좋아서 시작한 사적 모임을, 다양한 업을 가진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만나서 토론하는 모임으로 사업기회를 만들었다. 오프라인 만남을 온라인으로 확대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 종국에는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할 것이다. 아무튼, 옛날부터 다 있었고 누구나(?) 참여해 봤을 법한 지극히 평범한 독서모임을 비즈니스로 발전시킨 것에 대하여 소프트뱅크는 50억을 투자할 만큼 재미졌나 보다. 궁금해진다.
트레바리(trevari)는 2015년도에 설립된, 국내 최초 독서모임 기반의 커뮤니티 서비스이다. 읽고, 쓰고, 대화하고, 친해지기를 핵심으로 하며 월 1회 정기 독서 모임, 멤버 전용 공간 '아지트' 제공, 공연 및 강연 등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커뮤니티 이벤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2019년 소프트뱅크 투자에 이어 2020년 10월 알토스벤처스(대표 김한준)로부터 40억 원을 추가 투자받았다. 트레바리는 '매사에 트집잡기 좋아하는 사람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라고 한다.
물질적이든 아니든 부자가 되는 방법 중 하나는 ‘세계관’을 넓히는 일이고, 세계관을 넓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는 일’이라고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해 주는 것, 거기에 어떤 주제와 콘텐츠를 실어주는 역할과 데이터를 쌓는 일 또한 ‘트레바리’의 주요한 역량과 성과라고 본다. 오프라인 경험과 온라인 데이터를 만들어가는 일은 가장 경쟁력 있는 사업 아이템이다. 나는 아직도 트레바리에 가입해서 활동을 한 적은 없지만, 네트워킹을 좋아하는 마음에서 바라보면 그것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가장 능동적인 비대면 모임 서비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가 각광받는 시대에도 사람들은 같은 주제로 만나 경험을 공유하고 싶은가 보다. 오프라인 모임이 극히 제한된 상황에서 트레바리는 온라인 모임 서비스(랜선 트레바리)를 선보였다. 제한적인지만 제한을 넘고 있다. 경영자로서 각종 리스크는 뛰어넘어야 할 허들이겠지만, 100미터 허들에서 어느 하나 건드렸다고 완주하지 못하리란 법은 없다. 비록 1등은 못할지언정 그 완주를 통해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윤수영 대표를 만나보고 싶다. 나보다 훨씬 젊은 생각과 비전을 공유하다 보면, 처음 생각했던 독서모임의 끝을 지나 진정한 네트워킹 플랫폼 서비스로의 확장을 그려볼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을 넘어 기업 또한 이러한 서비스 플랫폼을 도입해서 자사 기업문화를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트레바리의 작은 모임이 기능을 넘어 기회로, 기회를 넘어 성장으로, 성장을 넘어 네트워킹의 대표 아이콘으로 남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