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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솜 Oct 21. 2024

매일 아침 7시, 투썸으로 출근하기

조금씩 더 나아질 수 있는 작은 일들을 선택하기

“모든 것이 쉬워 보일 때가 있다가도, 모든 것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때가 있다. 우리의 현재가 언젠가는 과거가 되고, 우리의 미래가 언젠가는 현재가 된다는 것을 기억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를 괴롭히는 일이 언젠가는 지나간 역사가 된다. 그 순환을 견뎌낼 때마다, 우리는 조금씩 성숙해진다 .”

- 캐서린 메이, (2023).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때. 웅진지식하우스


사람들의 좌절과 시련이 잘 보이는 요즘이다. ‘아무도 원하지 않았지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직장 혹은 직업을 잃고

당연하게 여겼던 임신이 지속적으로 되지 않고

갑작스럽게 몸이나 마음에 아픔이 생기고 

항상 함께일 줄 알았던 소중한 사람이 갑자기 나를 혹은 세상을 떠나는 등


예전에는 그런 좌절과 시련의 스토리를 들으면 ‘제발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두려움에 떨었다. 요즘은 이런 일을 겪는 사람들이 어떻게 고통을 완화하고, 견뎌내고, 버텨내고 그래도 다시 삶을 재건하려는 의지를 유지하는지 더 궁금하다.


38개의 이력서 제출과 아직도 구직중인 나의 상태. 어떤 날은 괜찮다가도 어떤 날은 마음의 고통이 물리적으로까지 느껴진다.


심장 부근이 서늘하고 에린 느낌. 혹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게 만드는, 몸을 짓누르는 무력감. 희뿌연 안개가 내려앉은 것 같은 둔탁하고 뿌연 머릿속이 될때면 그저 침대로 들어가 눕고싶다.


운동 하기, 명상 하기, 소중한 사람들과 대화하기, 내 마음 바라보기, 기분 좋아지는 일 하기

최대한 긍정적인 미래를 상상하기

한계를 수용하기

할 수 없는 것과 할 수 있는 것 구분하기. 그래서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기

잃은 것 보단 그래도 남아있는 것을 찾기. 그것에 감사하기 등.


과학의 힘을 빌린 심리학 지식을 투하해 보지만, 매일 매일이 에너지있게 보내지진 않는다. 삶에서의 좌절과 시련을 마주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얼마가 걸릴지 모르지만, 이 고통은 옅어지고 무언가가 남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분명한 것은 ‘아무도 원하지 않았지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인생에서 또 찾아올 것이다.


때로는 희망과 감사함에 가득차 생기있게, 때로는 눈물과 무기력에 범벅되어 나는 매일 아침 7시, 카페 투썸플레이스로 출근을 한다.


지금 이 시기에만 쓸 수 있는 글을 쓰고, 힘이 조금 더 생기면 다시 구직 공고를 찾고, 자기소개서를 제출한다.


언제 올지 모르는 나의 봄을 기다리며, 조금씩 더 나아질 수 있는 작은 일들을 해나가고 있다.





심리학 한 조각

회복탄력성(Resilience)의 형성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란 인생의 역경과 도전에 맞설 때, 마음의 원천에서 필요한 자원을 끌어올 수 있는 내적인 능력이다.
- 게일 가젤, (2021). 하버드 회복탄력성 수업. 현대지성


처음 회복탄력성이라는 심리학 개념을 알게되었을 때, 나는 이 능력이 참 좋았다. 어려움이 생길 때 마음의 자원을 끌어와 대처하는 능력이라니.


영화 캐릭터 울버린처럼 상처가 생겨도 바로바로 치유되는 멋진 슈퍼 히어로가 떠오르곤 했다.


하지만 학자들은 회복탄력성은 이미 존재하는 ‘슈퍼 물질'이 아니라, 스트레스, 긴장을 계속 다루는 과정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발달하는 것'을 아는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1)


즉, 회복탄력성을 가진 사람은 초능력을 갖고 태어난 슈퍼 히어로보다는, 수많은 훈련을 버티고 견뎌내어 굳은살이 깊이 박힌 역도 선수나, 발이 변형된 발레리나에 가깝다.


그럼 어떤 과정을 거쳐 회복탄력성을 갖게 되는 걸까? 연구에 따르면 역경을 겪고 > 위축되거나 무능함을 보이다가 > 회복/적응을 위한 행동을 하게되고 > 효과적인 행동이 발생하고> 유능감/ 효능감이 강화되는데, 이러한 순환이 되며 회복력이 생성된다.


즉, 위축되고 무기력해 지더라도 회복/적응을 위한 행동을 해내는 과정 속에서, 회복탄력성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조금씩 더 나아질 수 있는 행동을 선택하고 실행할 때, 그 행동이 우리가 원하는 결과로 바로 이어지진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이번 주 까지 38개의 이력서를 제출했고 나는 아직 구직 상태다.)


결과만보면 무의미한 일 같지만, 그 과정과 반복되는 순환 속에서 우리의 회복탄력성은 단단해 지고 있다. 



보너스 Tip! 회복탄력성 형성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해나가면 좋을까?

적절한 자원과 숙달 동기(mastery motivation)가 회복탄력성을 형성하는 주요 2가지 요인이다. 따라서 이 2가지 요인과 관련된 활동을 찾아나가보자.


1. 적절한 자원을 찾는다
인적, 사회적, 감정적, 물질적 자본이 확보 가능할 때 회복탄력성의 형성이 이뤄지기 쉽다. 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야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 조직을 찾아보자. 혹은 감정적 지원을 해 줄 수 있는 소중한 사람을 만나서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방법도 좋다.


2. 변화를 만들어 내려는 동기부여되기
회복탄력성 형성을 위해서는 숙달 동기(mastery motivation)가 중요하다. 숙달 동기는 어떤 일을 잘하고 싶어서 그 일에 대해 노력하고 연습하는 내적 동기를 의미한다. 동기를 올리고 싶을 때 아래 질문들을 생각해 보자
- Q. 내가 노력하고 연습해서 무언가를 이뤄냈던 뿌듯했던 경험은?
- Q. 이 연습 기간을 통해 내가 만나고 싶은 이상적인 미래는?
- Q. 결과와 상관 없이 그 과정에서 내가 배운 것은?



(1) 킴카메론, 제인 듀톤. (2003). 긍정조직학 Positive Organizational Scholarship. 포스북스



회복탄력성이 더 궁금하다면

- <심리학 한 조각> 회복탄력성 기술 - 유연성 갖기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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