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지구다챌린지]가 바꾼 우리 부부의 일상
"The most important right we have is the right to be responsible."
8월, 무더운 여름이 한창일 무렵 우리 부부는 환경에 관한 챌린지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3주의 시간을 보내며 우리가 "지구"한테 정말 무관심하게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챌린지 기간 동안 매일 하나씩 미션이 주어졌고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하루 종일 고민하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그동안 우리 부부에게 지구라는 친구는 아주 크고 방대해서 오히려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존재였습니다.
'우리가 현재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리함과 효율성 끝엔 무엇이 있는 걸까? 우리의 다음 세대들에겐 무슨 변명을 할 수 있을까?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무책임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었던 걸까?'를 고민하게 되었지요.
매일 우리는 생산하고 무언가에 지출하고 그것들을 소비하며 살아갑니다. 우리 부부의 일상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화장품을 좋아하는 저는 잘 사용하지도 않는 화장품들이 서랍 속 가득 차 있었고, 청결에 관심이 많은 남편은 매달 플라스틱 칫솔을 교체하며 지냈어요. 그 외에도 귀여운 소품이나 예쁜 옷들을 사모으고 필요 없다고 생각될 때엔 마음 편히 버렸습니다. 물론 재활용 수거일에 분리수거를 잘 지키면서요. 재활용을 잘하면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그 쓰레기들이 대문에서 사라졌을 때 우리의 임무는 다했다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챌린지를 하며 깨달은 것은 우리가 버린 쓰레기들로 누군가는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쓰레기는 땅 속과 바다로 들어가 동·식물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고, 결국엔 그곳에서 얻는 작물과 동물을 섭취함으로 우리는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어요.
우리의 이야기는 여느 환경운동가나 제로웨이스트 유투버처럼 거창하지도 멋지지도 않습니다. 21일간의 참 작고 소심한 실천들이죠. 그렇지만 혼자보단 둘이 낫고 둘보단 셋이 낫겠지요. 21일의 [지구다챌린지]로 우리 부부는 제로웨이스트의 삶을 살아가기로 다짐했습니다. 느리더라도 함께가는 삶이기를 바라봅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변화되는 우리 부부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 상단의 명언은 [리스판서블 컴퍼니 파타고니아/이본 쉬나드, 빈센트 스탠리 지음/틔움/2013]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