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을 하며 끄느적거린 속마음

때론 생각이 많은 것도 문제

by 엄지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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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고 들어간 우도

우도의 멋진 풍경보다 민박집 평상에 누워 보던 일몰과 여름 바람이 너무 좋았다.

“할망 사진 하나 찍어도 돼요?”

“할머니 아니라니까~” (제주도 사투리로 변형할 것)

문득 안부가 묻고 싶어 졌다.

그해 여름, 그리고 그때의 우리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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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모두가 함께하는 시간여행이다

매일매일 사는 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이 멋진 여행을 만끽하는 것이다.

제주도를 걷다가

영화 어바웃 타임이 생각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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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밴드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나만 '이 밴드', ' 이 음악'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공통적인 마음이 있다.

그래서 브로콜리너마저에서계피가 나왔을 때 아쉬웠고, 10cm가 무한도전에 나왔을 때 반가웠지만 뭔가 아쉬웠던 때가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공간 제주도도 많이 변했고, 많은 사람들이 애정을 가지고 찾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나만의 공간, 한적한 공간은 아니지만 다시 제주행 비행기 티켓을 티켓팅하고 있다.


어디로 갈지 정하지 않아도

발길이 닿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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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다 멍하니 기다려 보게 되는 장면이 있다.

하도리 아침 버스 정류소

자주 오지 않는 버스가 올 때의 반가움이란!

버스가 오니 서로를 챙겨가며 버스를 탑승하는 모습

하도리의 아침은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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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모습을

아직은 고요히 간직하고 있는

보석 같은 곳 대평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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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좋으면 제주도에서 살아”

“설레는 공간이 일상적이게 되면 슬프지 않을까?”

말이야 쉽지

네가 집 구해줄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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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때

자리에 울리는 전화벨에 조마조마했고,

종이 몇 장 복사하는데도 안절부절했고,

첨부파일 빼고 보낸 아웃룩 메일에 넋이 나갔는데


이제는 3년 차

아무것도 반응 없는 내 모습에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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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님이 가족여행 간다고 물어보고

과장님이 바람 쐬러 간다고 물어보고

대리님이 여자 친구랑 간다고 물어보고

내가 무슨 여행사 다니는 직원인가 구시렁 거리면서

엑셀을 키고 있는 나는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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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왔던 공간에 혼자 왔을 때

솔직히

생각 한번 안 났다면 거짓말.

그런데 언제 아팠냐는 듯 이제 아무렇지도 않아.

참 이상하지

제주도 어느 여름

바람이 불던 날

기억해 줄 수 있니 우리 서로 사랑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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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이 활발해 보여서 사람들 많은 곳을 좋아할 것 같아 보이지만 조용하고, 한적한 곳을 여행하기 좋아한다.

제주도 골목길은 그런 나에게 딱이었다. 철없던 어린날 인턴생활이 너무 힘들어 사표를 쓰고 100만 원 훌쩍 들고 여행을 해보겠다며 제주도로 날아왔던 기억. 태풍에 비행기 결항으로 제주공항에서 피난민처럼 대기번호를 기다리며 언제 집으로 갈지 막막했던 기억. 쏟아지는 비를 피해 몸을 녹였던 게스트하우스. 그 비가 그친 후 종달리를 덮을 만큼 활짝 폈던 무지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던 용눈이 오름 위 바람.


위로와

위안이 되는

그런 공간,

그래서 "또, 제주도에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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