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도 열기 힘든 날이 있다

스트레스가 턱으로 가는 신기한 통로에 대하여

by 그리니 의 창가


어느날 아침.
눈을 떴는데… 세상에.
오른쪽 턱이 배신을 때렸다.


마치 몽둥이로 두들겨 맞은 것처럼 욱신욱신.
하품은커녕 말 한마디 꺼내기도 어려웠다.


입을 벌리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다니.
이럴 땐 묵언수행을 해야 하나,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그 순간 떠오른 생각 하나.
“혹시… 나 이제 더 이상

밀크티 못 마시는 거 아냐?”


그건 너무 슬픈 일이니까.
결국 턱을 부여잡고 치과로 향했다.

엑스레이를 찍고, 선생님 앞에 앉았다.
“어… 뼈와 뼈 사이가 꽤 붙어있네요.”
“근육도 많이 경직되어 있고요.”

의사 선생님의 질문이 이어졌다.
“혹시 이를 악무세요?”
“한쪽으로만 씹지 않으세요?”
“옆으로 주무시거나 엎드려 자시나요?”
“요즘 스트레스… 많으셨나요?

그 질문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스트레스요? 살면서 안 받고 산 적이 있던가요?”

마음으로 대답했지만,

겉으론 웃고있었다.


내 턱은 진작부터 말하고 있었던 거다.
"나, 지금 너무 버겁다고요."

선생님은 물리치료를 권했다.
그래도 안 되면 보톡스 주사도 고려하자고 하셨다.
(턱에 맞는 보톡스라니…

내 인생에서 이런 일도 생기는구나.)

약을 받아 들고 나오는 길,
조용히 생각했다.
내가 참고 견뎌낸 시간들이
입이 아니라, 턱으로 먼저 나타났다는 걸.

“마음이 괜찮다고 해도
몸은 괜찮지 않다고 말할 줄 안다.”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정직하게,

내 몸 어딘가에 쌓여 있었어요.


나도 모르게 악물고 살았던 시간들,
이제는 조금은 놓아도 괜찮다고
내 턱이 먼저 말해줬어요.


혹시 오늘도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나요?


우리, 잠시 입을 풀고,

마음도 풀어보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