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하루 한 가지 [지구다챌린지] : 텀블러/개인컵 사용하기
얼마 전 잠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개인 텀블러가 세척이 필요한 상태라 죄송한 마음에 매장 다회용 컵을 이용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음료는 일회용 컵에 담겨 나왔고, 영수증에는 <고객의 요청에 의해 일회용 컵에 제공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어요. 속이 조금 상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텀블러를 드릴걸 그랬나... 그냥 화장실 가서 간단하게 세척해서 가져올걸...' 하는 생각과 후회가 몰려왔죠. 다음번에는 매장에서 음료를 마시게 된다면 조금 더 용기를 내서 직원분께 머그컵에 제공해달라고 부탁드려야겠다고 생각한 하루였습니다.
8월에 참여한 [지구다챌린지]는 "지금 구하러 갑니다"라는 슬로건의 환경 챌린지입니다. 나들목네트워크 더불어함께교회를 통해 3주 동안 우리 부부가 참여했던 챌린지예요. 첫 미션이 개인 텀블러와 컵을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저와 남편은 회사에서도 개인 머그컵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소 쉬워 보이는 미션이었어요. 우리는 총 4개의 텀블러를 가지고 있습니다. 2개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보온병, 1개는 유리 재질, 1개는 플라스틱 재질의 텀블러예요. 우리 부부가 가지고 있는 보온병은 4년 전 친구가 여행 선물로 사다 준 텀블러와 남편이 교회에서 받은 보온병인데요. 스테인리스 재질이라서 4년이 지났지만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어요. 그 외의 2개의 텀블러도 사은품으로 받은 건데 예뻐서 잘 사용하고 있어요. 하지만 저희 부부도 매 시즌 예쁜 텀블러들을 볼 때마다 구매욕구가 엄청 생깁니다. 지갑을 꼭 닫고 4년 동안의 추억을 생각하며 아껴주고 만족해야지 하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그러다 보면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는 기분에 뿌듯합니다.
플라스틱 컵뿐만 아니라 텀블러에 대한 오해도 많이 알고 계시죠? 텀블러를 통해 실제 환경보호 효과를 얻으려면 유리 재질은 최소 15회, 플라스틱 재질을 최소 17회, 세라믹 재질은 최소 39회 정도를 사용해야 한다고 해요.(미국 수명주기 사용 에너지 양 분석 연구소) 텀블러를 수집하지 않고 가지고 있는 한 두 가지 내의 텀블러를 꾸준히 사용한다면 환경을 위한 한걸음을 쉽게 내딛을 수 있답니다.
개인 텀블러(컵)를 사용함으로 일회용 컵을 거부하는 것은 소비자로서 요청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확실한 제로웨이스트 방법인 것 같습니다. 사실 카페에서의 일은 정말 아쉬웠지만 제가 조금 더 확실하게 요청했다면 일회용 컵 대신에 다회용 컵에 담겨 나왔을 거예요. 내가 30분 정도 사용한 플라스틱 컵이 완전히 분해되는 데에 5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미세 플라스틱이 되어 토양과 해양에 유해한 영향을 끼칩니다. 미세 플라스틱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생태계의 동·식물들이 피해를 받고 돌아 돌아 결국에는 우리도 섭취하게 된다는 거죠. 이미 많은 연구와 여러 뉴스를 통해 소개된 사실들이에요.
우리 부부는 이 첫 번째 미션을 8월에는 잘 수행했는데, 막상 제로웨이스트를 다짐했던 10월에는 방심을 하고 말았네요. 그렇지만 다시 도전입니다! 다음번엔 구체적으로 요청할 거예요.
"머그컵으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