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의 시간

by Bono





누군가의 기도를 엿보는 일은

하늘에 닿을 소원 한 조각을

미리 훔쳐 오는 일인지도



수묵 농담 짙어지는 빗줄기 사이

마음의 무게 저리도 버거울까


합장한 두 손

쉬지 않고 엎드린 등줄기 위로

여린 꽃잎 되어 발밑에 고인다


남녘을 날아 온 바람

잠들어 있던 봄눈을 깨워내고

이끼 묻은 부처의 미소로

오가는 이들 반기는 백구 옆에 앉아

기도를 엿보는 이른 봄날


더디 울리는 풍경 소리 사이

번져오는 흐느낌은 불경처럼 아득하다



슬픈 기도는

아직 거기 산문 밖을 맴도는지

두고 간 마음,

새벽 독경 소리에 흩어지려나


먹빛의 장막 안

해가 지고

달은 뜨고,

새는 날아 아득한데


파근하게 고이는 이내 사이

긴 꼬리로 남겨진 당신의 기도

풍경 소리 번져오는 수묵의 시간











* 같이 듣고 싶은 곡


샤이니 종현 : 하루의 끝









#청양장곡사

#당신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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