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을 찾는 힘을 기르기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어디쯤에선가 넘어지게 되고, 겨울은 그렇게 조용히 삶 속으로 들어온다. (...) 식물과 동물은 겨울과 싸우지 않는다. 나는 겨울이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았고, 봄이 올 때까지 겨울을 살아낼 가장 편안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겨울을 선택할 수 없지만, 어떻게 살아낼지는 선택할 수 있다.”
- 캐서린 메이, (2023).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 웅진지식하우스
나는 날씨가 화창한 날, 뭘 해도 불만족하는 사람이었다. 근처 맛집을 가면서도 ‘하.. 이런 날씨에는 멀리 근교로 나가서 날씨를 만끽해야 하는데'라며 다른 것들을 누리지 못함에 괴로워했다. 지금 내게 없는 것을 볼수록 마음이 가난해졌다.
인생을 계절에 비유하자면, 요즘 나는 겨울을 지내고 있다.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의 저자 캐서린 메이는 누구나 인생에서 “거부당하거나, 세상의 대열에서 벗어나거나, 발전에서 실패하거나, 아웃사이더가 된 감정을 느끼는 시기”를 만난다고 말한다.
잘 다니던 직장에서 나오게 되어 직업이 없고, 모아둔 돈을 까먹고(?) 있고, 동료가 없어서 거의 혼자 시간을 보내고, 가고 싶은 회사의 공고를 보거나 면접 보러 오라는 메일을 받으면 마음이 둥둥 뜨지만, “귀하의 역량은 뛰어나나…”로 시작하는 탈락 메일을 받거나 아예 지원서에 응답도 없는 날이 대부분이다.
거절은 익숙해지지 않는다. 언제나 아프고, 때론 나를 무력하게 만든다.
하지만 누군가 ‘잘 지내요?’라고 하면, 생각한 대로 되지 않아 속상하지만 만족한다고 답할 것 같다.
물론 ‘언제쯤 일을 하게 될까? 하게는 되겠지?’ ‘내가 만족하는 직업을 다시 구할 수 있을까?’ 등등의 질문이 들면 초조함이 고개를 들지만, 겨울엔 알 수 없는 것임을 받아들이는 연습 중이다. 그리고 겨울에만 할 수 있는 것, 겨울을 조금 더 편안히 살아낼 방법을 시도해 보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요리를 하다 보니 나름의 평온함이 있고, 구직 스킬이 느리지만 향상될 거고, 운동 시간을 늘렸으니 근육이 더 붙을 거고, 밀렸던 공부도 하고 있고, 미루고 미뤘던 심리학 관련 브런치 연재도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예상치 못하게 온 겨울이 반갑지는 않고 추위가 싫지만, 덜 고통스럽게 겨울을 나고 있다.
인생에서 물리적으로 34번의 겨울을 겪었지만 여전히 겨울은 싫고 춥다. 하지만 이를 대비하는 나름의 방법은 많이 생겼다. 히트택 입기, 핫팩 붙이기, 따뜻한 차 마시기, 감기 기운 생기면 바로 약 먹기, 온수 매트 구비하기 등.
인생에서 여름이 계속되길 바라지만, 원치 않는 시기와 방법으로 내 인생에 또 겨울은 올 것이다. 그때도 이렇게 나름 겨울에 할 수 있는 좋은 것들을 찾고, 더 편안하게 겨울을 지나 보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면서 다가올 봄을 기다리는 지혜를 연습 중이다.
부정편향성과 3GT(3 Good Things)
부정편향성(Negativity bias)은 인간이 긍정적인 경험보다 부정적인 경험에 더 강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생존이 중요했던 인간은 부정적인 사건이나 감정을 더 잘 기억하고, 더 오래 영향을 받도록 진화했다.
하루 동안 좋은 일이 여러 번 일어났더라도, 한 번의 나쁜 경험이 우리의 기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부정편향성은 미래의 실수와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긍정적인 경험을 놓치게 만들 수도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경향을 극복하기 위해 심리학자들은 다양한 활동을 제안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3GT(3 Good Things) 활동이다.
이는 매일 세 가지 좋았던 일을 기록하는 간단한 연습이다. 이 연습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이 있었음을 인식하도록 돕고, 부정적으로만 쏠리는 생각에서 빠져나와 긍정적인 부분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육체적으로 똑바로 서있기 위해 왼쪽, 오른쪽 다리 근육 모두가 튼튼해야 하듯, 마음의 부정적 근육은 이미 단련이 많이 되어 있기 때문에 마음의 긍정적 근육을 훈련하는 연습이라고 보면 된다.
3GT 방법
1. 매일 저녁, 하루 동안 좋았던 세 가지 일을 적기
크고 작은 일 모두 포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친구와의 즐거운 대화, 맛있는 식사, 또는 아름다운 풍경을 본 경험 등이 될 수 있다.
(1번도 충분하지만 더 할 수 있다면 하기. 나는 1번은 꼭 하고 2번은 가끔 한다.)
2. 왜 좋은 일인지 이유 적어보기
왜 그 일이 좋았는지, 그 경험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를 적어보기. 이렇게 하면 긍정적인 감정을 더욱 깊이 느끼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이 연습을 통해 사람들은 긍정적인 감정을 더 많이 경험하고, 전반적인 행복감이 증가하며, 스트레스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인생이 바라는 대로 되지 않아서 추운 겨울을 지날 때, 이 기간에도 내게 있는 거창하지 않아도 소소한 3GT를 발견해 보자.
춥디 추운 겨울을 좋아하긴 어렵지만, 작은 온기로 인해 겨울이 버틸만해질 것이다.
부정편향성을 보완하는 다른 연습이 궁금하다면
- <심리학 한 조각> 마틴 셀리그만, 반박하기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