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구

by Bono





이 색을 대체 무엇이라 부를 수 있을까? 순식간에 어두워진 조도 사이 거대한 현색玄色의 바탕 위에 다보탑과 석가탑이 나를 마주하는 곳. 금빛의 해와 은빛의 달이 탑 꼭대기에서 반짝인다.










나의 응시로 깨어난 천체의 빛들이 고요히 파쇄되어 탑을 따라 흘러내린다. 어둠에 익숙해져 환하게 열린 나의 홍채와 탑신을 밝히는 빛이 너울너울 잇닿는다.




나는 아주 먼 옛날, 달빛을 길어 탑을 조각하던 석공이 된 듯 그림 앞으로 다가간다. 손을 뻗어 만진다면 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가 탑 아래 작은 부조가 되어버릴 것만 같다.






일렁이는 빛들이 해독할 수 없는 문자처럼 저마다의 염원을 품고 튀어 오른다.




탑과 탑 사이 자리한 조그만 본존불은 탑의 위용에 밀림 없이 은은한 미소를 지은 채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은박과 전통 안료만으로 어떻게 돌빛을 그대로 살려냈을까?








천체의 빛들이 탑을 타고 흐르다 고요히 본존불 앞에 모여든다. 그 빛이 앞에 놓인 먹빛의 연지로 이어져 일렁일렁 또 다른 세상을 만든다.



나는 무엇을 기원할까?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기도할까? 작별인사를 제대로 전하지 못한 아빠의 안녕일까, 떨림이 심해진 손의 평온일까.



결핍은 언제나 있어왔지만, 한 번도 해갈되지 않은 갈증으로 이어진다. 연지의 반영 앞에 작은 나무로 선다. 내 숨결에 일렁이는 물결에 손을 뻗는다.



무젖은 돌빛이 내게 스며든다.



나는 또 다른 작은 탑이 되어 숨을 참는다.











허상과 허상이 쌓아 만든 반영의 그림자 속, 내가 꿈꾸던 실체를 향해 고개를 든다.





믿음은 때론 보이지 않는 세상을 만든다.



허상으로만 머물지 않을, 염원이 꿈꾸는 실제의 세상.



우리 모두의 26년이, 서로의 마음이 갈구하는 뜻깊은 세상이 될 수 있길. 그리고 평안하길.




무엇보다 바라고 바라는 것들의 행렬에서 자유로워지길.





















새해 복 많이 받으셔라.

모다, 건강하시길요.

꼭이요!







* 같이 듣고 싶은 곡



이적 : 나침반


https://youtu.be/xtW43M1RgIc?si=cFmQWM4Tz4op4q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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