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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사진관 Jul 29. 2019

두번째 퇴사는 괜찮을 줄 알았는데,

반가운 비가 주르륵 내린다.

그리고 이 얼마 만에 주말에 카페에서 나의 시간을 보낸다.

사실 이탈리아 가족 여행 다녀온 것을 정산해야 하는데. 역시 귀찮아서 미뤘던 게... 기억도 나지 않지만..

카드 값을 보니 헉.. 얼른 정산을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나보다 빨리 퇴사하고 싶은 노트북

연초에만 해도 생각에 없던 퇴사를 앞두고 있다.(뭐 결정적으로 보면 이직에 가깝지만)

첫 번째 퇴사를 했을 땐 

호기롭고, 뭐든 당차게 할 것 같지 나왔는데

이번에는 퇴사를 앞둔 일주일 앞에도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확답이 없다.

어쩌면 나에게 대한 자신감이 떨어진 것인 것이거나

손에 쥐고 있는 것을 욕심처럼 하나 두 개 버리고 싶지 않거나 등등 

거의 한 달을 술을 먹고 들어와도, 불면증으로 2시간씩 잤으니 말이다.

근데 이 모진 고생을 하는데 살이 빠지지 않는 건? 덕분에  글도 못썼네


아니 어째 나이가 들수록 선택하는 게 힘들까 싶다. 

120% 아니 200% 장담해도 후회하는 게 인간의 마음이니까


시간은 다가왔고, 하나 둘 선택은 하고 있는데 

보통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 내가 어느 정도 51:49에서 51 정도 생각했던 것을 

친구에게 듣기를 바라거나, 그렇게 이미 생각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정말 제로베이스였다. 

부모님은 그래서 무얼 선택했어, 어찌할 거야? 답답하시겠지. 답 없다고 생각하는 내 모습이

근데 어떤 답을 선택하는 게 고민이었지 답이 없는 게 아니었는데

기다려보라는 말만 했다. 나를 안 믿으시는 건 아니지만 부모님 보다 더 답답한 건 나일 텐데 말이지

사실 어떤 고민이 있을 때 부모님과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친구, 선배들과 의견을 많이 나누는 편인 것 같다.

서운하시겠지... 나도 내가 답답했는데

/

업무에 있어 스케줄 관리가 많이 미흡해 헉헉거렸지만

일이 싫었거나, 같이 있었던 선배들이 싫었던 것도 아니었다. 

워 라벨 맞추면서 이렇게 3년 넘게 일한 건 분명 복이었을 것이다. 복이었지


겉으로 보면 세상 걱정 없을 것 같고, 사람 만나는 것 좋아하는 것 같지만

성격은 정 반대이다.

세상 예민하고, 생각 많고, 낯가림이 심하다.(그래서 처음 만나는 모임에 잘 못 나감)

회사는 철저한 관계가 아닌 일이 우선인데

관계를 앞서 생각하다 보니 서로 피곤한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상대는 아무렇지 않은데 내가 예민하게 생각하고 반응하거나 등등

아니 근데 그게 또 엿 같은 게 사람 못 고쳐 쓴다고 내가 분명 2018년 10월 일기에

안 그래야지 안 그래야지 했는데 사람 성격 못 고치더라... 

그럼 이제 또 드는 생각은 나는 왜 성격이 이 따야지 ㅋㅋㅋㅋㅋㅋ;;;;


회사니까 

그냥 월급 따박따박 나오니까

그러니까 참아야 하는 것들

그러니까 그냥 해야 하는 것들, 따라야하는 것들 등등 

예전 회사에서는 신입사원 일기 소재가 넘쳐났다면

여긴 내가 복받았는지 모르겠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배우고 싶은 동료, 선배들뿐이었다.


또 한 번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핑계이자

아니 이번만큼은 자신감 있는 선택으로 

큰 변화 앞에 설레고.. 두렵지만 


이 모든 것도 지나보면 괜찮은 선택이었기를

1년 뒤엔 어떤 모습일지...

/

퇴사이후 회사생활에서 만났던 사람들과의 관계 또한 

내가 잘 지켜 나가야할 몫이겠지

그래도 회사생활 하면서 자주 보는 것 만큼

자주 보지 못하니까,   


이탈리아에서 사온 와인들고 출근하는데 누가보면 술을 겁나 좋아하는 줄. 직장내 갑질 수업을 들은 일주일뒤 나는 커피 신부름을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먹지 않았다 
다들 바쁠텐데... 끊임 없는 저녁 시간이었다. 뭐 그런거........ 좋아하는데 헤어져야하는 질척거림의 연속


막내라 없지 않아 표현하지 않는 선배들이었지만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 같다.

정말 3년동안 온전하게 많은 애정을 받았다. 고맙게...

이젠 그 방패막 없이 온전하게 싸워야 할 차례다.


한 1년은 실패해도, 넘어져도 되는데

무너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관계에 있어 연연하지 말고, 질척거리지 않는 비우는 성격으로 변했으면 좋겠다.

/

"네가 화분에 물 줬다고, 그 화분이 잘 크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은 버려"

몰랐던 마음과 생각을 하나둘 배우는 중,


두 번째는 

두 번째라 힘든데

첫 번째 보다 서툴지 않게

마무리 잘해야지


사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존나 떨림 


동기들과 회사 구석구석에서 흑백 필름으로 사진을 찍었다. 참 유난스럽기도 하지. 그리고 안 좋은일로 이번에 부산을 2번이나 내려갔지만 옆에 탄 차장님이 나와 찍은 둘 사진이 없다며 갑자기 셀카를 찍으셨다.


함께한 시간 만큼이나

함께 찍은 사진이 있을 줄 알았는데

딱 한장 있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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