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일에 관한 두 개의 인터뷰

독립책방 사장님과 프랑스 병원 레지던트

by 다솜


첫 번째 | 대전 독립책방 삼요소
대개 커피는 자주 사도 책을 자주 사진 않는다. 더욱이 클릭 한 번에 다음 날 수령이 가능한 시대, 경제적 불안을 안고도 독립 책방을 여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었다. ‘충만한 일’에 대한 고민과 행동에 대해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인터뷰 요청서에 조규식님이 처음 응해 주었다. 이전의 회사를 선택한 이유와 그 후 퇴사를 하게 된 계기 그리고 책방을 열게 된 과정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두 번째 | 프랑스 병원 레지던트
파리에 방문할 기회가 생겨 ‘충만한 일’에 대한 인터뷰 모집 글을 올렸다. 의대 7학년에 재학 중인 Charly 씨가 응해주었다. 본인이 진로를 선택하게 된 이유와 사람들의 진로에 미치는 사회의 영향을 이야기했다 .


첫 번째 | 대전 독립책방 삼요소

퇴사와 독립 책방이라는 길

왜 책과 관련된 가게를 잡으셨는지요.

이걸 위해서 회사를 그만둔 것은 아니고,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 뭔가를 해야 하잖아요. 우연히 팟캐스트에서 북바이북 사장님이 나온 편을 들었어요. 아예 독립서점이라는 자체를 모르다가, 뭐 책도 팔고 행사도 열고 술도 팔고 커피도 판다고 하더라고요. 흥미가 생겨서 북바이북이 어떤 데인지 보고, 서울에 많으니까 여기저기 돌아다녀 봤어요. 독립출판물이라는 것도 몰랐어요. 작년 2월까지만 해도. 다녀보고 하니까 딱 봤을 때는 좋아 보였죠. 원래도 쉬는 날에 집 근처 대학교 도서관에 자주 갔어요. 거의 이틀 쉬면 하루. 책을 자주 읽는 타입은 아닌데. 책이 그냥 좋았나 봐요.


그 매력 같은 건 뭔가요? 이걸 계속 오래 하고 싶은.

가장 큰 건 사람들이 모임 했을 때, 이런 말 들으면 되게 좋아요. 나는 일주일 동안 이것만 기다린다. 삶에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끼치는 걸 봤을 때 되게 보람이 되더라고요. 제가 이전에 CGV에서 일했어요. (퇴사하신 곳이 CGV에요?) 네. CGV가 문화를 만드는 건 맞는데 더 획일화되고. 나쁜 거라고 생각은 안 하지만. 의미 있는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조금 더 다양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는 자부심은 있어요. 서울은 워낙 많으니까 적어도 대전에서는. 그런데 돈을 못 벌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가장 큰 건 사람들이 모임 했을 때, 이런 말 들으면 되게 좋아요. 나는 일주일 동안 이것만 기다린다. 삶에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끼치는 걸 봤을 때 되게 보람이 되더라고요.


자영업을 하기까지

자영업을 할 자신 같은 건 아직 없거든요. 좀 더 나아 보이는 곳으로 이직을 생각할 수는 있어도, 그래 내 공간을 열겠어, 이렇게는 잘 안 되는데 어떻게 자영업을 하실 생각을 했는지.

