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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집은 어디인가

나를 위로하는 노래

by Bono


5살 배기 조카의 손짓으로

봄이 밀려온다

새순을 닮은 손가락

가리키는 곳마다 일렁이는

봄, 봄, 봄

잎이 돋지 않은 나무줄기 아래

나란히 서 하늘을 본다



화단 옆 피어난 작은 개나리가

나무를 향해 건네는 초록의 말



나무야, 나무야

어디갔다 온거야?

옛날에 있던 나뭇잎들

어디다가 두고 왔어?

너네 집은 어디 있는거야?



높은 가지 위에 들리지 않을까

힘주어 묻는 아이의 목소리

천진한 질문에 귀를 기울인다



나무의 집은 어디일까?

바람에 묻어오는 꽃가루

새가 물어다 주는 씨앗 한 줌이

틔워 올리는 느릿한 걸음

가다 지친 나무는 어디에

머리를 누이고 잠드는 걸까



빗물이 닿은 미농지의 투명한 결

새로 돋은 잎들의 순결한 잎맥

겨울을 이긴 생명이 열고 나오는

계절의 문 앞에서

나무의 집을 꿈꾼다



빈 방이 하나 있다면

숨이 가쁜 날

잠시 숨어들어 쉴 수 있는지

나무에게 치르는 월세는

무얼로 가능하려나



꼬물대는 손을 잡고 마주하는 눈길

나무의 집,

같이 찾아가 볼까?



네게도 마음에 그런 집 하나

든든히 만들어 줄 수 있다면

내 살아가는 이유 하나 분명하겠네












*같이 듣고 싶은 곡


Bruno Major


https://youtu.be/py8v0sIXlZY?si=5_1Y2aTwrvdNLZ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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