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문

by 연재



창문에 김이 서렸다. 요즘 부쩍 날씨가 쌀쌀해졌다 싶었더니 이렇게 대뜸 김이 서리기 시작했다.

겨울이 오기는 오는가 보다, 하고 생각하며 입김을 하- 내뱉었다. 따스한 입김이 창문에 닿자 맑던 유리창이 한층 더 뽀얀 우윳빛으로 질려가는 것이 보였다.


그 관경을 잠시 바라보다 이내, 하얗게 김 서린 창문에 손을 뻗어 꼬불꼬불 글씨를 썼다.

한 자, 한 자, 차디찬 창문에 닿은 손가락이 차마 시린지도 모르고 네 이름 석 자를 천천히 써 내려갔다.

혹여 손으로 쭉 그어내려 진 맑은 창문 사이로 네 뒷모습이 비칠까. 나는 창문을 붙잡고 묵묵히 네 이름을 써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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