저는 이게 너무 단순한 게, 진짜 어느 정도는 되겠지, 라고 생각을 했고. 일단 하고 싶은데 어쨌든 이만큼 돈은 모아놨네, 이거 갖다가 뭘 해보는 게 좋겠다. 이게 돈이 엄청 많이 들고, 부양할 가족이 있고 그럼 당연히 안했겠죠. 어쨌든 부모님 집에 얹혀살고, 엄마가 밥 주고, 집에 가면 내 방이 있고, (주거 비용이 덜 드는군요.) 내가 모아둔 돈으로 하고 대출받은 거 없으니까. 왜냐하면 이거 돈 둬서 뭐해. 이것도 영향을 많이 끼쳤던거 같아요. 독립책방 51페이지 사장님이 리디북스 어떤 팀장으로 가셨는데, 그 서점을 넘기고. 어느 팟캐스트에서 하신 말씀이. 저 직접 그분 찾아가 뵙기도 했거든요, (그냥 연락해서요?) 네 이거 하기 전에, 이것저것 여쭤보고. 그분 하신 말씀이 “한 60퍼센트 정도 확신만 있어도 해보면은 이런저런 일이 생기니까 하는 것을 자기는 추천한다.” 그 말도 되게 저한텐 힘이라고 할까, 더 행동하게 했던 거 같아요.


“한 60퍼센트 정도 확신만 있어도 해보면은 이런저런 일이 생기니까 하는 것을 자기는 추천한다”. 그 말도 되게 저한텐 힘이라고 할까, 더 행동하게 했던 거 같아요.


근데 이런 걸 시작 하실 때 저는 저 스스로 겁이 많은 사람으로 정의하거든요, 정말 안되면 어떡하지? 이런게 따라 다닐 것 같은데 어떠세요?

(말이 끝나자 마자) 그런 생각을 전혀 안했어요. (진짜요?) 예 전혀. (그냥 나는 되겠지, 이렇게?) 되겠지라는 생각도 아니고, 제가 요즘들어 많이 느끼는 데, 모임 할 때마다 하는 소리에요. 먼 미래를, 먼 미래를 생각할수록 현실이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어요. 걱정이 많아지고 하니까. 언제 죽을지도 모르고,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할 지도 모르고. 그리고 일단 지금 너무 힘든데.


저 진짜 회사에서 진짜 힘들 때 이랬어요. 전 욕을 안 하는데 아침에 욕하면서 일어나고, 출근하면서 ‘아 누가 나 차로 쳤으면 좋겠다’, ‘누가 나 칼로 찔렀으면 좋겠다’ 진짜 이런 생각을 했어요, 너무 힘들어서. 근데 무엇 때문에 스트레스받으면서 살 이유가 뭐가 있느냐는 거죠. 그래서 앞으로 일 년 뒤만 생각하면서 살자. 일 년 뒤면 조금 더 구체적인 목표니까, 그것만을 위해서 사람이 살다 보면 어떤 행동하는 것도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하고. 일 년 뒤를 생각하면 내가 지금 힘든 것도 조금 더 버틸 무언가가 생기기도 하고. 근데 막 몇 년 뒤 뭐 결혼해서, 먼 미래를, 막연한 미래를 그릴수록 너무 힘들고 무엇 때문에 사는지. 힘들게만 살았던 것 같아요.



두 번째 | 프랑스 병원 레지던트

본인의 진로

본인을 소개해 주시겠어요?

저는 의대 7학년이에요. 학생이자 노동자에요. 처음엔 문학보다 과학을 잘했어요. 저는 문학에 관심이 있어서 기자가 되고 싶었는데, 선생님이 과학을 더 잘하니 이쪽 진로를 추천해 주셨어요. 의대를 선택한 이유는, 프랑스에서는 의사의 삶이 괜찮아요. 어디서나 살 수 있고, 연봉도 좋고요. 제가 의학에 열정이 있었다기보다는 실용적인 이유로 선택했어요.


고등학생 때는 인기 있는 직업이 있나요?

네. 요즘은 의대에요. 31명 중 14명이 의대 가고 싶어 했어요. (과학 분야에서 많은 사람이 의대를 가고 싶어 한다는 거죠.) 네. 의대 다음이 공대이고 그다음이 선생님이에요. 선생님은 인기가 많진 않지만, 직업 수요가 많아요.


만약 친구들이 일을 하다가, 의사가 되고 싶지 않다고 깨달으면 어떻게 되나요?

