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감정은 나의 일부입니다

by 서월

나는 자주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우울한 내가 너무 싫어.”

“감정을 안 느낄 수는 없을까.”


그런 마음은 늘 나와 감정을 분리하게 만들었습니다.

감정이 마치 나를 망치는 무언가처럼 느껴졌거든요.


때로는 너무 부정적인 감정들로 인해,

감정을 통째로 없애버리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 감정을 느끼는 건, 바로 ‘나’인데,

왜 자꾸 감정을 나와 따로 떼어 생각했을까.


감정은 내가 만든 것도 아니고,

그저 '나의 일부'였을 뿐인데 말이에요.


감정이 '나'는 아니지만,

감정을 느끼는 나도 '나'였습니다.

감정은 분명, 나를 이루는 조각 중 하나였던 거죠.



감정이란 나를 괴롭히려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우울하고, 무기력하더라도

그 안엔 나의 '신호'가 담겨 있었어요.


내게 지금 '쉬어야 할 때'라고,

'너무 달려왔다'라고 말해주는 메시지 말이에요.


우울은 무너진 나를 안아주고 있었고,

불안은 내 생존을 걱정하고 있었어요.

그 모든 감정은 내가 나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낸,

살아 있는 증거였습니다.



이제는 감정을 미워하지 않으려 해요.

오히려 그 감정들과 함께 살아가 보려고요.

감정은 적이 아니라,

나와 평생을 함께할 친구였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그 누구보다 나를 잘 알고, 나를 먼저 울리는... 그런 친구요.



혹시 당신은,

당신의 감정을 미워하고 있지는 않나요?


혹은, 그 감정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있지는 않나요?


그 감정은

당신이 미처 말로 하지 못한 것을

대신 이야기해 주는 것일지 모릅니다.


감정을 이해하려 애쓰지 않아도 돼요.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저, 함께 살아가 주세요.

그건 분명, 당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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