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예감은 틀리지도 않는지.
이번에도 똑같이 임신테스터기에 흐린 두 줄이 나왔지만 며칠 후 사라졌다.
이제 알았다.
시험관을 진행하면서 이식 후 하는 임신 테스터기는 피검사 하루 이틀 전의 결과가 아니면
나의 경우 다 소용없는 결과들일 뿐이라는 것을.
두 줄이 생겨도 진짜 내 몸의 반응이 아닌, 약에 의해 뜨는 아무 의미없는 줄이라는 것을.
피검사 하루, 이틀 전 확실한 두 줄을 본다면 그때서야 기대를 가질 자격이 주어질거라는 것.
지금 착상 조차 안되는 나로서는,
1차 피검사에서 수치가 낮게 나와 더블링이 될까 말까 고민해보는 것도 부럽다.
2차 시험관을 진행할 때 전혀 기분이 새롭지 않았다.
마치 1차를 똑같이 한 번 더 겪는 기분이었다.
고만고만한 채취 갯수에 같은 수의 배아 이식, 비슷한 등급 상태의 배아, 존재하지 않는 동결 배아.
나쁜 생각보다 좋은 생각을 해야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다는 생각은 당연히 했지만
저런 조건들이 있는데 나쁜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결국 피검사 결과도 같을 거라는 강한 예감을 잘 외면할 수 없었다.
그래도 반전이 있지 않을까하는 아주 실낱같은 기대를 품었었다.
좌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포기할게 아니라면 좌절할 수 없다.
좌절하면 포기할 것 같다.
그럼 너를 얻는 걸 포기하는 거니까.
다음주부터 병원을 옮긴다.
그곳에서 꼭 너를 만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