아, 가끔 발생해요. 170명이라고 말씀드렸는데, 2명 정도가 그랬어요. 한 명은 환자를 만나고 하는 것들이 맞지 않다고 해서 그만뒀고요, 한 명은 너무 힘들어서 그만 뒀어요. 아마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하고, 돈도 많이 벌 수 있으니까 의대를 선택하기도 하는데, 막상 환자를 만나면 행복하지 않은 거죠.


주변의 공대나 의대 간 친구분들은 만족해 보이나요?

네. 응급은 좀 힘들겠지만요. 공대 친구들은 아직 대학을 다니긴 하고요. 컴퓨터 쪽 친구는 2년 정도 공부하고 직장을 가졌어요. 돈은 많이 못 벌지만, 일하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 행복하대요. 이게 한국이랑 많이 다른 거 같아요. (하하) 프랑스는 일찍 마치잖아요. (아, 최근에 한국에도 주 52시간 법률이 생기긴 했어요. 잘 안 지켜지긴 해요.)


대부분의 프랑스사람은 본인이 하고 싶은 걸 잘 찾는 거 같나요?

분야에 따라 다른 거 같아요. 생물학 경우엔, 박사를 하더라도,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요. 제가 아는 친구는 9년 동안 생물학을 공부했는데 직장을 못 구했어요. 지금은 슈퍼마켓에서 일하고 있어요. 역사학도 마찬가지에요. 문학도 그렇고. 그래서 많은 사람이 의대나 공대에 가고싶어 해요. 의대에서는 언제나 직장을 구할 수 있으니까요. (한국과 비슷하네요. 많은 학생들이 공대나 의대를 선호해요. 자본주의에서는 이윤이 중요하니까 의대나 공대 분야 직업이 유지가 되고 그래서 사람들이 가겠죠. 직장을 구해야 하니까요.)


사회와 개인의 진로

사회가 사람들이 직업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요?

삼십년 전에는 가능했다고 봐요. 일이 마음에 안 들면 다른 것을 하고요. 요즘엔 바꾸기가 어렵다고 봐요. 무언가를 다시 하고 싶다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니까요. 이미 걸어온 길에 갇히게되죠. 공대를 예를 들면, 프랑스에서 최고의 공대는 총에 관한 곳이에요. 프랑스 군대가 유명하니까요. 이쪽을 하고 나면 컴퓨터 공학을 할 순 없잖아요

사회가 사람들이 직업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요? 삼십년 전에는 가능했다고 봐요. 일이 마음에 안 들면 다른 것을 하고요. 요즘엔 바꾸기가 어렵다고 봐요. 무언가를 다시 하고 싶다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니까요.


삼십년 전엔 왜 가능하다고 보았나요?

사람들이 공부를 오래 하지 않았어요. 선생님이 되는 공부도 삼년 정도 걸렸거든요. 일을 위해 공부를 할 때 너무 오래 걸리지 않았죠. 그러니까 일을 바꾸기도 쉬웠죠. 제 할아버지의 경우 심리학 전공을 하셨는데, 변호사 친구분이 “문서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 하셔서 그 쪽으로 일을 시작하셨어요. 오늘날엔 거의 불가능하죠.


좀 이상한 질문이지만 프랑스 사람들이 행복해보이나요?

제 친구들은 스무살에서 스물 다섯살 사이라서. 제 생각에는 사람들이 서

44 른 살 이후부터 덜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하고, 대학에 떨어지면 다른 걸 찾아야 하고, 어느 순간 부모님의 도움이 끊기잖아요. (저는 서른하나인데 비슷한 상황이긴 해요. 지금 하는 일이 덜 만족스럽다고 해도 바꾸기도 어렵긴 하죠. 불행해!라곤 할 수 없지만요. 그런 부분은 확실히 있죠.) 제가 아는 아티스트는 서른 살쯤에 성공을 못 하면 다른 일을 할 거라고 하더라고요. 운동선수의 경우에도 서른 쯤에는 성공해야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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