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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om Cherry Dec 02. 2020

아주 행복한 소비였습니다.

04. 하루 한 가지 [지구다챌린지] :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 사용하기

 복장을 갖출 필요가 없는 회사이다 보니 가죽으로 된 비싼 가방은 지금의 저한테는 꼭 필요하거나 아주아주 탐나는 물건은 아니에요. 대신 편리하게 디자인된 장바구니를 보게 되면 너무 탐이 나고 갖고 싶어요. 


 며칠 전 저는 장바구니를 하나 구입했는데요. 100% 오가닉 코튼 재질에 내부에는 칸막이가 있어서 장을 볼 때 부드러운 채소와 딱딱한 공산품을 구분해서 넣을 수 있는 게 특징이에요. 매번 장본 물건들을 뒤죽박죽으로 담다 보면 채소가 눌리거나 상하게 됐었는데 이 장바구니는 따로따로 칸막이가 있는 모양이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그동안 우리 집에는 교회 동생이 선물해 준 강아지가 그려진 아주 귀여운 장바구니가 있었는데 얼마 전 남편이 잃어버렸거든요.. 참 귀엽고 마음에 드는 장바구니였는데.. 그리고 어머님이 하와이에서 보내주신 훌라춤을 추는 여인들이 그려진 장바구니가 하나 더 있습니다. 장바구니 1개로 장을 보기 힘들 때가 있다 보니 이번에 열심히 찾아보고 고민해서 1개를 더 구입했어요. 아주 행복한 소비였습니다.

 

 그런데 장을 볼 때 주시는 비닐봉지가 사실은 환경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거 아셨어요? 

저희도 [지구다챌린지]를 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1959년 스웨덴 공학자 구스타프 튤린이 종이봉투 대신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게 비닐봉지를 고안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종이봉투 사용으로 인해 나무가 무분별하게 사용되었기 때문이라네요. 문제는 여러 번 재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비닐봉지를 현재는 일회용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거죠. 비닐은 소각하게 되면 다이옥신 같은 환경호르몬이 나오고, 매립하게 되면 분해되니까지 약 1,000년이 걸린다는 거 아시죠. 그동안 우리는 비닐봉지를 구스타프 튤린의 바람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네요.


 우리 부부는 [지구다챌린지]를 하며 접하게 되는 정보들을 통해 예전에도 환경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대안들을 생각했었다는 사실에 놀랐답니다. '고민 끝에 나온 대안이 실패할 수도 있구나. 더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회용으로의 비닐봉지는 너무 좋은 대안이었지만 편리성만을 고려하는 우리의 생활 방식과 만나면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거니까요. 그러나 대안을 생각하다가 실패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만 그렇기에 우리는 계속 대안을 생각하고 고민하고 우리의 생활 패턴을 돌아보기로 했어요. 대안 제품의 목적과 다르게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대안 제품이 정말 환경에 좋은 영향만을 미치고 있는지 말이죠. 작아 보이지만 우리의 생활 방식을 바꾸는 노력이 정말 중요한 거구나를 느꼈답니다.


 제로웨이스트의 삶을 고민하다 보니 꽤 많은 사람들이 이미 고민하고 있고 실행하고 있구나를 발견합니다. 4개월 된 초보 제로웨이스트 부부에겐 참 든든한 기분이 듭니다. 우리는 함께하고 있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우리예요. 오늘은 새 장바구니를 들고 장을 보러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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